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의 以中治中…사드한파 속에서 '합작 중한석화' 증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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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지훈 기자
입력 2017-10-17 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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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SK그룹 회장[사진=SK그룹 제공]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차이나 인사이더' 전략(외부자가 아닌 내부자로서의 중국시장 접근 전략)이 또 하나의 결실을 맺었다. 합작사인 중한석화가 추가 증설에 나서며 중국 최대 화학기업으로 도약할 것으로 전망된다. 최 회장은 사드 정국으로 냉각된 현지 사업 환경을 공격적 투자로 돌파한다는 역발상 전략을 앞세워 중국 시장 기반을 더욱 탄탄히 다진다는 구상이다.

◆중한석화 7400억 투자..."생산량 40% 대폭 확대"

SK이노베이션은 자회사 SK종합화학과 중국 최대 석유기업 시노펙이 합작해 설립한 중한석화가 최근 생산량을 기존 대비 약 40% 늘리는 총 7400억원 규모의 투자를 결정했다고 17일 밝혔다.

특히 이번 투자자금은 SK종합화학과 시노펙의 도움 없이 중한석화가 창출한 이익으로 자체 마련했다.

이번 증설로 중한석화는 연간 에틸렌 110만t, 폴리에틸렌 90만t, 폴리프로필렌 70만t 등 기존 대비 생산량이 80만t 늘어나 연간 총 300만t을 생산할 수 있는 규모를 갖추게 된다.

중한석화는 증설 투자를 2020년까지 마무리하고 완공 직후 상업생산에 돌입할 계획이다.

이번 증설은 공장을 신규로 건설하는 대신 기존 설비의 부품을 교체하거나 새로 장착해 비효율적 요소를 제거하는 '공정개선(Revamp)' 방식으로 추진된다. 신규 증설에 투입하는 비용과 자원을 절약해 생산량을 극대화하는 고효율 투자 방식이다. 신설 투자의 약 60% 수준에 불과한 비용으로 연간 80만t의 제품을 추가 생산할 수 있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2020년까지 중국의 에틸렌, 폴리에틸렌 등 자급률은 60% 수준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며 "이번 투자로 중국시장에서 선제적으로 사업기반을 확보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한석화는 2013년 10월 SK종합화학과 시노펙이 각각 35대 65의 비율로 총 3조3000억원을 투자해 설립됐다. 한.중 수교 이후 최대 규모의 석유화학 합작 프로젝트로 가동 첫 해부터 흑자를 기록해 현지 나프타 분해시설(NCC) 화학기업 중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보유한 외자 합작 대표 성공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김준 SK이노베이션 사장은 "이번 투자는 SK와 시노펙 모두가 성장에 대한 강한 의지와 신뢰가 있었기 때문에 추진될 수 있었다"며 "중국 화학사업 확장의 발판으로 향후 현지에서 '딥 체인지(Deep Change) 2.0'을 선도하며 기업가치를 높이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드 갈등에도 中 사업 담금질 나선 최태원 회장

한국 기업에 대한 중국의 사드 보복이 장기화되고 있음에도 최 회장의 ‘차이나 인사이더’ 전략은 더욱 속도를 내는 양상이다.

실제로 SK그룹은 올해 들어서만 중국에 3조원 이상을 투자했다. SK㈜는 약 3720억원을 들여 중국 2위 물류센터 운영기업 'ESR' 지분 11.77%를 인수하기로 했으며, SK㈜와 SK이노베이션, SK하이닉스, SK텔레콤은 약 1조4756억원을 SK그룹의 중국 지주회사인 SK차이나에 출자하기로 했다. 또 SK하이닉스는 중국 내 자회사인 SK하이닉스 세미컨덕터차이나에 1조1161억원을 출자하기로 했다.

최 회장이 양국 외교갈등에도 불구하고 차이나 인사이더 전략을 과감히 추진할 수 있는 데는 탄탄한 중국 네트워크가 한 몫하고 있다.

일례로 최 회장이 지난 7월 만난 리훙중 당서기의 경우 중한석화가 상업생산을 시작한 2014년 후베이성 당서기로 재직해 인연이 깊다. 최 회장이 2015년 8월 후베이성을 방문했을 당시에도 리 당서기와 만났으며, 지난해에는 리 당서기가 중한석화를 방문해 성공비결을 벤치마킹하기도 했다.

또 최 회장은 올해 5월에는 상하이포럼에 참석해 웡톄후이 상하이시 부시장, 쑨궈펑 중국인민은행 이사, 쉬닝셩 푸단대 총장 등을 만났으며 새로 교체된 제리 우 SK차이나 대표와 만나 중국 사업에 대한 새로운 전략을 논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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