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능형 로봇 어디까지 왔나] <상> 국내 연구소, 기술은 있으나 통합 못해 '제각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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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5-02 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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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벤처기업 로보케어(robocare)가 개발한 '실벗3'. 안간과 로봇의 상호 작용을 위한 다양한 센서와 외부 스마트 장치와의 유연한 연결이 특징이다. (사진=한준호 기자)


지능형로봇 산업이 새로운 미래 먹거리로 급부상하고 있다. 구글이 개발한 바둑 인공지능(AI) 소프트웨어 알파고가 국내에 널리 알려지면서 지능형로봇에 대한 관심도 뜨겁다. 국제로봇연맹(IFR)은 지능형로봇과 같은 서비스용 로봇이 2015년에서 2018년까지 4년간 402억 달러(약 46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지만, 국내 지능형로봇 기술 개발은 아직 걸음마 단계다. 국내 지능형로봇 산업이 어떤 문제를 안고 있는지 짚어본다. [편집자주]    

아주경제 한준호 기자 = "한국은 로봇이 눈으로 보는 기술과 물건을 잡는 기술을 각각 갖추고 있지만, 로봇이 그 물건을 보면서 잡는 기술이 없다"

황은동 SK텔레콤 디바이스제품기획 사업총괄 부장은 지난달 27일 미래창조과학부가 주최한 '미래성장동력 오픈톡 릴레이' 행사에서 "우리는 지능형로봇 특히 소셜로봇이 갖춰야할 각각의 기술을 모두 갖고 있지만, 그것들을 통합할 기술이 없다는 것이 한계"라며 이같이 밝혔다.

지능형로봇 중 소셜로봇이 갖춰야할 중요한 지능에는 감각지능과 운동지능, 지식지능, 공간지능 등이 있는데, 이들 지능이 모두 통합돼야 진정한 지능형로봇을 만들 수 있다.

황 부장은 "소셜로봇은 통합기술, 통합지능이 있냐가 굉장히 중요하지만, 우리는 각 연구소 마다 기술이 안맞거나 서로 수준과 레벨이 달라 이것들을 통합할 수 없는게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우리가 통합기술을 갖지 못한 이유를 "큰 그림을 그리지 않기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우리가 어떠한 로봇을 만들 것인가에 대한 총체적 그림을 그리고, 각 요소에 대한 기술을 개발해야 되는데 큰 그림없이 기술만을 개발하다보니 개발자들이 따로 놀고 있다는 얘기다. 

또 어떤 제품을 염두에 두고 기술개발을 해야할지를 모르다보니, 상용화 기술을 갖출 수 없다. 연구소에선 잘 만들 수 있지만, 상용화되지 못해 양산기술이 없어 가격경쟁력도 없다. 우리가 만들면 1억원이 들수 있는 로봇도 일본 소프트뱅크는 200만원으로 뚝딱 만들어낼 수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래픽=임이슬 기자 ]


소프트뱅크는 지난해 중국 최대 EMS(위탁생산)업체 홍하이(폭스콘)와 함께 휴먼로봇 '페퍼'를 만들었다. 매달 매진 행진을 이어가면서 누적 판매대수도 1만대를 넘어섰다. 페퍼 제작에 관련된 업체도 250개가 넘는다. 소프트뱅크는 지난해 한국까지 찾아와 우수한 소프트웨어 업체를 협력사로 삼기 위해 국내 업체를 샅샅이 물색하기도 했다. 

정창현 산업통상자원부 기계로봇과장은 "우리의 가장 큰 시행착오는 기술개발만 잘하면 시장에서 잘 팔리겠지라고 생각한 부분"이라며 "개발된 제품의 수요 확보 없이는 사업화하기 어렵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말해 향후 초기수요 창출을 중요한 대목으로 진단했다.

황 부장은 "소셜로봇은 그 안에 내장된 앱과 서비스가 많아야 성공할 수 있다"며 "정부가 청사진을 빨리 마련해 필요한 기술을 개발하고, 앱개발 업체 등과 생태계를 조성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가 조금이라도 늦으면 아이폰이 상륙한 것 처럼 외국 로봇이 상륙해 산업생태계를 다 먹어버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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