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돈의 이탈리아..올 가을 조기총선 가시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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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세미 기자
입력 2018-05-29 1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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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타렐라 대통령, 친EU·친긴축 코타렐리 신임 총리로 지명

  • 오성운동·동맹 강력 반발..올해 가을 조기총선 치를 듯

 

28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로마 대통령궁에서 신임 총리 지명자 카를로 코타렐리 전 IMF 이코노미스트가 세르지오 마타렐라 대통령과 면담을 마치고 나오는 모습. [사진=AP/연합]


유로존 3대 경제국 이탈리아의 정국 혼란이 해소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올 가을 조기총선은 불가피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WSJ)과 파이낸셜타임즈(FT) 등 주요 외신의 보도에 따르면 28일(이하 현지시간) 세르지오 마타렐라 대통령은 친긴축 성향의 전직 국제통화기금(IMF) 이코노미스트 카를로 코타렐리를 대통령궁으로 소집하여 테크노크라트(기술관료) 정부를 이끌어줄 것을 요청했다.

마타렐라 대통령은 27일 대표적인 유로회의주의자인 파올로 사보나의 재정경제장관 임명을 거부함으로써 포퓰리즘 내각 구성에 제동을 건 데 이어 28일 코타렐리를 총리로 지명하면서 EU 수호자를 자처하는 모습이다. 

그러나 금융시장은 코타렐리 총리 지명에도 안도하지 못하고 요동쳤다. 앞서 시장은 포퓰리즘 연합정부의 탄생을 우려해왔지만 코타렐리의 총리 지명도 국정 위기를 해소하지는 못할 것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탈리아 증시의 벤츠마크 지수인 FTSE MIB 지수는 28일 하루에만 2% 이상 추락했다. 5월 들어서만 약 9% 떨어진 것이다. 이탈리아의 2년물 국채 금리는 50bp 급등하면서 중반 유로존 위기가 절정이던 2012년 중반 이후 일일 최대 상승폭을 썼다.

코타렐리는 28일 “이탈리아 경제는 여전히 성장하고 있고 공공 재정은 통제 하에 있다. 이탈리아의 이익을 수호하기 위해 EU와의 대화는 필수적이며 건설적 대화를 할 때 앞으로 더 발전할 수 있다”면서 시장 달래기를 시도했지만 역부족이었다.

이웃 유럽은 이탈리아가 일단 친유로 궤도에도 이탈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지지 입장을 표했다. 프랑스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은 28일 “마타렐라 대통령이 이탈리아의 제도적·민주적 안정성을 보장하고자 용감하고 책임 있는 자세로 임하고 있다"면서 “그를 향한 나의 우정과 지지를 강조하고 싶다”고 밝혔다.

하지만 관측통들은 코타렐리 총리 지명자가 의회에서 신임 투표를 통과할 가능성은 거의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 사실상 코타렐리의 임시 행정부는 조기총선을 준비하고 실행하는 역할에 그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WSJ는 이탈리아의 총선이 9월 치러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 경우 총선을 치른지 6개월 만에 다시 총선을 치르게 되는 것이다.

앞서 포퓰리즘 연정 구성을 코앞에 두었던 오성운동과 동맹은 마타렐라 대통령이 코타렐리를 총리로 지명한 것은 3월 총선에서 확인된 민심을 거부한 것이라면서 격렬하게 반발하고 있다. 3월 총선에서 반체제 성향의 오성운동은 32%를 득표하면서 단일 정당으로는 최대 득표율을 기록했고 반이민을 내세운 극우 성향의 동맹은 돌풍을 일으키면서 17% 득표율을 얻은 바 있다. 

이탈리아에서 유독 포퓰리즘 정당의 부상이 두드러진 것은 이탈리아 국민들 사이에서 긴축 재정을 요구하는 유럽 기관과 이를 주도하는 독일 등에 대한 반감이 커졌음을 방증하는 것이다. 유럽중앙은행(ECB)은 국내총생산(GDP)의 1.3배에 이르는 막대한 부채를 가진 이탈리아에 긴축 재정과 경제 개혁을 엄격하게 요구해왔다. 또한 이탈리아는 여타 유럽 주요 경제국에 비해 여전히 회복세가 부진하며 청년 실업률은 30%를 웃돈다.

최근 여론조사에서는 오성운동과 동맹의 지지율이 3월 총선 득표율보다 높아진 것으로 보고됐다. 일부 전문가들은 오성운동과 동맹이 올 가을 조기총선에서 우위를 굳히게 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FT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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