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 김연아가 머리 쓰다듬던 ‘7살 소녀의 꿈’…최다빈 “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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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교 기자
입력 2018-02-21 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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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1월, '김연아 장학금 전달식'에서 김연아로부터 장학금을 받고 있는 최다빈. 사진=연합뉴스 제공]

‘도대체 이게 무슨 일이니. 한국 난리 났어! 축하해.’

지난해 4월 ‘피겨여왕’ 김연아가 ‘삿포로의 여왕’ 최다빈에게 보낸 축하 메시지다. 당시 최다빈이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세계피겨선수권대회에서 총점 191.11점으로 톱10을 기록하며 2018 평창동계올림픽 출전권 2장을 확보한 것에 놀란 김연아의 후배 사랑이었다. 김연아가 특별한 후배로 꼽은 선수도 늘 최다빈이었다.

최다빈은 김연아를 바라보며 올림픽 무대를 꿈꾼 ‘연아키즈’ 중 한 명이다. 11년 전 김연아 장학금을 받고 피겨스케이팅화를 신고 은반 위에 올랐던 최다빈은 “평창올림픽은 2010년 밴쿠버올림픽의 연아 언니를 보고 새롭게 꾸게 된 꿈”이라고 말했던 소녀가 생애 첫 올림픽 무대에서 꿈을 이뤘다.

최다빈은 21일 강릉 아이스 아레나에서 열린 평창올림픽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에서 ‘클린 연기’를 펼치며 기술점수(TES) 37.54점, 예술점수(PCS) 30.23점을 합쳐 67.77점을 받았다. 지난 11일 단체전(팀이벤트) 쇼트프로그램에서 얻은 개인 최고점 65.73점을 열흘 만에 경신한 엄청난 성과다. 쇼트프로그램 출전 선수 30명 중 8위에 오른 최다빈은 24명이 진출하는 프리스케이팅 티켓을 가볍게 따냈다.
 

[김연아와 최다빈의 다정한 모습. 사진=최다빈 SNS 캡처]

최다빈의 이번 대회 ‘톱10’ 성적은 더 없이 반갑다. 사실 김연아가 떠난 4년 뒤 안방에서 열리는 평창 대회에서 ‘올림픽의 꽃’인 피겨 무대에 나설 눈에 띄는 유망주를 찾기 힘들었기 때문이다. 올림픽을 1년여 앞두고 최다빈의 깜짝 등장은 빙상인들의 우려를 덜어냈다. 최다빈은 지난해 삿포로동계아시안게임에서 한국 최초로 금메달을 획득한 뒤 피겨세계선수권에서 김연아 이후 최초로 톱10에 들며 기대주로 떠올랐다.

꿈의 무대인 올림픽을 앞두고 부침도 있었다. 국내 국가대표 선발전 출전 포기까지 고민할 정도로 시련을 겪었다. 지난해 어머니 김정숙씨가 암 투병 중 세상을 떠나는 큰 충격과 아픔을 견뎌야 했고, 부상과 부츠 문제로 슬럼프에 빠져 힘겨운 시절을 보냈다. 하지만 최다빈은 꿈을 위해 포기하지 않았다. 이날 최다빈이 ‘파파 캔 유 히어 미(Papa Can You Hear Me)’에 맞춰 애절한 연기를 마친 뒤 보인 뜨거운 눈물과 환한 미소는 그동안의 힘든 역경을 이겨낸 것에 대한 최고의 선물이었다.

이날 경기를 마친 최다빈은 “같은 조에서 가장 마지막에 연기를 펼쳐 긴장이 많이 됐지만, 그동안 열심히 훈련했기 때문에 나 자신을 믿고 뛰었다”며 “그동안 평창올림픽을 향해 열심히 달려왔다. 만족스러운 연기를 해 눈물 났다”고 감격했다. 이어 “오늘 실수 없이 개인 최고 기록을 세웠다는 점에 만족한다. 프리스케이팅에서는 여유롭게 연기하고 싶다”고 덧붙이며 환히 웃었다.

‘연아키즈’로 성장한 최다빈이 이번 대회에서 기대 이상의 성적을 내면서 김연아 이후 침체된 한국 피겨에 또 다시 가능성과 희망의 메시지 던졌다. 최다빈은 23일 열리는 프리스케이팅에서 자신의 우상인 김연아의 뒤를 이어 ‘톱10’ 그 이상의 꿈을 연기한다. 역대 한국 선수 중 올림픽 톱10에 든 선수는 김연아가 유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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