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 전시에서 작가는 야경과 함께 오래된 건물을 담은 '초상사진(肖像寫眞)' 15점을 선보인다.
건물 초상은 작가가 늦은 모임을 마친 후 시민들이 사라진 어두운 소공동 거리를 걷다가 낯선 건물 하나를 발견한 것에서 시작됐다.
작가는 언제부터 이 건물이 이 거리에 서 있었지 의아해하며 무의식적으로 셔터를 눌렀고, 낡은 건물이 내는 절실한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게 됐다.
작가는 이후 서울 을지로, 퇴계로, 충무로, 소공동 등지에 산재해 있는 1930년대~1960년대에 건축된 오래된 건물들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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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어떤 것도 영원한 것이 없고 건물 또한 마찬가지다.
하지만 대부분 건물은 순식간에 파괴되고, 그곳에는 다른 건물이 들어선다. 그 전에 있던 건물은 어떤 흔적도 남기지 못한다.
미련조차 남기지 못하는 건물에 대한 안타까움이 이번 작업의 동기였을지도 모른다.
작가는 건물의 사진과 함께 건물의 이름과 주소, 3.3 제곱미터 당 가격 등을 조사해 건물 초상사진을 완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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