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체류 최순실, "박근혜 대통령에게 머리 숙이고 죽고 싶은 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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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10-27 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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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계일보와 독일 현지서 인터뷰… 국정개입 의혹 시종일관 부인

[사진=인터넷]




아주경제 주진 기자 =박근혜 대통령의 비서신세로 지목된 최순실씨가 자신을 둘러싼 각종 의혹에 대해 드디어 입을 열었다.

독일에 체류하고 있는 최씨는 현지시간으로 26일 세계일보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27일 세계일보에 따르면 최씨는 이날 검은색 뿔테 안경과 스포츠 복장, 운동화 차림에 두꺼운 외투를 입고 나타났다. 독일 생활이 힘들었는지 눈밑에는 다크서클이 짙게 깔려 있었다. 박 대통령과 딸 정유라씨 얘기를 할 때에는 간간히 눈물을 쏟기도 했다. 그동안 세간에서 제기된 각종 의혹에 대해 일관되게 부인해 오히려 논란만 증폭 시켰다고 세계일보는 전했다.

최씨는 세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박 대통령이 사과까지 했다. 나라만 생각한 분이 혼자 해보려고 하는데 안돼 너무 가슴 아프다. 대통령이 훌륭한 분이고, 나라만 위하는 분인데, 그런 분에게 심적으로 물의를 끼쳐드려 사과드리고 싶다. 정말 잘못된 일이다. 죄송하다”고 말했다.

최씨는 ‘지금 잘못했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왜 그런 것을 가지고 사회 물의를 일으켰는지 박 대통령에게 머리를 숙이고, 죽고 싶은 심정이다. 국민 여러분들의 가슴을 아프게 해 정말 죄송하다. 제가 신의(信義)로 뭔가 도와주고 싶었고, 제가 무슨 국회의원이 되거나 권력을 잡고 싶은 게 아니었다. 물의를 일으켜 송구하기 짝이 없다. 너무 잘못됐다. 대통령에게 폐를 끼친 것은 정말 잘못했다. 신의 때문에 했는데 이를 어떻게 하면 좋으냐”고 말했다.

국정개입 의혹에 대해 최씨는 일관되게 부인했다.

대통령 연설문 사전 입수에 대해서는 “대선 당시인지 그 전인가 했다. 대통령을 오래 봐 왔으니 심정 표현을 도와달라고 해서 도와드리게 됐다. (박 대통령의) 마음을 잘 아니까 심경 고백에 대해 도움을 줬다. 그게 큰 문제가 된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국가기밀인지도 몰랐다. (문제가 된다는 걸) 알았다면 손이나 댔겠느냐”고 해명했다.

최씨는 청와대의 대통령(VIP) 자료를 받았느냐는 질문에는 “기억이 가물가물한데, 당선 직후 초기에는 이메일로 받아본 것 같다. 민간인이어서 그것이 국가기밀이나 국가기록인지 전혀 몰랐다”고 해명했다.

‘특히 당선자시절 이명박 대통령의 면담 내용이나 외교안보 관련 문서 등도 봤느냐’는 질문에는 “전혀 기억이 없다. 뭐가 진실인지 잘 모르겠다.”고 답했다.

최씨는 ‘청와대 정호성 비서관이 청와대 문서를 전달했느냐’는 질문에 “저는 정 비서관이 청와대에 들어간 뒤에는 만난 적이 없다”고 부인했다.

최씨는 “나는 태블릿을 가지고 있지도 않고, 그것을 쓸지도 모른다. 제 것이 아니다. 제가 그런 것을 버렸을 리도 없고, 그런 것을 버렸다고 하는 것이 상식적으로 맞지 않다. 누가 제공한 지도 모르고 검찰에서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씨는 ‘당시 안종범 경제수석이나 김종 문화체육관광부 제2차관 등을 통해 국정 영향력을 행사하려 했다는 의혹도 있다’는 질문에 “안 수석의 얼굴을 알지도 못한다. 그들도 나를 알지 못할 것”이라며 “김 차관의 경우 저와 연결하려는 ‘그림’인 것 같다. 한양대와 관련해 아는 사람이 없다.”고 부인했다.

또 ‘청와대 제2부속실 윤전추 행정관 인사 청탁 등 인사 개입 의혹도 제기된다’는 질문에“나이와 연배도 달라 내가 전혀 추천이나 인사 청탁은 없었다. 이게(인사청탁 의혹) 전부 저를 엮어서… 사람이 살다보면 이렇게 알고 저렇게 알고 연관되는 것”이라고 재차 부인했다.

‘‘팔선녀’라는 비선모임을 만들어 국정에 개입한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처음 듣는 말이다. 팔선녀는 소설이다. 그와 같은 그룹을 만든 적도 없다.”고 강력하게 부인했다.

미르 및 K스포츠재단으로부터 자금 지원 및 용역 특혜 등의 의혹에 대해서는 “절대 자금 지원을 받은 것이 없다. 감사해보면 당장 나올 것을 가지고 (돈을) 유용했다는 건 말이 안된다.”고 말했다.

차은택씨와의 관계에 대해서는 “차씨와 가깝지도 않고 옛날 한번 인연이 있었을 뿐”이라며 “그 인연으로 나를 몰아붙이는 것 같다. 지금은 연락도 안한다. 저는 폐쇄적으로 살아왔다. 극히 폐쇄적으로 만난 사람들을 연계하고 있을 뿐이다. 그것을 왜 저하고 연관시키느냐.”고 반문했다.

K스포츠재단의 노숭일 부장, 박헌영 과장 등이 대신 역할을 한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노 부장이나 박 과장의 이름은 들어서 안다. 본 적은 있다. 극히 제한된 사람만 본다”고 말했다.

최씨는 국정에 개입하고 있다고 폭로한 이성한 전 미르재단 사무총장이 돈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 전 사무국장은) 가까운 사이도 아니고, 같이 일한 적도 없다. 저를 끼워 이슈를 만든 것 같다. 그 사람들 싸움에 왜 저를 끌어들이고 그런지 모르겠다.”면서 “미친 사람(이성한 전 미르재단 사무총장 지칭하는 듯)이다. 저를 죽이려고 하는 것이다. 협박도 하고 5억(원)을 달라고 했다”고 주장했다.

최씨는 현재 독일 생활 현황을 묻자 “저는 오늘도 약을 먹고 죽을 수 있다. (사는 게) 무슨 의미가 있느냐. 지금 너무 지쳤다. 여기에서 우리가 살고자 했는데 여기까지 기자들이 와 우리를 범죄자로 만들어놨다”고 호소했다.

최씨는 “(정)유라 아버지(정윤회)도 떠나서(이혼해) 독일로 이주하려고 왔다.”면서 “딸이 심리적으로 너무 힘들고 최악의 상황에서 딸을 지키는 것도 중요하다. 우리를 너무 정치적으로 이용하고 논란을 제기하니까 더 이상 한국에 있을 수가 없어 장기 체류 목적으로 온 것”이라고 밝혔다.

독일에 집을 구한 경위에는 “집이 필요해 정식 절차를 거쳐 구입자금을 들여왔다. 집을 구할 때 36만 유로(약 4억5000만원)쯤 들었는데, 은행의 예금담보와 강원도 부동산을 담보로 해 서울에서 36만 유로를 만들어왔다. 집을 3, 4채로 부풀린 것은 완전히 오보다. 집을 두 채나 구입할 일도 없다.”고 말했다.

그는 ‘국내에서 빨리 들어오라는 여론도 있다’고 질문하자 “현재 비행기를 탈 수 없을 정도로 신경쇠약에 걸려 있고 심장이 굉장히 안좋아 병원 진료를 받고 있어서 돌아갈 상황이 아니다. 더욱이 딸아이가 심경의 변화를 보이고 있어 두고 가면 어떤 일이 일어날지 몰라 지금은 들어갈 수 없는 상황이다. 건강이 회복되면 용서를 구하고, 죄가 있다면 받을 것은 달게 받겠다.”고 인터뷰를 끝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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