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반건설, 대우건설 인수희망가 1조4천억 제시…매각 흥행 적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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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충범 기자
입력 2017-11-22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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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영권 프리미엄도 제외한 시장가 수준에 인수하겠다는 의지 피력

  • 공공입찰 참가자격 제한 중징계도 악재…9개월여 만에 주가 5천원대로 떨어져

서울 종로구 신문로1가 대우건설 본사 건물에 걸린 대우건설 및 산업은행 간판. [사진=김충범 기자]


대우건설 매각 관련 3~4곳의 '예비인수후보(쇼트리스트)' 업체들이 지난 20일부터 실사에 돌입한 가운데, 이들 업체 중 하나인 호반건설이 1조4000억원을 밑도는 입찰 금액을 써낸 것으로 알려져 관심이 쏠린다.

산업은행은 대우건설을 시장가 원칙을 내세워 최소 2조원 수준에 팔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하지만 호반건설의 제시 금액은 이와 6000억원 이상 괴리가 있어 향후 매각 작업에 난항이 예상된다.

22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호반건설은 지난 13일 대우건설 매각 예비입찰에 참여하면서 1조4000억원에도 미치지 못하는 매각 희망가를 써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산은이 희망하는 금액에서 경영권 프리미엄을 제외한 값에도 못 미치는 수치다. 실제 호반건설이 예비입찰에 참여했던 지난 13일 당시 대우건설 주가(종가 기준) 6350원(총 2억1093만주)에 대입해도 1조3300억원 선에 이른다. 호반건설이 오로지 시장 가격으로만 대우건설에 접근하겠다는 의도를 내비친 셈이다.

한 인수합병(M&A) 관계자는 "경영권 프리미엄을 배제하고 입찰에 나선다는 것은 호반건설이 대우건설에 대해 강력한 인수 의지가 있다고 보기 힘든 대목"이라며 "그간 금호산업 인수에 나섰다가 멈춘 사례로 미뤄봤을 때 그간 무차입 경영을 내세운 호반건설로써는 대우건설의 경쟁력이 없다고 판단될 경우 본입찰까지 나설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분석했다.

한 IB 관계자도 "사실상 1조4000억원에 대우건설을 매입할 수 있다면 헐값 매입이라 봐도 무방하다. 주가가 더 떨어져 충분히 가격 경쟁력이 있다고 판단하면 모를까 무리하게 호반건설이 본입찰에 나서지는 않을 것"이라며 "게다가 호반건설은 이번 인수전에 뛰어들면서 대·내외적인 이미지를 다시 한 번 환기하는데 성공했다. 이것만으로도 소기의 목적을 달성했다고 본다"고 말했다.

문제는 지난 21일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대우건설에 3개월간 공공입찰 참가자격 제한 조치라는 중징계를 내리면서, 대우건설 향후 매각 작업이 더욱 험란해졌다는 점이다. 이는 과거 금품수수 행위 적발에 따른 것으로, 대우건설은 내년 2월 15일까지 입찰 기회를 상실하게 된다.

이로 인해 대우건설 주가도 지난 20일 6150원에서 발표가 난 21일 5790원으로 전일 대비 360원 감소하며 곤두박질쳤다. 대우건설 주가가 5000원대로 떨어진 것은 지난 2월 10일(5830원) 이후 무려 9개월여 만이다.

업계는 쇼트리스트 경합 업체인 중국건축공정총공사(CESEC), 트랙(TRAC) 역시 내달 진행될 본입찰에서 높은 금액을 써내지 않을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미 호반건설이 1조4000억원이라는 기준 틀을 제시한 상황이 됐고, 현재 대우건설의 주가가 계속 하락하는 추세에 놓여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산업은행 측은 1조원대에 매각할 의사가 없다고 못 박았다. 산은 관계자는 "1조원대 매각은 그야말로 헐값 매각이라고 생각한다"며 "일단 쇼트리스트 업체들이 12월 본입찰에서 얼마나 희망금액을 써서 내는 지 살펴보고 매각 진행 여부에 대해 검토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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