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발레단, 클래식·창작발레 균형 잡힌 2019년 라인업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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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성민 기자
입력 2018-12-28 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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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무가 강효형, 두 번째 전막 발레 '호이 랑' 선보여

[2019 국립발레단 라인업. 사진=국립발레단 제공]

국립발레단(예술감독 강수진)이 다양한 장르가 고르게 균형 잡힌 2019년 라인업을 발표했다.

국립발레단은 28일 정기공연을 비롯한 총 9개의 라인업 작품으로 구성된 ‘2019년 국립발레단 라인업’을 공개했다.

클래식 발레부터 로맨틱 발레, 드라마 발레, 컨템포러리 발레, 새롭게 선보이는 신작 창작 레퍼토리까지 다양한 장르의 작품들이 이름을 올린 것이 눈에 띈다.

누구나 즐길 수 있고, 쉽게 입문할 수 있는 클래식 발레를 시작으로 발레 마니아들을 위한 창작 및 컨템포러리 발레까지 풍성하고 다채로운 장르를 통해 관객들이 보다 다양하게 작품을 접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발레 마니아들에게는 입맛에 맞게 골라보는 재미를 선사할 예정이다.

2019년 3월 가장 먼저 국립발레단의 무대를 열 공연은 ‘Dance into the Music’으로 지난 2017년 선보인 첫 회에서도 이미 큰 대중의 호응을 얻었던 공연의 형식을 빌어 새로운 작품들로 구성했다.

피아니스트 조재혁의 해설과 국립발레단 무용수들의 갈라 공연과 어우러지는 다양한 악기의 연주가 라이브로 함께 한다. 이 공연은 발레 예술의 가장 기본이 되는 요소인 눈과 귀가 즐거운 무대를 만들기에 충분할 것이며, 오케스트라 피트를 벗어나 무대에서 무용수와 함께 호흡하는 연주자들을 보는 것 또한 다른 발레 공연에서는 쉽게 볼 수 없는 이 공연의 큰 묘미 중 하나로 손꼽을 수 있다.

국립발레단은 2019년 가히 발레의 대표작이라 할 만한 작품들을 연이어 선보인다. 차이콥스키의 3대 명작 발레 ‘잠자는 숲속의 미녀’, ‘백조의 호수’, ‘호두까기인형’, 그리고 파리오페라 발레단 부예술감독을 역임한 파트리스 바르가 국립발레단을 위해 안무한 로맨틱 발레의 정수 ‘지젤’을 공연한다.

국립발레단은 “이는 탄탄한 기본기에 발판을 둔 작품들로 초심으로 돌아가 발레의 기본을 다져 내실을 강화하고자 하는 포부다”라고 설명했다.

새로운 변화와 실험적 도전이 하나의 예술성으로 높이 평가받고 있는 시대의 흐름 속에서 기본으로 돌아가 정통 발레의 향연을 펼쳐 보이는 국립발레단은 굳건한 기본기를 바탕으로 한 국내 발레 최강자의 면모를 입증하고자 한다.

[호두까기인형. 사진=국립발레단 제공]

6월에는 1차 세계대전 당시 스파이로 알려진 마타 하리의 못다 핀 무용수의 꿈을 발레 작품으로 실현시켜 화제를 모은 2018년의 신작 ‘마타 하리’가 다시 한 번 관객들을 찾아온다. 2018년 11월 무대에 오른 후, 관객 및 평단의 호평과 혹평을 모두 받았던 작품을 새 해 라인업에 과감하게 선정하여 초연 당시 아쉬웠던 부분을 보완하고 또 하나의 웰메이드 작품을 남기기 위한 걸음을 내딛는다.

또한, 강수진 예술감독이 취임 후 단체만의 안무가를 발굴하고 육성하고자 심혈을 기울여 선보였던 안무가 육성 프로젝트 ‘KNB Movement Series’가 5번째 무대를 선보인다.

발레 무용수들의 잠재된 능력을 발휘하여 제2의 인생을 지원하고자 기획되었던 이 공연은 참여한 안무가가 해외 안무가 페스티벌에 초청되는 등 의도한 성과를 여실히 이뤄내며 국립발레단의 또 하나의 시그니처 레퍼토리로 자리매김하였다. 국립발레단의 무용수들은 누구든지 이 공연의 안무자로 참여 신청을 할 수 있으며, 국립발레단 내부의 심사와 선정을 통해 무대에 오르는 기회가 주어진다. 이 공연은 어떠한 장르로도 분류할 수 없는 국립발레단만의 , 국립발레단 무용수들만의 축제이자 도전이며 관객들에게는 새로운 안무가의 탄생을 지켜볼 수 있는 소중하고도 의미 있는 순간이 될 것이다.

소중한 땀의 결실도 나오고 있다. 국립발레단 안무가 육성 프로젝트 ‘KNB Movement Series’에서 안무의 기반을 닦은 단원 강효형 (솔리스트2)이 다시 한 번 한국의 미를 살린 신작 ‘호이 랑’을 발표한다.

이미 2017년 ‘허난설헌-수월경화’를 선보여 안무가로서의 입지를 굳힌 강효형의 두 번째 전막 발레 ‘호이 랑’은 지극한 효심과 애국심 그리고 능력으로 사랑을 쟁취한 한 여성의 성장 드라마를 그린 작품이다. 2009년 한국 창작발레의 지평을 연 문병남 안무의 ‘왕자 호동’ , 2017년 강효형의 ‘허난설헌-수월경화’ 이후 국립발레단이 3번째로 선보이는 한국적인 소재를 담은 전막 발레로 오는 5월 여수 GS칼텍스 예울마루, 울산문화예술회관에서 공연한 후 11월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 올려진다.

작품 ‘호이 랑’은 지극한 효심과 애국심 그리고 여성의 한계를 뛰어넘는 성장 드라마로 능력으로 사랑을 쟁취한 아름다운 사람 이야기이다. 주인공인 ‘랑’은 기존 발레 레퍼토리에서 사랑의 대상이 되었던 발레리나의 모습에서 벗어나 현대 여성상에 맞는 삶의 주체성을 지닌 인물이다. 다시 말해 여성이 지닌 섬세하고 따뜻한 효심과 배려는 그대로 묘사하되, 남자들의 세상에서도 당당하게 물러서지 않고 자신의 몫을 해내는 모습을 더해 진일보된 여성 캐릭터를 표현하고자 한다.

남장을 하고 남성으로 살아야 했던 랑이 지닌 내면의 아픔과 정체성의 갈등은 발레리나의 강점인 섬세한 움직임과 연기력으로 표현하고, 전쟁에 나가 업적을 쌓는 강인한 군인이 된 랑의 모습은 발레리노들의 전유물처럼 느껴졌던 웅장하고 역동적인 동작을 통해 발레의 다양한 모습을 관객들에게 선보일 예정이다.

구스타브 홀스트의 음악을 배경으로 섬세함과 웅장함을 아우르는 안무와 함께 대본, 연출, 무대, 의상 등 국내외에서 활발히 활동 하고 있는 제작진의 참여로 이전 창작 발레와는 색다른 모습을 보여줄 발레 ‘호이 랑’이 국내를 넘어 세계 공연계에 K-발레의 신선한 힘을 불어넣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안무가 강효형은 2015년 국립발레단 안무가 육성 프로젝트 ‘KNB Movement Series’에서 첫 안무작 ‘요동치다’를 선보여 국내는 물론 독일 슈투트가르트의 ‘넥스트 제너레이션(Next Generation)’ 행사에 초청되는 등 안무가로서의 두각을 나타냈으며, 이 작품은 2017년 무용계의 아카데미상이라 불리는 ‘브누아 드 라 당스’ 안무가 부문 후보에 올라 세계적 안무가들과 경쟁하기도 했다. 이후 선보인 ‘허난설헌-수월경화’는 국립발레단의 2017년 해외공연지인 콜롬비아 보고타, 캐나다 오타와와 토론토 등 해외3개 도시의 무대에도 올랐으며, ‘Shape of Panthers’는 2017년 칠레에서 열린 제5회 안무가 페스티벌에 참가하여 현지 관객의 뜨거운 호응을 얻었다.

한국이 가진 다양한 소재를 작품 속에 녹여내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인 강효형은 특유의 정서와 섬세한듯하면서도 강렬한 여운을 남기는 작품으로 국내외 무용계의 호평을 받고 있다.

클래식과 드라마 발레 등을 주로 선보여 왔던 국립발레단이 2019년 새로운 레퍼토리에 도전한다. 신선하고 다채로운 움직임으로 ‘정형화된 움직임’이라는 발레의 한계를 뛰어넘어 춤의 새로운 지평을 여는 컨템포러리 레퍼토리로 관객을 만난다. ‘Evening Gala’에서 만날 작품은 우아함과 아름다움으로 분류되는 발레가 아닌 모던한 움직임과 미니멀리즘이 돋보이는 무대 장치를 사용하여 강렬하고도 인상 깊은 현대 발레 시리즈를 선보일 예정이다.

국립발레단은 2018년 정기공연 36회를 비롯하여 20곳의 지역공연을 통해 대한민국 전역에 걸쳐 문화 향유 및 확산에 기여하였으며, 칠레와 홍콩 공연을 올리며 글로벌 시대에 맞춰 대한민국 발레의 위상을 세계에 널리 알렸다.

국립발레단은 “2019년도 전국방방곡곡을 누비며 국민 생활 속 문화향유 확산 및 대중화를 위한 노력을 기울일 예정이다”라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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