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JU★이슈]슈츠VS미스트리스, 해외 리메이크원작을 대하는 같은 듯 다른 자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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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윤정 기자
입력 2018-05-09 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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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몬스터유니온, 초록뱀미디어]

 
드라마 '슈츠'와 '미스트리스'가 해외원작을 리메이크한 다른 방식이 화제다. 두 작품 모두 원작이 있지만 슈츠는 한국식 정서에 맞게 교과서적으로 바꾸었고 미스트리스는 최대한 자극적인 장면을 살렸다.

드라마의 재미를 높이고 시청자들을 끌어들이는 데 성공한 드라마는 과연 어느쪽일까?

리메이크 작품들이 쏟아지는 중이다. KBS2 수목 미니시리즈 ‘슈츠’(극본 김정민, 연출 김진우)와 OCN 토일 미니시리즈 ‘미스트리스’(극본 고정운, 연출 한지승)를 비롯해 하반기 방영 예정인 MBC ‘루터’, ‘감사역 노자키’, tvN ‘하늘에서 내리는 1억개의 별’, OCN ‘라이프 온 마스’, 방송사 미정 ‘최고의 이혼’ 등 안방극장에 리메이크 작품들 홍수다. 리메이크는 인정받은 소재나 설정을 사용하고, 원작의 팬까지 잡는다는 장점에서 선호된다. 

리메이크의 관건은 각색이다. 그동안 일본 드라마 리메이크가 사랑받았던 이유는 상대적으로 정서적 괴리가 크지 않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지난 3월 종영한 tvN ‘마더’는 일본 NTV 동명 드라마를 원작으로 했다. 11부작인 원작을 16부작으로 확장시켰지만 원작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다양한 형태의 모성애를 소재로 한 원작 자체가 국내 시청자에게 와 닿았기 때문.
 
그러나 영미권 드라마는 정서적 차이가 크다. 최근 방영 중인 ‘슈츠’와 ‘미스트리스’ 둘 다 영미권 드라마를 원작으로 한다. 영미권 드라마와 국내 드라마는 정서, 문화적인 차이가 커서 원작과의 괴리가 큰 편이다. 

우선 ‘슈츠’의 원작 주인공은 마약을 즐긴다. 인물의 특성을 보여주는 설정 중 하나다. ‘슈츠’의 원작 1화와 국내판 1화의 흐름이 거의 흡사함에도 이 대목에선 큰 차이가 있었다. 국내판 ‘미스트리스’ 속 반복해 등장하는 베드신에 대해 일부 시청자는 거부감을 드러냈다. 
 
한국 버전은 이런 자극적인 내용을 삭제했다. 그 대신 국내 지상파 드라마에 익숙한 구조인 악한 재벌가가 두 주인공과 대립 구도를 형성한다. 마약까지 손대던 로스는 반듯하고 정의로운 고연우(박형식)로 탈바꿈한다. 온갖 여성과 잠자리를 갖던 스펙터도 반듯한 최강석(장동건)으로 바뀌었다. 직장 내 상하 관계도 기존 한국 드라마 정서를 유지했다.
 
건전하게 바뀐 드라마의 틀에서 갈등구조는 ‘가족’과 ‘권선징악’이 대신한다. 슈츠 제작진은 “주인공 고연우가 마약을 흡입하는 장면은 빼는 대신 한국 시청자들이 공감할 만한 법률 설정과 가족 코드는 강화했다”고 설명한다. 원작에도 나온 설정이지만 고연우는 할머니 병원비를 마련해야 하는 ‘삶의 무게’를 지고 있음을 유독 강조한다. 한 평론가는 “지상파 드라마다 보니 국내 방송심의 규정을 많이 고려한 것 같다”고 해석했다.
 
반면 ‘미스트리스’는 원작의 자극적인 요소를 그대로 가져왔다. 미스트리스는 2008년 방영한 영국 BBC 드라마가 원작이다. 제각각 위기에 놓인 30대 여성 4명의 삶과 일, 사랑과 우정을 그린다. 지난달 28, 29일 방송한 1, 2화는 청소년관람불가 등급으로 불륜·살인 등 파격적인 스토리를 담았다.

대담한 연출도 화제다. 그러나 '미스터리 관능 스릴러'를 표방하며 첫 회부터 19세 이상 시청가에 맞는 과감한 연출과 파격적인 장면을 보여줬지만, 극 중 네 여자의 이야기가 구심점 없이 나열돼 산만하다는 지적을 받는다. 계속 궁금증을 유발한다는 긍정적인 평가도 있지만, 내용이 어렵고 복선이 쏟아져 집중하기 어렵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한지승 감독은 “무조건 세게 가보자 생각했다”며 “선정적인 부분도 (시청자들이) 동의할 수 있는 전개”라고 설명했다.
 
'미스트리스'는 비교적 심의 규정이 유연한 케이블채널의 이점을 최대한 살려 원작의 미스터리하고 자극적인 요소를 그대로 옮겨와 재현하려고 노력했다. 시청률만 보면 0.8%로 아쉬운 편이지만 화제성은 높다. 
 
지난 8일 CJ E&M과 닐슨코리아의 4월 넷째 주(23∼29일) 콘텐츠영향력지수(CPI·하단 용어설명 참조) 집계에서 '슈츠'와 '미스트리스'가 1·2위로 신규 진입한 것이 두 드라마의 화제성을 입증한다. 
 
'슈츠'는 CPI 지수 265.8, '미스트리스'는 232.5를 기록했다. CPI 집계에서는 나란히 1·2위를 차지했지만, 시청률은 큰 차이를 보였다.
 
'슈츠'는 주인공 최강식 역을 맡은 장동건과 고연우를 연기하는 박형식의 '브로맨스'에 힘입어 시청률 10%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지난 3일 방송된 슈츠 4회는 시청률 9.7%를 기록하며 수목드라마 중 1위였다.

그러나 '미스트리스'는 시청률이 0.8%(지난 6일 방송)에 머물며 고전 중이다.
 
한편 CPI 지수란 KBS, MBC, SBS 등 지상파 방송 3사와 CJ E&M 6개 채널(tvN·Mnet·OCN·온스타일·OtvN·올리브)에서 프라임 시간대 방송되는 드라마, 연예·오락, 음악, 인포테인먼트 프로그램을 대상으로 인기도를 파악할 수 있는 지표다.
 
CPI 지수는 주간 단위로 프로그램 관련 온라인 뉴스 구독자 수(주요 포털 등재 언론사 기준), 프로그램 직접 검색자수(국내 주요 포털 6개사), 소셜미디어 버즈량(블로그·게시판·SNS 전수조사) 등 3가지 실측 데이터를 200점 기준 표준점수로 환산해 산출한다.

최후에 화제성과 시청률에서 웃을 드라마는 어느 쪽일까? '슈츠'와 '미스트리스'의 같은 듯 다른 드라마 접근방식이 중반을 지나 종방까지 시청자들의 눈과 귀를 붙잡아둘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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