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①] 배우 김승수 “‘다시 첫사랑’, 스스로를 돌아보게 만든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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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7-04-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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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SH엔터테인먼트 제공]


아주경제 김아름 기자 = 지난해 8월부터 올해 4월까지. 배우 김승수는 8개월의 시간을 쉼 없이 달려왔다. 올해 나이 마흔일곱. 불혹을 넘어선 나이에도 끊임없이 연기에 대한 욕심을 놓지 않는 그는, 지난해 ‘구르미 그린 달빛’에서는 소심한 왕으로 ‘다시, 첫사랑’에는 세상 둘도 없는 순정남으로 이질감 없는 변신으로 시청자들과 만나왔다.

그 어떤 때 보다 길었던 레이스를 끝내고 만난 김승수. 최근 서울 강남구 논현동 SH엔터테인먼트에서 그를 만났다. “촬영 과정이 쉽지 않았어요”라는 말로 종영 소감에 대해 운을 띄웠다.

“막판까지 좋은 그림 만들어보자는 생각에 체력적으로 지치기도 했었어요. 끝난다고 했을 때 아쉽기도 하면서도, 한 편으로는 저 뿐 아니라 배우들 모두 ‘쉴 수 있겠다’라는 마음이 있었죠. 기분 좋았어요. 체력적으로 쉴 수 있어서.(웃음) 더군다나 캐릭터를 많이 사랑해주셔서 더욱 그런 마음이에요. 반응이 없었다면 몸도 힘들고 끝나고 나서도 개운치 않았을 텐데, 드라마가 끝나는 날도 기분 좋게 잘 끝낼 수 있었어요.(웃음) 끝나서 쉬면 기분 좋을거라 생각했는데, 마지막 장면 촬영을 끝내고 고생했다는 이야기를 할 때는 뭔가 훅 하고 올라오더라고요. 나이 먹어서 주책 불면 안된다는 생각에 꾹 참았죠. 촬영 과정이 쉽지 않아서 더 그랬던 것 같아요.”(웃음)

김승수는 ‘다시, 첫사랑’에서 남자주인공 차도윤 역을 맡으며 순애보 연기로 여성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 잡았다. 그리고 지난해 8월 인기리에 종영한 KBS2 ‘구르미 그린 달빛’에서는 결단력이 부족해, 무기력한 왕 역할로 안정적인 연기를 선보이기도 했다.

오래 연기를 했지만, 쉽지 않았던 여정이었다. 두 편의 드라마 출연만으로도 힘들텐데, 공교롭게도 예능 프로그램 고정 출연까지 상상 이상의 스케줄을 소화했어야 했던 시기도 있었다. 김승수는 당시를 떠올리며 ‘그로기 상태’라는 표현까지 내놓을 정도로 고개를 가로 저었다.

“힘에 부치긴 했어요. 정말. 사실 ‘구르미 그린 달빛’ 막판 2주 전부터는 ‘다시, 첫사랑’ 첫 촬영과 디졸브가 됐죠. 대본이 상당히 늦게 나와서 현장에서 숙식을 하다시피 했었어요. 어떤 장면이 뭘 나올지 몰라서 계속 스탠바이를 했어야 했죠. 거기에다가 예전부터 구두로 약속했던 ‘아재목장’이 그 시기에 시작을 했어야 해서, 어떤 날은 전라도와 강원도를 하루에 두 번 왔다갔다 하면서 촬영 하기도 했었습니다. 그땐 거의 그로기 상태까지 갔죠.(웃음) ‘구르미 그린 달빛’ 끝나자마자 쫑파티 한 바로 다음날이 ‘다시, 첫사랑’ 첫 촬영 첫 장면이었는데, 너무 체력적으로 힘든 상태에서 시작하다보니 결국 몸이 고장 나더라고요. 그래서 자세히 보시면 그 시기에 제 얼굴이 정말 엉망진창이었어요. 하하하. 특히 ‘다시, 첫사랑’이 일일 드라마 치고 등장인물들이 굉장히 적은 편이었어서, 분량을 주인공 네 명이 나눠서 해야하는 상황이라 정말 많았어요. 네 명이 너무 단단하게 얽혀 있어서 한 사람이 뭔 일만 저지르면 우르르 움직여야 하는 상황이었어요. 그렇게 네 명 모두 쉴 틈 없이 했습니다. 마지막까지 모두 체력적으로 힘들었던 것 같아요.”

‘다시, 첫사랑’에서 김승수가 연기한 차도윤은 어릴적부터 함께했던 연인 이하진(명세빈 분)을 사랑하지만, 8년 전 집안의 악연이 얽히고설켜 이별했다. 이하진은 차도윤을 위해 아이를 지웠다고 거짓말하고 그를 떠났고, 이하진을 다시 만났을 때 모질게 대하기도 했지만 결국 이하진과 그의 아들 가온을 지켰다. 8년만에 만난 가온을 알아보고 극중에서 눈물을 흘렸던 차도윤은 애절한 감정 연기를 통해 시청자들은 김승수의 연기에 호평을 보냈다.
 

[사진=SH엔터테인먼트 제공]


“예전에도 아이가 있는 역할을 해봤었어요. 이번 ‘다시, 첫사랑’에서 아이에 대한 애정이 다른 작품보다 더 컸어요. 나이를 더 먹어서 아이라는 존재에 대한 애정이 더 많았던 것 같아요. 아이가 예전보다 더 예쁘고, 나도 이런 아이가 있었으면 하는 마음도 더 커졌죠.(웃음) 아이들의 모습을 보니 진짜 감정이 울컥 나오더라고요. 아이들이 고맙게도 진짜 아빠라고 하면서 착착 감겼어요. 냅다 뛰어와서 안기기도 하고, 아이들이 감정 잡는데 큰 도움을 줬어요. 크리스마스나 생일 때도 선물을 꼭 해주고 그랬죠. 그래서 그런지 아이들도 많이 좋아해주더라고요. 진짜 아빠보다 좋다는 말도 했었어요. 하하하.”

섬세한 감성연기에 도움을 준 아역 배우들과 더불어, 무엇보다 그와 호흡을 맞춘 상대배역인 이하진을 연기한 명세빈도 김승수에게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파트너였다.

“정말 호흡이 좋았어요. 감정 잡을 수 있게끔 도움이 됐죠. 사실 첫 대면 때는 정말 어려웠어요. 첫 촬영이 어릴적부터 알콩달콩한 모습을 찍었어야 해서 걱정했지만, 명세빈 씨도 욕심이 났는지 잘 찍어야겠다는 생각 때문인지 현장에서 발랄하고 편안하게 대해주셔서 금방 익숙해졌죠. 그 이후에는 연기하기 굉장히 편했어요. 일각에서 명세빈 씨와의 사이가 발전되지 않느냐고 여쭤보시기도 했는데, 그런 소리가 흐뭇하긴 했어요.(웃음) 그렇게 봐주셔서 너무 감사하죠. 연기를 하면서는 정말 이성적으로 생각을 하기도 했어요. 제가 진짜 사랑하는 사람이라 생각하고 가슴 아파하고 그랬죠. 집중하려고 많이 노력했습니다.”

명세빈은 물론, 전 부인인 백민희를 연기한 배우 왕빛나와의 호흡 역시 좋았다.

“굉장히 감사해요. 빛나 씨의 백민희 역할이 다른 배우들이 했으면 정말 힘들었을 거예요. 제가 봐도 악역이나 뭐나 백민희만큼 악랄한 역할도 드물었거든요. 양심이란 게 있나 싶을 정도로요.(웃음) 빛나 씨는 정말 쿨하고 집중을 잘해서 대본 연습 때도 ‘어우 나 어떡해’ 한 마디 하다가도 쿨하게 받아들이더라고요. 하하하. 촬영 현장에서도 너무 악랄하다 싶으면 수위를 낮추기도 했고요.”

극중 차도윤도 그러했듯 김승수 역시 첫사랑은 있었을 터. 그에게 진짜 첫사랑을 묻자 “정말 오래된 이야기네요”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사실 이번 드라마에서 감정신은 제 개인적인 경험이나 그런 것 보다 진짜 하진이에 대한 도윤이의 감정으로 많이 생각했어요. 외부적인 도움이 아니었죠. 그래서 가능했던 눈물들이에요. 제게 진짜 첫사랑은 재수생 시절 때부터 대학생까지 이어졌으니..한 27~28년 전 쯤 이었을거예요.(웃음) 첫사랑을 기억은 하지만 그렇다고 첫사랑에 대한 아련한 기억이 나는 건 아니에요. 물론, 첫사랑 치고는 꽤 강렬했던 기억은 있었지만, 이번 드라마를 촬영하면서 실제 첫사랑의 기억이 교차됐던 적은 없었던 것 같아요.(웃음)”

김승수가 체력을 뛰어넘는 정신력으로 작품을 완주할 수 있게 만든 작품이었던 ‘다시, 첫사랑’은 그에게 어떤 의미일까.

“죽을 때까지 못 잊을 작품인 것 같아요. 데뷔 10년차가 됐을 때쯤에 ‘주몽’이라는 작품을 만났고, 그 이후 10년쯤이 더 넘었을 때 ‘다시, 첫사랑’을 만났어요. 그만큼 잊지 못할 드라마에요. 이렇게 순수한 사랑의 멜로를 할 수 있는 것도 쉽지 않잖아요. 보통 중년의 멜로 드라마가 순수하게 그려지는 게 쉽지 않잖아요. 또 이런 멜로를 할 수 있을지 모르겠어요. 멜로 감성을 오랜만에 하게 돼서 저도 스스로를 되돌아보게 하는 드라마였어요. 제가 연기에 임하는 자세에 대해서도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만들어준 작품인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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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SH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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