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환율전쟁 확산..."다음 타자는 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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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02-01 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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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박선미 기자 = 각국 중앙은행의 자국 통화 '끌어내리기' 전쟁이 확산되면서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기대도 재점화되고 있다.

시장 안팎에서는 아시아까지 '통화전쟁'이 번진 만큼 한은의 기준금리 추가 인하 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과 함께 환율 절하를 이유로 금리 인하를 단행했던 적이 없었던 만큼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라는 시각이 동시에 나오고 있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연초부터 다수 국가들이 기준금리 인하 등 통화완화 정책에 뛰어들고 있다. 대표적으로 스위스가 환율하한제를 폐지하면서 금리를 내렸고, 덴마크는 2주 동안 세번째 기준금리 인하를 단행했다. 싱가포르는 자국통화 절상 속도를 완화하기로 결정하는 등 통화정책 카드를 꺼내 들었다.

문제는 글로벌 통화완화 행렬이 여타 국가들로 확산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미국을 제외한 해외 투자은행(IB)들은 올해 중 세계 각국들의 금리인하 추세가 확산될 것으로 예상했다. 달러화 대비 유로화·엔화 약세에 원자재가격 하락에 따른 디플레이션 위험이 증가했다는 이유에서다. 3일 통화회의를 여는 호주 중앙은행도 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각국 중앙은행의 금리 인하는 자국 통화 가치를 떨어뜨려 수출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 이같은 주요국의 환율 전쟁으로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의 가격 경쟁력은 악화할 수 밖에 없는 구조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오는 17일 결정되는 한은 기준금리에도 인하 기대가 재점화되고 있다. 

김승현 대신증권 연구원은 "중국도 춘절 이전에 지급준비율 인하에 나설 것이란 기대가 제기되고 있다"며 "싱가포르에 이어 중국의 확장 정책이 확인된다면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은 더 커질 것이고 아시아의 환율전쟁도 더 치열해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당초 3월쯤 추가 금리인하 가능성을 염두에 두었지만 한국은행은 (원화강세 압력이 높아짐에 따라) 충분한 시간이 없기 때문에 금리인하를 선택한다면 그 시점은 2월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권영선 노무라증권 수석연구원은 한은이 통화완화 흐름에 동참해 성장률과 물가상승률 전망치가 하향되는 4월에 올 들어 첫 금리인하가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고 관측했다. 권 수석연구원은 "원화가 교역국 통화대비 강세를 보이는 데 따른 영향으로 한국의 경제성장률과 물가상승률이 낮아지면 한은이 정책 대응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며 "2월 또는 3월에 기준금리 인하 조치가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국책연구기관 수장도 가세했다. 김준경 한국개발연구원(KDI) 원장은 지난달 28일 삼성 사장단을 대상으로 한 강연에서 "한국 경제가 위축되는 것을 막기 위해 중앙은행이 통화정책을 보다 유연하게 가져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한은의 금리 인하가 우리 경제에 얼마나 효과가 있을 지에 대한 의문도 크다. 김진성 우리금융경영연구소 거시분석실장은 "환율에 대응하기 위한 목적으로 금리를 내린다는 것은 지금까지 한은이 추구했던 방향과 맞지 않다"고 말했다.

실제 한은은 통화정책으로 직접 대응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입장을 꾸준히 강조해왔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1월 기준금리를 동결한 뒤 잠재성장률 수준인 3% 중반 대의 성장률을 유지하면 통화정책적 대응은 필요없으며, 구조개혁만 잘하면 된다는 인식을 내비쳤다. 유럽중앙은행(ECB)이 대규모 양적완화를 단행한 후에는 "시장의 예상을 벗어나지 않았고, 통화정책이 자국 사정에 맞게 운용되고 있다"며 경제 펀더멘털을 건실히 다져가는 것을 해법으로 내놓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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