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벅스 대항마' 루이싱커피, 中커피시장 삼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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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예지 기자
입력 2019-05-22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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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중 무역전쟁, '커피전쟁'으로 확대

  • 루이싱, 상장 직후 주가 하락...6.88%↓

  • 자금력·브랜드 경쟁력으로 스타벅스와 쟁탈전

"중국발 커피 프랜차이즈 혁명의 주인공인가, 중국 스타트업계에 만연한 거품의 상징인가."

최근 중국 토종 프랜차이즈 루이싱커피를 두고 하는 말이다. 7조원 규모의 중국 커피시장을 놓고 루이싱커피와 글로벌 체인을 거느린 '커피 황제' 스타벅스의 경쟁이 치열해질 조짐이다. 미·중 무역전쟁이 '커피전쟁'으로 확전되는 모습이다.

루이싱커피가 최근 미국 나스닥시장에서 화려한 데뷔전을 치르자 스타벅스를 뛰어넘고 중국 최대 커피 프랜차이즈로 자리매김할 것이라는 전망이 쏟아졌다. 하지만 시장 예상과 달리 루이싱커피는 상장 직후 주가가 하락세를 보이며 주춤거리는 모습을 보여 그간의 장밋빛 전망에 찬물을 끼얹었다.

◆관심 한몸에 받던 루이싱커피, 상장 직후 주가 '뚝'

루이싱커피는 2017년 6월 샤먼(廈門)에서 설립된 지 약 18개월 만인 지난 17일 미국 나스닥시장에 진출했다. 첫날 거래는 고무적이었다. 공모가(17달러) 대비 약 47% 급등한 25달러로 거래를 시작해 공모가 대비 약 20% 오른 20.38달러(약 2만4000원)를 기록했다. 장중에는 한때 상승폭이 50%에 달했다.

루이싱커피가 중국에서 스타벅스의 대항마로 부상하며 급성장하자 기업공개(IPO)에 대한 관심이 뜨겁게 달아올랐다. 이 결과 루이싱커피는 미국 주식예탁증서(ADR) 발행 규모를 당초 계획한 3000만주에서 3300만주로 늘렸다. 주당 17달러에 끌어들인 자금이 5억6000만 달러에 달한다. 올 들어 나스닥에서 아시아 기업이 벌인 IPO(기업공개)로는 역대 최대 규모다. 공모가 기준 시가총액은 42억 달러로 5조원이 넘는다. 지난해 말 자금조달 때 인정받은 22억 달러에서 5개월 만에 두 배 가까이 불어난 것이다.
 
시장의 기대에 힘입어 루이싱커피는 승승장구를 예고했지만, 주가는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21일 루이싱커피는 6.88% 하락하며 17.33달러에 장을 마쳤다. 루이싱커피의 기업가치는 40억3000만 달러로, 공모가 기준 42억 달러보다 4%가량 줄었다.
 

 

◆스타벅스 제치고 中 최대 커피체인 등극?

그럼에도 중국에서는 루이싱커피의 잠재력이 무궁무진하다며 스타벅스를 뛰어넘을 것이라는 긍정적인 전망이 지배적이라고 중국 대표 테크 전문매체 36커(36氪)가 보도했다. 루이싱커피가 전략 상품, 가격경쟁력, 브랜드 체험, 유동성 등 모든 분야에서 스타벅스와 겨룰 수 있는 유일한 토종 기업이라는 이유에서다.

또 루이싱커피는 든든한 자금력도 보유하고 있다. 그동안 중국과 싱가포르 국부펀드로부터 투자를 받았으며, 최근에는 세계 최대 사모펀드인 미국 블랙록에서 1억5000만 달러를 투자 받았다.

36커는 루이싱커피가 세를 급격히 불린 게 이 같은 자금력 덕분이라고 지적했다. 루이싱커피는 창업 7개월 만에 매장 수 809개를 돌파했고 지난 3월 말까지 중국 내 28개 도시에 2370개 직영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1999년 중국에 진출한 스타벅스가 2400개 매장을 여는 데 18년이라는 시간이 걸린 데 비하면 돋보이는 성장세다.

두 브랜드는 앞으로도 공격적인 매장 확대 경쟁을 벌일 전망이다. 매장 수가 곧 경쟁력이라는 판단에서다. 루이싱커피는 올해 모두 2500개 매장을 신규 개설해 스타벅스를 뛰어넘겠다는 포부를 밝혔고, 스타벅스는 오는 2023년까지 중국에서 6000개 매장을 새로 연다는 계획이다.

◆사업모델 확장성이 성공 여부 가를 듯

중국 경제일간지 매일경제신문(每日經濟新聞)은 업계 전문가들을 인용해, 루이싱커피는 향후 사업모델의 확장성에 따라 성공 여부가 가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루이싱커피의 사업 본질은 결국 플랫폼과 유통경로에 있다는 지적이다. 단골 고객을 대거 확보하고, 점포망을 극대화한 뒤 커피 외에 다양한 제품과 서비스를 판매해 커피를 매개로 하는 플랫폼으로 나아가는 게 스타벅스와 차별화를 꾀할 전략이 될 것이라는 조언이다.

또 시장에서는 중국 내 스타벅스 사업이 예전만 못해 루이싱커피가 충분히 스타벅스를 뛰어넘고 중국 최대 커피 프랜차이즈로 자리잡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실제로 지난해 3분기 중국 내 스타벅스 매출은 9년 만에 처음으로 감소했다. 앞서 스타벅스는 올해 중국 매출이 1~3% 증가하는 데 그칠 것이라고 예상한 바 있다. 역대 최악의 성장률을 예상한 셈이다.
 
하지만 루이싱커피가 중국 커피 시장을 장악하기 위해서는 △건전하지 못한 재무구조 △무리한 자금 조달 방식 △맹목적인 확장과 같은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중국 매일경제신문은 꼬집었다.

현재까지 루이싱커피는 한 번도 영업이익을 올린 적이 없다. 루이싱커피의 지난해 매출은 8억4100만 위안에 달하지만 16억1900만 위안의 적자를 냈다. 올해 1분기에도 매출 4억8750만 위안, 적자 5억5180만 위안을 기록했다. 또 루이싱커피는 지난해 6월, 12월 두 차례에 걸쳐 모두 4억 달러 규모의 자금을 조달했고, 지난달에는 매장 내 커피머신, 그라인더 등 설비 담보를 통해 거액의 자금 확보에 나서기도 했다.

첸즈야(錢治亞) 루이싱커피 최고경영자(CEO)는 적자가 계속되더라도 잠재력이 큰 중국 커피시장을 독점하기 위해 사업을 꾸준히 확장할 계획이다. 지난해 7억6000만 위안에 달한 매출을 2021년 185억 위안으로 25배 가까이 끌어올릴 것이라고 자신했다.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중국 커피시장 규모는 지난해 58억 달러로, 2014년 27억 달러에서 2배 넘게 커졌다. 중국인의 1인당 연간 커피 소비량은 5~6잔 정도에 그친다. 베이징, 상하이, 광저우 등 1선 도시만 봐도 연간 20잔 수준이다. 같은 아시아권 국가인 일본(200잔), 한국(140잔)에 비하면 현저히 적다. 중국 커피시장 잠재력이 그만큼 크다는 의미다.

중국 매일경제신문은 2020년이 되면 중국 커피 소비 규모가 3000억 위안(약 432억 달러)에 달하고, 2025년이 되면 무려 1조 위안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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