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정로칼럼] 한미우주협력협정 발효, 우주기술 혁신의 디딤돌 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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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11-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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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홍남기 미래창조과학부 제1차관

(홍남기 미래창조과학부 제1차관)

"The end of Earth will not be the end of us.(지구의 끝이 우리의 끝은 아니다)" 

지난 2014년 개봉해 전 세계적인 흥행을 가져온 영화 '인터스텔라'의 유명한 대사다.

중세시대가 지구의 끝을 찾던 대항해의 시대였다면 500년이 지난 지금은 지구의 끝을 너머 우주를 향해 도전하는 ‘우주 대항해의 시대’라고 할 수 있다. 2차세계대전 이후 선진국들은 앞을 다투어 우주개발에 뛰어 들었다. 특히 냉전시기 미국과 소련간 치열한 우주개발 경쟁은 군사기술 경쟁으로 불러도 좋을 만큼 국가안보를 위한 정부 주도의 임무 지향적인 경향을 보였다.

최근에는 이렇게 개발된 우주기술들의 평화적 활용, 경제분야로의 파급과 기술혁신 그리고 이를 위한 국가간 협력 강화의 방향으로 우주개발 패러다임이 변화하고 있다.

이러한 패러다임의 전환과 관련, 최근 OECD가 발표한 ‘우주와 혁신(Space and Innovation)' 보고서에서도 우주개발에 있어 국가간 협력요소가 혁신을 촉진하는 매우 중요한 요소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곧 각 국가가 냉전시기를 거치면서 독립적으로 축적해 온 과학적 지식이 자유롭게 확산되고 결합됨으로써 신기술의 개발과 혁신을 촉진시킨다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미국, 러시아, 프랑스 등 우주개발에 있어 우리보다 앞선 국가들과의 우주협력 확대를 위해 노력해왔다. 특히 미국과는 지난 4월 아시아 국가로는 최초로 ‘정부간 우주협력을 위한 기본협정’을 체결했고, 지난 11월 3일 그 협정이 국회비준을 거쳐 최종 발효됐다.

이제 미국과 단순히 위성부품 등의 구매협력 단계를 넘어 공동으로 우주개발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사업협력 단계까지 그 협력수준이 높아질 전망이다.

우리 정부는 2020년까지 달궤도선과 달탐사선을 보낼 계획으로 있는 데 한국항공우주연구원과 미국 NASA간 현재추진중인 시험용 달궤도선 임무에 관한 협력이 그 대표적인 예가 될 것이다. 그리고 올해 NASA에서 실시한 우주방사선 전문가과정에 원자력의학원 방사선종양학과장이 한국인 최초로 선발됐는데 우리로서는 그 의미가 적지 않다.

또한 최근 이슈가 된 국내 미세먼지의 원인에 대한 과학적 규명과 관련, 국립환경과학원과 미국 NASA가 함께 우리 대기질 상태를 관측하는 공동조사를 진행하고 있기도 하다. 이번 한미우주협력협정 발효를 계기로 이러한 형태의 한미 양국 연구자간 협력이 활발히 이뤄질 것이다.

정부가 추진하는 대형프로젝트나 미세먼지와 같은 사회적 도전에 대응하기 위한 협력 뿐만 아니라 우주기술을 기반으로 새로운 상용 제품이나 서비스 개발, 스핀오프 기업 창업 등 산업적인 분야에서의 협력도 매우 중요하다.

현재 3300억 달러에 달하는 세계 우주산업시장에서 우리나라가 차지하고 있는 비중은 1%도 채 되지 않는다. 미국과의 협력을 통한 혁신적인 기술개발로 국내 우주산업이 세계시장으로 진출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야 한다.

최근 우주기술을 활용한 혁신사례들을 보면 우리나라가 역할을 할 수 있는 부분이 매우 크다고 생각된다. 3D 프린팅 기술을 활용한 위성개발, 위성통신을 활용한 인터넷 보급, 위치정보시스템 어플리케이션 개발 등은 우주기술 뿐만 아니라 앞선 정보통신기술이 갖추어지지 않으면 안되는 분야들이다.

우리나라는 세계 10위권의 우주개발강국이자 세계 최고의 정보통신기술 강국인 만큼 그 어느 나라보다도 충분한 경쟁력을 지니고 있다 할 것이다. 우리가 가진 경쟁력, 그리고 미국과의 쌍무협력을 바탕으로 우주기술과 관련산업에서 새로운 혁신을 적극 모색해 나간다면 우리가 ‘우주 대항해의 시대’를 성공적으로 맞이할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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