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기구 초청못받는 대만, 중국 입김 작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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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9-25 1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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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차이잉원 총통



아주경제 베이징특파원 조용성 기자 = 대만의 국제민간항공기구(ICAO) 총회 참석이 무산됐다. 중국의 입김이 작용해 대만의 국제기구 회의 참석이 지속적으로 불발되고 있다.

대만 정부는 이달 27일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열리는 제39회 ICAO 총회로부터 초청을 받는 데 실패했다고 대만 자유시보가 25일 전했다.

유엔 산하 항공전문기구인 ICAO는 3년마다 총회를 열어 항공 안전을 비롯한 각종 정책을 결정한다. 대만 정부는 마잉주(馬英九) 총통 시절인 2013년 ICAO 총회의 초청을 받아 '중화 타이베이'(Chinese Taipei)라는 이름으로 참석한 적이 있는데, 이는 1971년 유엔 탈퇴 이후 대만의 ICAO 총회 첫 참석이었다.

대만 차이잉원(蔡英文) 정부가 국제외교 확대의 역점사업으로 올해 ICAO 총회 참석을 위해 총력을 기울여왔다. 하지만 결국 초청장을 받는데 실패했다. 차이 총통은 이에 대해 "대만에 극도로 불공평한 대우"라며 강한 유감을 표했다.

대만 정치권은 ICAO 총회 참석 무산에 대해 중국이 배후 압력을 행사했을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대만의 제3당인 '시대역량'은 지난해 8월 취임한 중국 국적의 류팡(柳芳) ICAO 사무총장의 입김이 작용했을 것이라는 의혹을 제기하면서 국제무대에서 중국에 대한 새로운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ICAO 홈페이지에 '타이베이, 타이완'(Taipei, TW)으로 표시됐던 대만 명칭이 지난해 7월부터 '타이베이, 중국'(Taipei, CN)로 바뀐 것도 중국이 압력이 작용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에 앞서 지난 7월 유엔 식량농업기구(FAO) 산하기구인 어업위원회(COFI)의 회의에 참석하려던 대만 측 대표 2명이 유엔 총회 결의 2758호를 들먹인 중국의 압력으로 건물 내부에 진입조차 못 했다는 사실이 뒤늦게 대만 언론에 공개되기도 했다.

1971년 대만 대신 중국이 유엔에서 합법적 권리를 가진다고 결정한 결의 2758호로 대만은 유엔에서 축출됐다. 이 결정을 원칙대로 따른다면 대만은 유엔과 그 산하 기구 활동에 국가로서 활동할 수 없는 셈이다.

중국은 친(親) 중국 성향의 마잉주 주석 시절에는 대만의 외교적 활동을 제한적으로 '허용'하는 제스처를 취했으나, 독립 성향의 차이 주석을 겨냥해서는 '봉쇄' 전략으로 돌아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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