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영 칼럼] 지상파 UHD 방송, 이제는 꿈에서 현실로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이민영 법무법인 세종 변호사
입력 2018-05-03 13:35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이민영 법무법인 세종 변호사]유해브어드림(



[이민영 법무법인 세종 변호사]

지난해 5월 31일, 지상파 초고화질(UHD) 개국 공동 축하쇼 ‘유해브어드림(U have a Dream)’과 함께 대한민국은 지상파 UHD 방송 시대의 서막을 알렸다. 그로부터 1년이 흐른 현재, 수도권에서 시작한 지상파 UHD 방송권역은 지난해 12월을 기점으로 5대 광역시와 강원 평창, 강릉 지역으로 확대됐다.

평창동계올림픽에서는 세계 최초로 지상파 UHD 방송을 통해 개·폐회식 및 주요 경기를 생중계하며 전 국민이 초고화질을 통해 TV를 시청할 가능성을 열었다. 5세대 통신(5G) 기술 등 정보통신기술(ICT) 강국의 면모를 전 세계에 널리 알렸고, 평창동계올림픽을 기점으로 UHD 방송 시대가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됐다.

2021년까지 지상파 UHD 방송권역이 전국 시·군 지역으로 확대될 예정이다. 빠르면 3년 안에 대한민국 국민은 고품질의 차세대 UHD 방송 서비스를 누릴 것으로 기대된다.

그런데 실제 생활에서 UHD 방송이 꿈처럼 느껴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가정에서 지상파 UHD 방송을 시청하기 위해서는 꽤 까다로운 절차를 거쳐야 한다. 먼저 UHD TV를 구입해야 한다. 그러나 2017년 이전에 출시된 UHD TV의 경우 유럽식 디지털방송규격(DVB-T2)인데, 우리나라 지상파 UHD 방송 표준은 미국식 디지털방송규격(ATSC 3.0)을 따른다.

그러므로 유럽식 전송방식이 적용된 UHD TV를 구입한 시청자는 별도의 수신장치(셋톱박스)를 추가로 설치해야 한다. 하지만 이마저도 지상파 방송을 ‘직접 수신’하는 가구(5% 미만)에만 적용돼 케이블방송, 위성방송 및 IP TV 등 유료방송 플랫폼을 통해 TV를 시청하는 대부분 가정에서는 지상파 방송 ‘직접 수신’을 위한 안테나를 또 설치해야 한다. 즉, 현재와 같이 지상파 방송 직접 수신율이 현저히 낮은 상태에서는 지상파 UHD 방송을 시청할 수 있는 환경이 충분히 조성되어 있다고 보기 어려운 상황이다.

나아가, 지상파 UHD TV를 사고 셋톱박스 및 안테나를 설치하더라도 완전한 지상파 UHD 방송을 쉽게 볼 수는 없다. 2018년 기준 지상파 방송사의 UHD 방송 의무편성비율은 10%에 불과하고, 향후 전면적으로 UHD 콘텐츠 중심의 방송이 이루어 지기 위해서는 최소 5~6년 이상 기간이 소요될 전망이다.

이와 같은 상황에 비추어 보면, UHD 방송 시대가 본격적으로 활성화 되기 위해서는 다음 두 가지 요소가 밑바탕이 되어야 한다. 첫째, 가능한 많은 가구에서 UHD 방송을 볼 수 있도록 수신 환경이 개선되어야 한다. 둘째, 기존 HD 콘텐츠와 확연히 차별화 되는 UHD 방송 콘텐츠가 제작되어야 한다.

먼저 수신 환경 개선과 관련하여, 현재 지상파 방송의 직접 수신율이 낮은 상태임에 따라, 지상파 방송사들은 UHD 방송 도입 당시의 기본 방향인 UHD 방송을 통한 난시청 해소와 수신환경 개선을 추진 중에 있다. 그러나 한편으로, UHD 콘텐츠 경쟁력을 강화하고 수출을 활성화하여 ‘UHD 한류’를 구축하는 등 글로벌 UHD 선도국가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UHD 방송을 조기에 확산시킬 정책적 필요성도 있다.

UHD 방송을 조기에 확산시키고자 한다면, 지상파 방송사와 유료방송 플랫폼 사업자 간 협업이 필요할 수 있다. 그러나 현재 지상파 방송사와 유료방송 사업자 간에는 재송신료를 둘러싸고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지상파 재송신 이슈를 최대한 빨리 해소하고 지상파 방송사와 유료방송 사업자 모두가 상생할 수 있는 협력 관계로 유인할 수 있는 정책방안에 대한 고민도 함께 필요할 것이다. 참고로 현재 HD 방송 콘텐츠의 경우, 방송법 제78조 및 인터넷 멀티미디어 방송사업법 제21조 제4항에 따라 KBS1 및 EBS 방송이 의무 재송신되고 있다.

무엇보다 지상파 UHD 방송이 한낱 '꿈'에 머물지 않고 현실이 되기 위해서는, UHD를 통해 극대화할 수 있는 인간의 상상력을 재료로 한 경쟁력 있는 UHD 콘텐츠를 제작하는 것이 필요하다. UHD 방송을 볼 수 있는 환경이 잘 갖추어 졌더라도, 막상 UHD TV를 통해 시청할 수 있는 콘텐츠가 기존 HD 콘텐츠와 다를 바가 없다면, 화려하게 개막을 알렸던 UHD 방송 시대는 허상에 그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이에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상파 UHD 방송구역 확대에 맞추어 UHD 제작 저변 확대와 글로벌 시장진출 도약을 위해 총 70억원 규모의 예산으로 UHD 콘텐츠 제작 지원 및 해외 시장 진출 지원 사업을 수행하고 있다.

콘텐츠는 직접 체험해 보기 전에는 가치를 알기 어려운 경험재(經驗財)적 성격이 강하므로, 과거의 소비 경험이나 주변의 경험이 당해 콘텐츠 상품의 구매 또는 재구매에 상당한 영향을 준다. 이와 같은 점을 고려하면, UHD 콘텐츠는 기존 HD 콘텐츠와의 차별성을 뚜렷하게 보여줄 수 있는 방향, 즉 직접 경험하지 않고서는 말할 수 없는 감동을 선사할 수 있도록 제작되어야 할 것이다.

우리는 UHD 방송이 현실로 다가오는 그 기착점(旣着點)에 서 있다. 궁극의 시청경험을 통해 우리의 일상생활은 어떻게 변화할까, 또 어떤 상상력을 자극하여 새로운 미래를 열어 나갈 수 있을까. 앞으로 우리나라 지상파 UHD 방송이 활성화되기를 기대해 본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