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솟는 유가] '美 한파'에 힘 얻은 상승 날갯짓…'60달러선' 언제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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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혜인 기자
입력 2021-02-18 0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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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최대 산유지 텍사스 정전사태, 유가 급등으로

  • 美 WTI, 17일 2.78% 급등…배럴당 61달러 넘어서

  • 런던 브렌트유도 계속 올라…배럴당 65달러 육박

13일(현지시간) 미국 텍사스주 미들랜드의 펌프 잭(pump jack). [사진=AP·연합뉴스]



미국 본토를 강타한 이상기후에 날개를 단 국제유가의 상승세가 이어질지에 관심이 쏠린다.

17일(이하 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의 3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전일 대비 1.67달러(2.78%) 급등한 배럴당 61.72달러를 기록했다. 런던 ICE 선물거래소의 4월 인도분 브렌트유는 0.99달러(1.56%) 오른 배럴당 64.34달러로 마감했다.

미국 텍사스주를 강타한 이례적인 한파는 유가 상승 동력으로 작용했다. 갑작스러운 한파와 폭설에 따른 정전사태로 텍사스주의 원유 및 정유 관련 시설이 대부분 문을 닫거나 가동 규모를 줄이면서 공급난이 초래됐기 때문이다.

S&P 글로벌 플래츠 애널리틱스는 이번 정전으로 텍사스에 최소 하루평균 260만 배럴 규모의 정유시설이 가동 중단한 것으로 집계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이번 사태로 텍사스주 원유 생산량을 일평균 400만 배럴이 줄었고, 가스 생산량도 2017년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기록적인 한파로 파이프 내부 액체가 얼어 시설 가동이 중단되면서 가스 생산에도 차질이 생긴 것이다.

폴 샌키 샌키 리서치 원유 애널리스트는 “현재 에너지 위기는 사람들이 알고 있는 것보다 훨씬 더 큰 상황”이라면서 “미국 역사상 최대 규모의 에너지 공급 정지”라고 지적했다.

이는 당분간 공급난이 이어져 유가 오름세가 계속된다는 의미로도 해석될 수 있다. 앞서 일부 분석가들은 유가 상승세가 이어져 내년에는 배럴당 80달러 또는 100달러 도달 가능성을 거론하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 주요 산유국이 그동안 줄였던 원유 생산량을 다시 회복시킬 것으로 보여 유가가 다시 추락할 거란 관측도 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날 소식통을 인용해 사우디아라비아가 앞서 줄였던 산유량을 다시 늘릴 것이라고 보도했다.

사우디는 석유수출국기구(OPEC) 등에서 합의한 산유량과 별개로 자체적으로 하루 100만 배럴 감산을 결정하고 이를 시행해왔다. 하지만 최근 유가가 계속해서 오르고 급기야 배럴당 60달러 선을 웃돌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회복한 것을 이유로 추가 감산 결정을 뒤집을 거란 의미다.

WSJ은 사우디가 내달 4일 개최 예정인 OPEC 회원국과 러시아가 포함된 OPEC+회의에서 자체 감산 계획 철회를 발표할 것으로 예상했다. 사우디의 당초 감산 계획은 3월이었기 때문에 생산량 조절은 4월 이후가 될 것으로 보인다.

WSJ은 특히 유가의 60달러 선 돌파가 미국 셰일오일 업계의 투자 규모를 확대하는 촉매제가 될 것으로 봤다.

WSJ은 “셰일오일 산업의 투자계획은 여전히 코로나19 이전 수준보다 낮다. 하지만 유가가 배럴당 50달러 중반 이상을 유지하면 미국의 최대 셰일오일 생산업자들이 원유 시추에 60억 달러(약 6조6324억원)를 재투자할 만큼 충분한 현금을 모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도 최근 단기 에너지 시장 전망 보고서를 통해 유가가 배럴당 50달러 이상을 유지하면 미국 원유 시추업체들이 올해 하반기에 셰일오일 생산을 다시 늘릴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다만 미국의 한파가 계속되고 텍사스주의 전력이 아직 복구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진 만큼 단기적으로 유가 상승세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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