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인양] “이렇게 쉽게 인양할 수 있었는데…” 안 건졌나 못 건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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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7-03-23 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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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상악화‧방식변경 등 작업 차질…정부 인양의지 부족 의혹도

아주경제 배군득 기자 = 세월호가 수면 위로 모습을 드러내며 그간 제기된 의혹들이 풀릴지 주목된다. 지난 2014년 4월 16일 수학여행에 오른 안산 단원고 학생들을 태운 세월호가 전남 진도군 조도면 부근 해상에서 침몰한지 1073일 만이다.

세월호는 침몰 당시부터 인양 작업에 착수했지만 쉽사리 꺼내지 못했다. 해양수산부는 인양 작업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면서도 기상악화와 인양방식 변경 등으로 허송세월을 보냈다.

일각에서는 '못 건진 것이 아니라 안 건진 것'이라는 의혹도 제기됐다. 공교롭게도 박근혜 전 대통령 파면 2주 만에 세월호가 올라온 것도 의혹을 뒷받침할 근거로 떠오르고 있다.

◆번번이 좌절된 인양작업···3년이 걸렸나

올해 첫 세월호 인양작업은 시작부터 ‘기상 변수’가 발목을 잡았다. 지난 19일 선체를 1~2m 들어올리는 시험인양을 계획했지만 갑작스런 기상악화로 연기됐다.

기상악화로 작업이 중단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3년간 세월호 인양을 시도할 때마다 작업을 가로막은 것이 변덕스러운 기상 여건 때문이었다.

실제 세월호 인양은 5∼6일간 밀물과 썰물 수위 차이가 작아지는 소조기(小潮期)에만 시도할 수 있다. 인양 과정에서 선체가 손상되지 않으려면, 소조기 중에서도 파고 1m‧풍속 10㎧ 이하라는 까다로운 조건이 수반돼야 한다.

이런 모든 여건이 맞아떨어지는 날은 그리 흔치 않다. 시도조차 어려운 까닭에 인양은 수차례 계획됐지만 번번이 좌절을 맞봐야 했다.

세월호 사고 1주기는 인양 여부와 책임공방으로 늦어졌다. 정부가 인양 의지를 본격적으로 드러낸 것은 그로부터 1년2개월가량 뒤인 2016년 6월이었다.

동절기로 접어들어 작업 여건이 악화돼 정부는 결국 11월 11일 세월호 인양이 해를 넘기게 됐다고 발표했다. 선미 들기 작업은 시작된 지 132일 만인 12월 18일에야 끝이 났다.

인양 업체로 선정된 중국 국영기업 상하이샐비지는 기존 해상크레인 방식이 동절기에 적합하지 않다고 판단하고 한 달여간 4차례에 걸친 전문가 기술 검토를 통해 재킹바지선으로 교체했다.

◆여전히 풀리지 않는 ‘7시간 의혹’···결정 2주 만에 올라온 세월호

세월호는 박근혜 전 대통령과 밀접한 키워드다. 세월호 인양 가능성에도 지난 3년간 올리지 않았다는 의혹이 제기된 것도 박 전 대통령의 ‘의문의 7시간’을 풀어줄 열쇠가 있을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었다.

세월호 유가족들은 박 전 대통령을 중심으로 인양 의지가 없었다는 부분을 끊임없이 제기해 왔다. 지난해 8월 ‘무조건 올리겠다’던 정부가 인양 시점을 계속 뒤로 미루자, 유가족들은 ‘인양 의지가 없다’고 반박했다.

올해 역시 상반기 인양을 목표로 잡고 작업에 착수했다. 이런 정부가 갑작스레 “3월에 인양이 가능하다”고 깜짝 발표를 한 것이다. 지난 3년간 애를 먹었던 세월호는 인양작업에 착수한 지 하루 만에 모습을 드러내며 새로운 전환점을 맞게 됐다.

헌법재판소에서 박 전 대통령 탄핵이 결정된 지 불과 2주일 만에 세월호 인양이 마무리된 데 대해 정부가 인양을 일부러 늦춘 것 아니냐는 의혹을 사는 이유다.

이에 대해 해수부는 △세월호 내 잔존유 유출 문제 △공기탱크와 부력의 문제 △지질 문제 △인양 방식의 변경 등을 지연 사유로 꼽았다.

해수부 한 관계자는 “정부는 세월호 인양을 최대한 서둘러 왔다. 일각에서 제기하는 의혹은 사실과 다르다”며 “3월 인양도 변수가 많았는데 다행히 기상여건이 좋아 인양 작업이 순조롭게 진행될 수 있었다”며 의혹설을 부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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