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현금자산 2배 늘린 LX세미콘···매그나칩반도체 인수 재가동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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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동 기자
입력 2023-07-24 0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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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분기 현금 지난해 2배 1562억 확보

  • 고환율로 포기한 매그나칩 인수 동력

LX그룹의 반도체 부문 인수·합병(M&A)을 담당했던 LX세미콘이 올해 급격히 현금을 늘리고 있다. 원·달러 환율이 안정화되는 등 M&A에 우호적인 환경이 조성되는 만큼 재계 일각에서는 LX세미콘이 다시 반도체 기업 M&A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23일 재계에 따르면 LX세미콘의 현금성 자산이 올해 급격히 늘었다. LX세미콘의 현금성 자산은 지난 3월 말 3531억원(개별 기준)으로 지난해 말 1864억원 대비 3개월 만에 1667억원(89.43%) 늘었다.

현금이 크게 늘어난 이유는 우선 영업활동이 호조를 보인 덕으로 분석된다. 올해 1분기 LX세미콘의 영업으로 창출된 현금은 1562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 740억원 대비 두 배 이상 확대됐다. LX세미콘의 재고자산은 지난해 말 4826억원에서 올해 3월 말 4168억원으로 658억원(13.63%) 줄어드는 모습을 보였다.

다만 영업 호조로 벌어들인 현금을 단기금융상품 등에도 투자하지 않고 대부분 쌓아놓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점이 눈에 띈다. 통상 기업은 현금을 그대로 보유하기보다는 만기가 1년 이하인 단기금융상품으로 운영해 조금이나마 수익(이자)을 늘리려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LX세미콘은 지난해 말 1300억원 규모였던 단기금융상품 자산을 3월 말 800억원으로 오히려 줄여 보유한 현금만 늘리는 것으로 보인다. 인수금융(IB)업계에서 M&A에 앞둔 기업이 실탄(투자금)을 마련하기 위한 행보와 유사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에 재계에서는 LX세미콘이 지난 2021년 추진했던 매그나칩반도체 인수 등 반도체 기업 M&A를 추진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LX세미콘은 지난 2021년 7~8월 종전까지 추진해왔던 매그나칩반도체 인수를 결국 포기했다. 그해 5월에는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하고서 실사 등을 마쳤으나 결국 막판에 인수제안서를 제출하지 않았다.

LX그룹 안팎에서는 막판 인수를 포기한 가장 큰 원인으로 고환율을 꼽고 있다. 매그나칩반도체가 미국 캐피털사에 인수돼 있어 매각대금을 달러화로 결제해야 하는데 당시의 고환율 기조에서는 부담이 더욱 커진다는 분석이다.

실제 원·달러 환율은 2021년 평균 1144.6원을 기록했으나 지난해 7월 말에는 1310원으로 크게 올랐다. 반면 올해 2월 전후로는 1220원까지 환율이 크게 낮아진 상황이라 매그나칩반도체 등 해외 반도체 기업 M&A에 도전할 만한 환경이 지속됐다.

재계가 LX세미콘에 주목하는 것은 LX그룹의 반도체 사업 진출 의지가 여전히 강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구본준 LX그룹 회장은 숙원 사업으로 반도체 산업을 꼽을 만큼 관심이 많은 것으로 파악된다. 실제 구 회장은 LX세미콘 양재캠퍼스에 집무실을 따로 마련해 인수 절차를 진두지휘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매그나칩반도체 자체도 LX그룹 및 구 회장과의 인연이 적지 않다. 매그나칩반도체의 모태는 LG그룹이 지난 1999년 정부가 주도한 빅딜의 영향으로 어쩔 수 없이 현대차그룹에 넘긴 LG반도체이기 때문이다. 구 회장은 1985년 LG반도체(당시 금성반도체)에 입사해 다른 계열사를 거쳐 1990년대 LG반도체 대표를 역임하기도 했다.

재계 관계자는 "LX세미콘이 보유한 현금을 늘리고 있어 다시 M&A에 도전할 수 있는 상황"이라며 "향후 환율 등 경제 상황에 따라서 M&A가 급격히 추진될 가능성이 적지 않다"고 말했다.
 
사진=LX[사진=LX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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