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광이 뽑은 별별 명장면] '너의 결혼식' 장례식장신이 아쉬운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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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송희 기자
입력 2018-09-10 0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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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너의 결혼식에 '우연'역을 열연한 배우 김영광이 10일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진행한 아주경제와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배우가 기억하는 작품 속 최고의 명장면은 무엇일까? 배우의 입장, 관객의 입장에서 고른 명장면을 씹고, 뜯고, 맛본다. ‘별별 명장면’은 배우가 기억하는 장면 속 특별한 에피소드와 의미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는 코너다. 98번째 주인공은 영화 ‘너의 결혼식’(감독 이석근)이다.

영화는 3초의 운명을 믿는 ‘승희’(박보영 분)와 승희만이 운명인 ‘우연’(김영광 분), 좀처럼 타이밍 안 맞는 그들의 다사다난 첫사랑 연대기를 그린 작품. 고등학생 시절 첫 만남을 시작으로 대학생, 취준생, 사회 초년생에 이르기까지 풋풋함과 설렘, 아련함을 오가는 다채로운 감정의 첫사랑 연대기를 그려냈다.

극 중 김영광은 14년 간 승희를 사랑한 우연 역을 맡아 첫사랑을 시작하는 소년부터 취업준비로 고달픈 20대, 사랑의 부재와 직장생활에 익숙해진 30대까지 폭 넓은 연기력을 선보였다.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은 장례식장 신이에요. 승희와 우연의 확실한 입장차이를 느낄 수 있었던 장면이었죠. 처음에는 저도 우연의 마음으로 승희에게 다가갈 수 없었는데 (박)보영 씨가 승희에 대한 심경을 자세하게 설명해줘서 더 풍부하고 성숙하게 표현할 수 있었어요.”

[사진=영화 '너의 결혼식' 스틸컷]


김영광이 언급한 장례식장 신은 승희와 우연이 헤어지게 된 결정적 원인이다. 우연은 긴 짝사랑 끝에 가까스로 승희와 만나게 되지만 동시에 꿈과 멀어진다. 위험에 처한 승희를 구하던 중 큰 부상을 당해 임용고시에서 떨어지게 된 것. 우연은 오랜 취업 준비로 지쳐가고 승희와 조금씩 멀어지기 시작한다.

그러던 중 승희의 아버지가 갑작스레 세상을 떠나고, 우연은 그를 위로하기 위해 장례식장을 찾는다. 친구들과 함께 담배를 태우던 우연은 “만약 승희를 만나지 않았다면 어땠을까?”하는 마음에도 없는 말을 입 밖으로 꺼내고, 승희는 이를 엿듣고 큰 충격에 빠진다.

“저는 우연이 정말 실수로 마음에도 없는 말을 했다고 생각해요. 삶이 너무 힘들고 지치니까 이런 저런 투정을 하면서 말이 헛 나온 거죠. 그런데 승희는 ‘말이 아니라 그런 생각이 문제’라고 해요. 이 장면을 찍기 전에 감독님, 보영 씨와 한참을 토론했어요. 각자의 입장이 확실했고 그런 부분을 인지하고 연기해야 두 사람의 관계가 성숙하게 보일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확실히 보영 씨가 승희의 마음을 이야기 해준 게 많은 도움이 되었죠. 그리고 개인적으로는 너무, 너무 아쉬운 마음도 들었어요. ‘아, 그 말만 안 했어도 너의 결혼식이 아닌 나의 결혼식이 되는 건데’하고. 하하하.”

김영광은 영화 ‘피 끓는 청춘’ 이후 약 4년 만에 재회하게 된 박보영에 대해 “나를 진짜 우연으로 만들어주었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피 끓는 청춘’ 이후 따로 연락하거나 만나지 않았는데도 금방 가까워지고 친해질 수 있었어요. 보영 씨는 연기도 너무 잘하지만 상대방을 배려하는 것이 몸에 배어있거든요. 저를 편안하게 대해주고 더 우연스러울 수 있도록 도와줘요. 보영 씨 덕분에 제가 ‘진짜’ 우연일 수 있었죠.”

한편 ‘너의 결혼식’은 지난 달 22일 개봉, 누적관객수 220만 495명을 돌파하며 올 여름 유일한 로맨스 영화로 사랑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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