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사가 ‘그루밍 성폭력’…피해자들 “10년간 최소 26명 당해”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조현미 기자
입력 2018-11-07 09:28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 “애정·결혼 빙자하며 미성년 피해자 길들여”

인천 교회 '그루밍 성폭력' 피해자들이 6일 서울 연지동 한국기독교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인천의 한 교회 목사가 ’그루밍 성폭력’을 저질렀다는 폭로가 나왔다. 피해자들은 이 목사가 지난 10년간 26명에 달하는 미성년자를 비롯한 여성 신자들을 추행하거나 성폭행했다고 주장했다.

인천 A교회 신자 4명은 6일 저녁 서울 연지동 한국기독교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목사에게 수년간 그루밍 성폭력을 지속적으로 당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A교회 담임목사 아들인 김모 목사가 전도사 시절부터 지금까지 10년간 중고등부·청년부 신도를 대상으로 이런 행위를 저질렀다고 주장했다.

그루밍(Grooming) 성폭력은 가해자가 피해자와 친분을 쌓아 심리를 지배한 뒤 성적 대상으로 길들이는 것을 말한다. 애정을 빙자하는 경우가 많아 피해자는 성범죄 피해자라는 사실도 깨닫지 못한다.

실제 이날 피해자들도 “그루밍 성폭력 피해자 대부분이 미성년자였고, 사랑이란 이름으로 신뢰할 수밖에 없도록 길들여졌다”고 했다. 피해자들은 “스승과 제자를 뛰어넘는 사이니 괜찮다고 길들이고, 사랑한다거나 결혼하자고 했다”고 밝혔다. 이들이 추산하는 피해자는 최소 26명에 달한다.

피해자들이 그루밍 성폭력 사실을 깨닫고 김 목사에게 수차례 잘못을 뉘우치고 목사직을 내려놓으라고 요구했지만 바뀌는 것은 없었다고 전했다. 오히려 피해자들을 이단으로 내몰고, 협박이나 회유를 하기도 했다.

피해자들은 “더는 피해자가 나오지 않길 바라는 마음으로, 하나님 이름으로 자신의 사리사욕을 채우는 행동을 좌시하지 않겠다는 마음으로 이 자리까지 나왔다”면서 그루밍 성폭력 가해자인 김 목사의 목사직 사임과 공개 사과, 피해자 보상 등을 요구했다.

피해자들은 지난달 31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김 목사의 그루밍 성폭력을 폭로하고 처벌을 요구하는 청원글을 올리기도 했다. 7일 오전 9시 현재 국민 7700여명이 이 청원에 동참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