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책 신간]‘조선 정신과 의사 유세풍’..한을 품은 이들의 치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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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성 기자
입력 2018-07-23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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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은소 지음ㅣ(주)새움출판사 펴냄

[사진=아주경제DB]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주관하며 매년 1000여 편의 작품이 투고되는 국내 최고의 이야기 공모전인 대한민국 스토리 공모대전의 2016년 우수상 수상작 ‘조선 정신과 의사 유세풍’이 책으로 출간됐다.

조선 후기 침을 잘못 놓아 사람이 죽자 그 정신적 외상으로 더는 침을 잡지 못하게 된 어느 내의원 의관이 시골로 낙향해 사람의 마음을 돌보는 심의(心醫)로 거듭나게 된다는 이야기다.

작품 안에선 각각의 꼭지마다 곡절 있는 사연을 가진 병자들이 등장해 웃음과 감동의 서사가 펼쳐진다.

끊고 맺음이 뚜렷해 마치 한 편의 드라마를 보는 듯하다는 점도 매력적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눈길이 가는 것은 사람에 대한 작가의 따뜻한 시선과 메시지다.

유세풍에게 병증을 호소하는 인물들은 실로 다양하다. 호란 중에 포로로 잡혔다가 돌아온 ‘화냥년’, 마님에게 구박받는 꼬마 서자, 남편의 매질과 가혹한 노동에 시달리는 부인, 매품을 팔다 장애를 얻은 전쟁고아, 괄시와 두려움을 이기지 못해 술에 빠진 광대 등 당시 조선 사회에서 누구보다 소외당하며 가슴에 한을 품게 된 이들이다.

그들은 부조리에 시달리면서도 자기 속마음을 말이나 행동으로 표출할 수조차 없었다. 병자들은 치매, 히스테리, 우울증, 화병, 알코올 중독 등 갖가지 증상에 시달리다 유세풍을 찾는다.

이들의 병증과 사연은 읽는 이의 마음을 미어지게 하고, 분노하게 하고, 서글프게 하다가 마침내 같은 증상으로 고통받으며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 자신을 돌아보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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