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거대 기술주 복합악재에 휘청…코로나19 특수 뒤 규제 부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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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은숙 국제경제팀 팀장
입력 2021-05-31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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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몇 년간 미국 뉴욕증시의 대장주는 당연히 페이스북, 아마존, 애플, 넷플릭스, 구글 모회사 알파벳 등 이름바 FAANG 종목이라 불리는 기술주들이었다. 이외에도 마이크로소프트, 엔비디아 등 거대 기술 기업들은 사업 규모의 급격한 확장으로 투자자들을 끌어모았다. 그러나 이들 거대 기술기업들은 최근 연이은 악재에 고심하고 있다.

우선 미국 내 법인세 인상은 물론이고, 전세계적인 디지털세 부과 움직임이 가속화하고 있다. 독과점 문제도 골치다. 중국 정부뿐만 아니라 미국 내에서도 거대 기술기업들의 지나친 지배력에 대한 규제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사진=AP·연합뉴스]


◆디지털세 부과 움직임 빨라진다 

지난 28일(이하 현지시간) 기준 한 달간 거대 기술기업들의 주식은 대부분 시장보다 약세다. 지난 1개월간 스탠더드앤푸어스(S&P) 500 지수의 상승률은 0.55%를 기록했다. 이에 비해 아마존(-7.05%), 구글 알파벳(0.14%), 넷플릭스 (-2.08%), MS (-0.99%), 애플 (-5.21%)은 약세를 보였다. 페이스북은 같은 기간 1.12% 상승했다. 

골드만삭스는 지난 10일 보고서를 통해 거대 기술기업들이 맞닥뜨려야 할 위기들을 짚었다. 가장 큰 위협으로 꼽은 것은 세금이다. 바이든 정부는 법인세 인상을 추진하고 있다. 재정 지출 확대분을 보충하기 위해 올리는 법인세는 최대 28%까지 오를 수 있다. 거대 기술 기업들의 주가가 최근 5년간 급등한 배경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적극적인 법인세 인하 조치도 있다. 법인세가 인상될 경우 이들 기업의 순익은 기존의 종합전망보다 큰 폭으로 낮아질 수밖에 없다. 

자본이득에 대한 추가 과세를 피하기 위해 올해 후반에 고소득자들이 주식 매각에 나설 경우 주가는 더욱 하락할 수도 있다고 보았다. 이들 기업의 주가는 S&P 500 시총의 29%에 달한다. 때문에 이들 주가의 하락은 지수 전체에 엄청난 영향을 미치게 될 수 있다고 골드만삭스는 지적했다.

디지털세 역시 변수 중 하나다. 구글, 아마존, 페이스북 등 온라인·모바일 플랫폼 기업의 모국 디지털 매출에 법인세와는 별도로 부과하는 세금인 디지털세는 법인이나 서버 운영 여부와 관련 없이 이익이 아닌 매출이 생긴 지역에 세금을 내는 것이 특징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G20 포괄적 이행체계(IF)는 디지털세 최종 방안을 결정할 예정이다. 

이런 가운데 OECD의 앙헬 구리아 사무총장은 6월 혹은 7월에 디지털 과세 규정을 합의하게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미국 정부의 대응이 순조롭기 때문이다. 페이스북은 세계 최대 소셜네트워크를, 아마존은 전자상거래와 클라우드 플랫폼 1위 기업, 애플은 현재 스마트폰 1위를 차지하고 있다. 넷플릭스는 가장 큰 프리미엄 스트리밍 동영상 플랫폼을 보유하고 있고 구글이 가장 큰 온라인 검색엔진과 무료 스트리밍 동영상 사이트, 모바일 OS, 웹브라우저를 보유하고 있다. 

◆"과거의 수익이 미래를 보장하지는 않아" 

골드만삭스 소속의 데이비드 코스틴 분석가는 거대 기술기업들이 당면한 위험 요소 중 가장 근본적인 것으로 '규제'를 꼽았다. 골드만삭스는 "거대 기술기업들을 위협하는 가장 근본적인 위험 요소는 더욱 강해지는 규제다"라고 지적했다. 

미국 투자매체인 모틀리 풀 역시 "투자자들은 과거의 실적이 결코 미래의 이익을 보장하지 않는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면서 "넷플릭스를 제외한 이들 기업은 모두 현재 독점금지 위기에 직면해 있다"고 지적했다. 규제당국은 페이스북이 '가짜뉴스'를 퍼뜨리는 역할, 개인정보 활용, 소셜미디어 시장 지배력 등을 면밀히 검토하고 있다. 아마존의 전자 상거래 전략뿐만 아니라 애플과 구글의 높은 앱스토어 요금도 당국이 주목하는 부분이다. 

뿐만 아니라 새로운 경쟁자들이 끊임없이 등장하고 있으며, 이들이 빠른 속도로 시장점유율을 빼앗아 가고 있는 것도 주의해야 할 부분이다. 

높아지는 기준금리도 문제다. 저금리는 기술성장주 주가 상승을 받쳐준 뒷배였다. 그러나 최근 꿈틀거리고 있는 장기금리는 이들 기업의 향후 성장 이익에 타격을 줄 것으로 보인다. 골드만의 전략가들은 올해 말까지 10년물 금리가 1.9%까지 상승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이들 회사는 모두 단기적인 불확실성에 직면해 있지만, 핵심 사업이 앞으로 몇 년 동안 회복세를 유지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올해 두 자릿수 매출과 실적 성장률을 낼 수 있고, 다른 고성장 기술주에 비해서는 비교적 합리적 가치를 지녔다는 지적이 나온다고 모틀리 풀은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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