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고별연설, 중국 관영언론 "수고는 했다, 성과는 없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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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7-01-12 1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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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환구시보, "오바마, 수고했다. 수고만 했다"

  • 중국신문망, 오바마 시대 득과실 보여주며 성과없음을 시사

  • 신화사 "고별 연설, 트럼프에 대한 경고 담겨"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퇴임을 10일(현지시간) 8년의 임기를 마무리하는 고별연설을 하며 눈물을 흘리고 있다. [사진=AP연합]


아주경제 김근정 기자 =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퇴임을 열흘 앞둔 10일 오후(현지시간) 고별연설을 통해 지난 8년간의 성과를 스스로 높게 평가하며 모두에게 "안녕'을 고했다. 고별연설을 두고 전 세계의 평가가 엇갈리는 가운데 중국도 "지나친 과대평가"라는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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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중국 당국이 오바마 대통령이 연설 중에 "러시아, 중국 등 경쟁국이 세계에서 우리(미국)의 영향력에 맞설 수 없다"고 발언한 것에 대해 불편한 기색을 보였다.

루캉(陸慷)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1일 정례브리핑을 통해 "한 국가의 국제적 이슈에 있어서의 영향력은 국제사회의 수 많은 구성원이 판단하는 것이지 스스로 평가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또, "중국은 중국과 국제사회와의 관계를 논할 때 우리가 국제사회와 다른 국가에 얼마나 많은 공공재를 제공하고 기여할 수 있을지를 중요시 한다"면서 "다른 국가에 대한 영향력을 고려하지는 않는다"고 꼬집었다.

중국 관영언론은 "오바마 정권이 실제로 거둔 성과는 없다"며 조목조목 반박했다.

거침없는 어투로 중국의 목소리를 내는 인민일보 자매지 환구시보(環球時報)는 11일 '떠나는 오바마를 위해 건네는 쓴소리'라는 제하의 논평을 통해 "오바마가 임기간 성과를 지나치게 과장했다"면서 "오바마는 노력만 했고 이전의 미국 대통령과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고 평했다.

신문은 "미국에서는 오바마가 스스로를 칭찬하는 일이 이해될 수 있겠지만 사실 언급한 대부분의 성과가 논란의 여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 경기의 경우 다른 선진 경제체와 비교하면 회복세를 보였지만 소득불균형이 심각하고 대중의 성취감은 여전히 낮아 좋아졌다고 보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또, "중산층은 자신의 삶이 더 나빠졌다고 느꼈고 결국 이러한 현실이 도널드 트럼프의 대선 승리를 초래했다"고 일침했다.

오바마케어(건강보험제도) 등 정치적 성과의 경우 반대가 거세고 트럼프 당선인이 이를 뒤집거나 무산시킬 가능성 크다며 "오바마의 정치적 업적을 다음 타자가 깨끗하게 싹싹 지워버릴 수 있다"고 봤다.

외교적으로도 문제가 많다는 지적이다. 신문은 "시리아의 경우 미국의 개입으로 내전이 6년째 이어지면서 극단주의 수니파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가 부상하고 난민이 줄을 이었다."며 "사실상 오바마의 중동정책은 실패"라고 강조했다.

환구시보는 전반적으로 오바마는 우리가 생각하는 '미국 대통령' 그대로였다고 평했다. 오바마가 일반적인 관점에서는 훌륭한 인물로 아들 부시, 빌 클린턴 전 대통령과 비교하면 온화하고 또 온건한 성향을 보였지만 기존의 미국 대통령과 차별화된 리더십을 보여주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중국 국무원 직속통신사인 중국신문망(中國新聞網)도 임기 동안 오바마가 얻은 것(得)과 잃은 것(失)을 매칭해 보여주며 사실상 성과가 없음을 간접적으로 시사했다.

중국신문망은 오바마가 얻은 것으로 △노벨평화상 △알카에다의 수장 오사마 빈 라덴 사살△ 오바마케어(건강보험제도)와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인종차별 개선 △다수의 관타나모 수감자 이감 등을 꼽았다.

이와 동시에 잃은 것으로는 △ 노벨평화상 수상자의 기대 이하의 성과 △ 테러리즘 확산 △거센 반발을 산 오바마케어와 TPP △사회분열 심화 △기약없는 관타나무 수용소 폐쇄를 꼽으며 사실상 오바마가 이룬 것은 하나도 없음을 간접적으로 확인했다. 

중국 관영 신화사는 오바마의 고별연설에 트럼프 당선인에 대한 경고가 담겨 있었다는 평가를 내놓기도 했다.

신화사는 "오바마가 오바마케어,인종차별, 이민 등 최근의 미국 국내 이슈를 언급하고 자신이 이 분야에서 거둔 성과를 높게 평가했다"면서 "이와 함께 더 나은 방안이 있다면 흔쾌히 이를 지지하겠다고 했고 이는 트럼프에 관련 정책을 지속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또, "오바마가 미국 내 무슬림을 향한 모든 차별을 반대한다"고 목소리를 높인 것도 트럼프를 향한 경고"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당선인은 유세 기간 수 차례 대통령이 되면 무슬림을 쫓아내겠다고 공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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