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현대모비스 피해구제안 상당히 미흡”…시정안 보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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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상철 기자
입력 2017-09-11 1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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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모비스가 갑질 행위에 대한 피해 대리점 구제안을 제시했지만, 공정거래위원회는 근본적인 개선대책이 미흡하다며 동의 의결 결정을 보류했다.

공정위는 10월 말까지 2개월의 시간을 부여하고, 시정방안을 보완해 제출하면 이를 받아들일지 결정할 방침이다.

공정위는 지난달 30일 ‘현대모비스의 거래상 지위남용행위에 대한 건 관련 동의 의결절차 개시 신청 건’에 대해 심의했지만, 현대모비스의 피해구제안이 거래구조의 근본적인 개선 방안으로는 미흡하다고 판단해 동의 의결 개시 여부를 결정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공정위에 따르면 현대모비스는 2010년 1월부터 2013년 11월까지 3년11개월간 과도한 매출목표를 설정하고, 전국 23개 부품사업소 직원에게 이를 달성하도록 정비용 자동차 부품을 할당하거나 구입을 요구했다.

매출목표에 따라 ‘임의매출’ ‘협의매출’ 등의 명목으로 대리점에 일방적으로 할당했다. 공정위는 이를 ‘구입 강제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했고, 현대모비스는 동의의결 개시를 신청했다.

동의의결은 해당 기업이 스스로 시정방안을 제시하면, 법위반 혐의가 있음에도 위법성을 따지지 않고 사건을 종결하는 제도다. 현대모비스가 물량 밀어내기 혐의에 대해 공정위의 제재를 받지 않는 대신, 해당 행위로 피해를 받은 대리점 등에 피해를 보상해주고 재발방지 방안을 마련했다는 얘기다.

현대모비스는 대리점 피해구제를 위해 상생기금 100억원을 추가로 출연하고, 대리점 피해구제 신청을 토대로 동의의결 확정일로부터 1년간 피해보상을 실시한다는 내용을 담았다.

현재 시행 중인 대리점 지원방안도 매년 30억원 규모로 확대해 추진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또 본사-대리점 간 거래질서 개선을 위해 ‘협의매출’을 반품사유에 추가하고, 협의매출을 한 직원에 대한 징계규정 제정 및 감시‧감독 강화, 신고제도 신설, 직원 대상 교육 강화 등도 포함시켰다.

그러나 공정위는 갑을관계 거래 구조의 근본적인 개선을 위한 방안으로 미흡하다고 판단했다. ‘1년 이내 피해보상’을 위해서는 피해인정 기준을 세우고 규모를 확정한 뒤 구제절차‧방법이 있어야 하는데, 이를 구체적으로 제시하지 않아 피해구제 범위와 적정성 여부를 판단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또 평균 20년 넘게 거래관계를 유지해온 만큼 피해구제 신청이 쉽지 않아 객관적이고 실효성 있는 대리점 피해구제가 가능할지 판단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본사-대리점 간 모범적인 거래구조 개선 같은 종합적인 개선방안이 필요함에도, 단순히 직원 징계나 교육으로 법위반 행위를 예방하겠다고 한 점도 미흡하다고 평가했다.

공정위는 오는 10월 27일까지 시정방안 보완기회를 주고, 이후 심의를 속개해 동의의결 절차 개시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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