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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포커스] '1978년생 증권거래세' 이젠 바꿔야

최신형 기자입력 : 2018-06-15 07:44수정 : 2018-06-15 15:22

사진은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아주경제 최신형 기자]


반세기 가까이 손을 안 댄 세율이 있다. 증권거래세율이다. 박정희 정부는 1978년 증권거래세법을 만들었다. 4차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이 한창일 때다. 이후 8개월 만에 물러난 최규하 전 대통령을 포함해 대통령만 9차례 바뀌었다. 입법부도 9대에서 20대 국회까지 달려왔다.

현행 증권거래세법은 상장주식을 장외에서 팔거나 비상장주식을 매도할 때 0.5%를 세금으로 뗀다. 코스피나 코스닥 주식을 장내에서 팔아도 0.3%를 부과한다. 이런 세율은 40년 전에도 똑같았다.

증권거래세는 가장 기본적인 조세 원칙인 국민개세주의(소득이 있는 곳에 세금이 있다)에 어긋난다. 손해를 보고 주식을 팔아도 세금을 내야 한다. 이득을 얻어도 마찬가지로 이중과세 논란에 부딪힌다. 정부는 일정 규모 이상으로 주식을 거래할 때 양도차익에 세금을 물린다.

증권거래세를 도입할 당시에는 금융실명제가 없었다. 당연히 소득이 누구에게 돌아가는지 파악하기 어려웠다. 일괄적으로 증권거래세를 물릴 수밖에 없었던 이유다. 지금은 다르다. 누가 주식을 팔아 얼마를 벌었는지 금세 알 수 있다.

지금까지 증권거래세를 없애거나 세율을 조정하려는 움직임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올해 3월에는 김철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증권거래세율을 0.1%로 낮추는 증권거래세법 개정안을 발의하기도 했다.

물론 증권가는 반겼다. 딱 거기까지였다. 상반기 내내 국회는 지방선거만 챙기느라 개점휴업 상태였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는 한 차례도 증권거래세법 개정안을 논의하지 않았다. 이러는 사이 주무부처인 기획재정부는 세수 감소에 대한 우려를 국회에 전달했다. 정부는 2017년 증권거래세로 6조3000억원 가까이 걷었다. 3년 만에 27%가량 늘어난 액수다. 정부는 세율을 0.3%에서 0.1%로 낮추면 세수도 이만큼 줄어들 것이라고 본다.

당연히 기재부는 세수 감소를 우려할 수 있다. 그런데 우리 주식시장을 저평가하는 이유에는 증권거래세도 있다. 해외에서는 아예 세금을 물리지 않거나 크게 낮추는 추세다. 미국은 거래세를 받지 않는다. 대만은 얼마 전 세율을 0.3%에서 0.15%로 내렸다. 중국도 0.1%밖에 안 된다. 이런 식으로 국내외 투자자를 유인해 과세 대상을 확대할 수도 있다는 얘기다.

과세 근거가 부당한 세금은 바로잡아야 한다. 더욱이 더 많은 투자자를 끌어들일 수 있다면 고민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문재인 정부와 집권당인 더불어민주당은 6·13 지방선거를 압승으로 통과했다. 정부와 민주당은 이런 결과에 자만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승자가 으레 꺼내는 말이 아니라면 경제와 민생부터 챙겨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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