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지하철 요금은 오르는데…주말 심야 운행은 '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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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희승 기자
입력 2023-11-0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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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지하철 개찰구 사진연합뉴스
서울 지하철 개찰구 [사진=연합뉴스]
[이코노믹데일리]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지하철 요금이 1400원(카드 기준)으로 12% 올랐지만 주말 심야 운행 등 승객 편의 향상을 위한 사업은 마련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과 경기를 오가는 광역버스 일부는 여전히 입석을 허용하는 가운데 이를 규제하는 대책도 없었다.

서울시와 인천시, 경기도는 지난달 7일 첫차부터 수도권 지하철 기본요금을 동시 조정했다. 카드 기준 일반 요금은 1250원에서 150원(12%) 증가한 1400원, 현금 기준 일반 요금은 1350원에서 150원(11%) 늘어 1500원이 됐다.

원래 300원 인상할 계획이었지만, 서민 경제 상황 등을 고려해 나머지 150원은 1년 뒤 추가 인상하기로 했다. 내년에는 지하철 요금이 각각 1550원(카드), 1650원(현금)이 된다는 뜻이다.

서울교통공사는 지하철 요금 인상 수익으로 4·5·8호선 노후 전동차 268칸을 교체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내년 말까지 4574억원을 투입할 예정이다. 

그러나 요금 인상분을 활용해 주말에 지하철 심야운행을 하는 등 시민이 체감할 수 있는 서비스 개선 계획은 없었다. 

서울시 관계자는 “평일에는 업무가 늦어지는 상황 등에 관해 편의를 제공하고자 지하철을 새벽 1시까지 운영하지만, 주말에는 유흥 때문에 늦은 시간에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사람이 많지 않나. 이런 것까지 지원할 수는 없다”며 “코로나19 이후 마치 늦게까지 놀아도 되고, 유흥을 즐겨도 되는 것처럼 권장하듯 주말 지하철 심야 운행을 진행할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최근까지도 지하철역 등에서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하는 무차별 범죄가 자주 발생했다. 토·일요일에 늦은 시간까지 지하철 운행을 하면 위험 소지가 크다”고 덧붙였다. 

서울교통공사·한국철도공사 등이 운영하는 주말 지하철 막차 시간은 오후 11시에서 자정쯤이다. 막차를 놓친 시민들은 비용을 더 들여 심야택시나 광역버스를 이용해야 한다. 서울·경기 택시 야간 할증 시간대는 오후 10시부터 다음 날 오전 4시까지로, 시간대에 따라 할증률은 20~40%에 달한다. 광역버스 기본요금은 약 3000원으로 지하철의 약 2배다. 

이밖에 서울시 측에서는 “지하철 연장 운행을 하기 위해서는 그만큼 재정 부담이 있다. 연장 운행 명분이 있어야 하는데, 심야에 지하철을 이용하는 시민 수요가 충분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수익성을 이유로 들기에는 평일과 주말 지하철 이용객 수 차이가 크지 않다. 지난 1~9월까지 평일 오후 10시 이후 서울 지하철 1~8호선 이용객(승차+하차) 수는 1억3185만8065명이다. 같은 기간 주말 오후 10시 이후 이용객 수는 1억1630만3769명으로 집계됐다.

서울시 관계자는 “(주말 지하철 심야 운행은) 경기 부양 측면에서 중장기적으로 검토해야 할 부분”이라며 “시민 여론과 주변 상황 등을 충분히 반영해야 하는데 현재 적절한 때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주말 지하철 연장운행 대신 광역버스를 활성화하는 방안에 관해서도 서울시와 경기도는 “계획 없다”고 딱 잘라 답했다.

경기도 관계자는 “심야의 경우 9개 노선에 광역버스 20대를 운영 중이다. 연말까지 2개 노선을 추가할 예정이지만 아무래도 출퇴근에 더 집중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광역버스 확대는 입석률 등 시·군 수요조사를 거처 필요성이 입증되면 서울시와 협의 후 진행된다. 

서울~경기 광역버스는 일명 ‘빨간버스’로 불리는 경기도 공공버스, 서울시에서 운영하는 버스, 민간이 운영하는 버스 등으로 나뉜다. 경기도 공공버스는 승객 안전 등의 이유로 입석을 전면 금지해 현재 입석률이 0.9~1%에 그친다. 그러나 민간 버스 등 일부 광역버스는 여전히 입석 승객을 받고 있다. 

경기도 고양시에 거주하는 20대 A씨는 지난달 토요일 밤 12시 30분 서울 마포구 합정동에서 집으로 가기 위해 광역버스를 탔다. A씨는 “버스는 이미 만석이었지만 승객들은 복도 끝과 끝까지 꽉 차게 섰고, 버스는 그대로 도시고속화도로를 달렸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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