​푸르덴셜생명 누구 손에…'발빠른 우리' vs '느긋한 국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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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혜지 기자
입력 2020-03-13 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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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보험사 없는 우리금융, 더 적극적일 것"

  • 자본ㆍ경험 KB 우세…인수 후 조직통합 비효율성 지적

[사진=푸르덴셜생명]

[데일리동방] 푸르덴셜생명 본입찰이 오는 19일로 다가온 가운데 우리금융지주가 새롭게 인수 경쟁자 대열에 참여해 금융권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우리금융지주의 참여로 푸르덴셜생명 인수전은 KB금융지주와 우리금융지주의 양강 대결구도가 될 것으로 보인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푸르덴셜생명의 매각주관사인 골드만삭스가 진행한 예비입찰에 KB금융, MBK파트너스와 IMM프라이빗에쿼티, 한앤컴퍼니 등 4곳이 인수의향서를 제출했다. 우리금융은 막판에 사모펀드 운용사 IMM프라이빗에쿼티의 인수금융 주선자로 참여하면서 푸르덴셜생명 인수전에 뛰어들었다.

금융권에서는 유력한 인수 후보로 KB금융과 막판까지 경쟁할 곳으로 MBK파트너스 및 우리금융 연합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더 높은 가격을 제시하는 곳이 최종적으로 푸르덴셜생명을 가져갈 것이 당연하지만 현재 보험사가 없는 우리금융지주가 이번 인수전에 더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란 분석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매각 주관사인 골드만삭스가 어느 곳을 더 가치있게 볼 지도 관건이다. KB금융지주는 우리금융보다 순이익 측면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다. 과거 보험사를 인수해 좋은 결과를 낸 경력도 있어 막판까지 결과를 예측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푸르덴셜생명의 지난해 3분기 기준 순자산은 3조1267억원이고, 당기순이익은 1464억원, 영업이익은 1951억원이다. RBC(지급여력비율)은 지난해 3분기 기준 515.04%로 금융감독원 권고치(150%)를 크게 웃돈다. 선두 그룹인 삼성생명(363.2%)과 비교해도 40%쯤 높다.

푸르덴셜생명은 대졸 남성 설계사가 다수 재직하며 종신보험과 변액보험 등 보장성보험 위주로 상품을 판매해 왔다. 국내 보험업계에서도 재무구조가 탄탄한 생보사 중 한 곳으로 꼽힌다.

문제는 인수 금액이다. 푸르덴셜생명은 3조원 가량의 희망 가격을 제시한 상태다. 반면 예비 인수자들은 1~2조원대의 인수 가격을 제안한 상태여서 양측의 입장차가 크다. 관련업계에서는 푸르덴셜생명의 최종 매각 가격이 2조원대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금융지주 중 생보사가 있는 곳에서 인수하면 조직이 중복될 수 있고 고용안정 등 넘어야 할 산이 많아진다"며 "우리금융은 보험사가 없어 더 적극적으로 인수전에 참여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결국 인수합병의 승자는 더 높은 금액을 제시한 곳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푸르덴셜생명 본사와 주간사인 골드만삭스가 KB금융과 우리금융 중에 어떤 곳의 가치를 더 높게 볼지도 막판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순이익 규모에서만 봤을 땐 KB금융이 단연 앞선다. KB금융지주는 지난해 3조3118억원의 순이익을 내 신한금융지주에 이어 금융권 2위 자리를 지켰다. 또한 지난 1월 중순에는 3·5·10년물 250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해 인수자금 마련에 성공했다.

우리금융은 지난해 1조9041억원을 순이익을 기록했다. KB금융의 실적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우리은행 역시 역대급 실적을 낸 것으로 탄탄한 자금력을 갖춰 쉽지 않은 상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M&A에 더 적극적인 곳은 우리금융지주다. 우리금융지주는 지난해 4월 동양자산운용 및 ABL글로벌자산운용 인수를 위한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하면서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 몸집 불리기에 성공했다. 우리금융지주가 인수할 경우 푸르덴셜생명이 현재 회사 그대로의 아이덴티티(정체성)을 유지하면서 계속 영업할 수 있는 가능성도 있다.

또한 KB금융지주는 우리금융지주보다 보험업계 있어선 선배다. 5년 전인 지난 2015년에는 KB손해보험(옛 LIG손해보험), 지난 2016년 KB증권(옛 현대증권)을 연달아 계열회사로 편입한 바 있다.

KB금융지주는 KB생명, KB손해보험을 경영하고 있다. 인수 후 성적도 좋은 편이다. KB손해보험의 2019년 당기순이익은 2343억원으로 10.7% 감소하는 데 그쳤다. KB생명의 지난해 3분기 당기순이익은 130억원으로 전년 동기(128억)보다 증가했다. 보험업계 사정이 매우 어려웠음을 감안하면 선방한 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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