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 계기 북미간 물밑접촉 이뤄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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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진 기자
입력 2018-02-25 2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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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정은 '북미대화' 용의 첫 표명…文대통령 '탐색대화' 탄력

  • 文대통령, 트럼프와 통화하며 설득 전망…北에도 고위급특사 준비할 듯

[연합뉴스]



‘남북대화와 북미대화가 두 바퀴처럼 병행되어야 한다’는 문재인 대통령의 한반도평화구상에 북한도 ‘북미 대화를 할 충분한 용의가 있다’고 화답하면서 남북관계 진전은 물론, 한반도정세도 큰 분수령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25일 평창동계올림픽 폐막식 참석차 방남한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 등 북한고위급대표단을 평창 모처에서 1시간 가량 접견했다.

문 대통령은 김 부위원장이 보수야권에 의해 '천안함 사건 주범'으로 지목돼왔고 자유한국당이 이를 문제 삼아 공세를 강화하고 있는 점 등을 감안해 청와대가 아닌 평창에서 접견하는 것으로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이 이 자리에서 “남북관계 개선과 한반도 문제의 본질적 해결을 위해서라도 북미 대화가 조속히 열려야 한다"고 강조하자, 북측 대표단도 "북미 대화를 할 충분한 용의가 있다"며 "북도 남북관계와 북미관계가 같이 발전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는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김 부위원장을 통해 남북정상회담 및 한반도 긴장완화의 조건으로 거론되는 북미대화에 전향적으로 응하겠다는 뜻을 표명한 것으로 해석되고 있어 주목된다.

특히 이날 2박3일 일정으로 방남한 북측 고위급대표단에 북한 외무성 내 대미외교 담당인 최강일 부국장이 포함됐고, 지원인원에 통역사까지 포함된 것으로 알려진 점은 평창올림픽 폐회식을 전후로 북한도 미국과의 대화 성사 가능성을 고려하고 있음을 시사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강일 부국장은 작년 9월 스위스에서 열리는 민간 주최 회의에 참석해 미국의 전직 관료와 대화를 했으며 과거 6자회담의 비핵화, 북미관계 개선 등과 관련한 실무그룹에도 참가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외무성에서 핵문제와 북미관계 등에 정통한 관료로 미국과 대화 경험도 적지 않다.

미국 대표단에도 백악관에서 남북한 문제를 실무적으로 담당하는 앨리슨 후커 국가안보회의(NSC) 한반도 보좌관이 비공식 수행원으로 포함된 것으로 확인돼 이번 방남 기간 북미간의 물밑 접촉이 이뤄질지 여부가 주목된다.

하지만, 이날 폐막식 VIP석에 자리한 북미 고위급 인사들은 서로 인사도 나누지 않고 냉랭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문 대통령이 이방카 보좌관과 악수할 때 김 부위원장은 무미건조한 표정으로 앉아 있었고 문 대통령이 김 부위원장과 악수할 때 이방카 보좌관은 시선을 다른 곳에 뒀다.

김영철 부위원장은 행사 종료를 10여 분 정도 남긴 오후 9시 55분께 먼저 자리를 떠 별도의 장소에서 행사를 지켜본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장 등 대표단 일행과 서울의 숙소로 이동했다.

그렇다하더라도 미국으로서는 북한이 공개적으로 대화 용의를 표명한 이상 적어도 북한의 의중을 파악해보는 '탐색적 대화'에 응할 것으로 외교소식통들은 보고 있다.

다만 '사상 최대의 압박'을 공언하고 있는 트럼프 행정부로서는 비핵화 문제를 핵심의제로 삼을 것을 조건으로 내세울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이에 문 대통령은 4월초 한미 합동군사훈련 재개 이전 북미 접촉을 이끌어내기 위해 트럼프 대통령과 전화통화를 갖고,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을 미국으로 보낼 것으로 관측된다. 또한, 북한에 대해서는 고위급 대북특사 파견을 본격적으로 준비해나갈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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