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재건축 연한 단축에 상계주공‧가락시영 호가 3000만원 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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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09-15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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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격 상승 기대감에 매물 거두기도..."매도-매수호가차 더욱 벌어질 것"

서울 송파구 가락동 시영아파트 전경.[사진=노경조 기자]


아주경제 장기영‧노경조 기자 = #. 지난 13일 토요일 오후. 매월 둘째, 넷째 주말은 휴무인 서울 송파구 가락동 시영아파트 상가 중개업소들이 쉴 새 없이 분주했다. 다음 달 관리처분인가 신청을 앞두고 매수 문의가 끊이지 않기 때문이다

9·1 부동산 대책 이후 호가(집주인이 부르는 값)가 3000만원 이상 오르면서 물량을 거둬가는 집주인들도 늘고 있어 매도-매수 호가차는 더욱 벌어질 전망이다.

지난 1일 정부가 재건축 연한을 40년에서 30년으로 축소하는 대책을 내놓으면서 강남권 재건축(예정) 단지들의 몸값이 급격히 뛰고 있다. 

이날 방문한 가락동 J공인 대표는 "열흘 전에 6억8000만원에 매매됐던 시영2차아파트 전용 56㎡(재건축 후 전용 99㎡ 배정)가 현재는 7억1000만원대를 호가하고 있다"며 "9·1대책 발표 후 평균 3000만원 안팎으로 올랐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11년이라는 긴 시간이 지체된 만큼 최근 시공사 측과 의견을 조율 중인 일반 분양가 문제도 원만히 풀어갈 예정이라는 것이 조합 측 설명이다.

오는 2018년부터 재건축이 가능한 송파구 문정도 올림픽훼밀리타운도 이달 들어 5000만~8000만원가량 호가가 올랐다. 가장 상승폭이 큰 전용 84㎡는 7억1000만원~7억3000만원 수준에 매물이 나와 있다. 전용 117㎡도 5000만원 이상 호가가 올랐다.

인근 E공인 관계자는 "지난 달 말과 비교해 호가는 많이 올랐으나 매물이 워낙 적어 거래로까지 이어지지는 않고 있다"며 "재건축과 관련해 아직 준비된 것이 없어 추후 가격 흐름은 지켜봐야 한다"고 전했다.

함께 재건축 연한 축소 수혜단지로 꼽힌 문정동 올림픽선수촌·문정시영아파트의 경우 각각 고층과 용적률 등을 이유로 재건축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중개업자들은 입을 모았다.

압구정동 신현대아파트 전용 165㎡가 18억5000만~21억원으로 최근 2000만원가량 오르는 등 강남구도 일부 단지를 제외하고는 재건축 아파트 전성기를 맞고 있다.
 

서울 강남구 개포동 주공1단지 전경.[사진=노경조 기자]


개포동 S공인 관계자는 "시영아파트를 제외한 주공1단지, 우성아파트 등은 일제히 대책 효과로 호가와 실거래가 모두 올랐다"며 "주공1단지 전용 50㎡는 현재 5000만원 오른 8억5000만원에 물건이 나와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7~8월에 이어 추격 매수가 본격화되려면 좀더 지켜봐야 한다는 게 중개업소들의 전언이다.  있9·1 부동산 대책 발표 후 추석 연휴가 끼어 있어 아직 매수세를 판단하기엔 이르다는 것이다. 

그는 "전용 35·42㎡도 3000만원 넘게 호가가 올랐다"며 "다만 집주인들이 매물을 계속 거둬들이면서 보다 높은 가격을 원하고 있어 매매문의에 비해 실제 거래로 이어지는 경우는 드물다"고 덧붙였다.

인근 W공인 대표도 "갑자기 가격이 오르자 매수자들이 오히려 관망하는 모양새"라며 "우성아파트를 비롯해 경남아파트, 현대1·3차아파트 모두 호가가 4000만~5000만원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상계주공7단지 전경.[사진=장기영 기자]


강북의 대표적인 9‧1 대책 수혜지역인 노원구의 아파트 가격 역시 최대 3000만원 이상 뛴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노원구 상계주공7, 8단지 인근 공인중개업소에 따르면 7단지 전용 42㎡ 호가는 701~706동은 2억3000만원, 나머지 동은 2억1000만원으로 각각 지난달에 비해 1000만원 상승했다. 수도권 지하철 4, 7호선 환승역인 노원역과 인접한 7단지는 역과 상대적으로 가까운 앞쪽 동과 먼 뒤쪽 동의 가격에 차이가 있다.

59㎡ 호가는 2억8000만원에서 3억원으로 2000만원가량 올랐다. 단일동인 710동의 경우 3억원 이상을 제시하지 않으면 매매에 나서지 않는 분위기다.

4억원 이하에 거래됐던 80㎡의 호가는 4억~4억5000만원으로 3000만원 이상 뛰었다.

7단지는 지난 1988년 준공된 아파트로 9‧1 대책 발표에 따라 재건축 연한이 2022년에서 2018년으로 4년 단축됐다. 서울메트로 창동차량기지 이전 부지에 코엑스몰 조성 사업이 추진되면서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높았던 단지다.

J공인 관계자는 “호가는 상승하고 있지만 실제 매수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지는 않다”며 “여유가 있는 집주인들은 42㎡ 가격이 2억6000만원선까지 올랐던 2008~2010년 수준으로 회복될 때까지 기다리고 있다”고 전했다.

B공인 관계자는 “추석연휴가 끝난지 보름이 지난 것도, 한 달이 지난 것도 아니기 때문에 아직은 시장이 움직이지 않고 있다”며 “예전과 같은 부동산 투자의 개념이 아니라 꼭 사고 팔 사람들만 움직이기 때문에 언제부터 본격적인 반응이 올지는 장담키 힘들다”고 말했다.
 

상계주공8단지 전경.[사진=장기영 기자]


이미 재건축을 추진 중인 8단지의 호가는 32㎡는 1억7000만원에서 1억8500만원으로 1500만원, 39㎡는 2억1000만원에서 2억3000만원으로 2000만원 상승했다. 면적이 가장 큰 48㎡는 2억7000만~3억원이었던 가격에 큰 변동이 없는 상태다.

8단지 재건축추진위원회는 이달 12일 조합 임원 및 대의원 후보자 등록 접수를 마감했으며, 다음달 18일 재건축조합 창립총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재건축사업 추진이 본격화되고 있는 8단지 역시 호가만 상승세를 타고 있을 뿐, 실제 거래가 드물기는 마찬가지다.

J공인 관계자는 “지금은 팔려고 하는 사람은 가격을 올리려고 하고 사려는 사람은 예전 가격에 사려고 하는 과도기로, 시간이 지나면 가격을 올리든 내리든 살 가능성이 높다”며 “손님들이 몰려들 것에 대비해 물건을 제대로 파악하기 위한 작업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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