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캐릭터 활용 ‘일본을 배워라’… 방송출연에 ‘드럼 연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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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성모 기자
입력 2018-04-11 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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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동영상 공유 사이트인 유튜브에서는 아오모리현 캐릭터 ‘냥고스타’가 화제가 됐다. 비틀즈의 드러머인 링고스타의 이름에서 따온 냥고스타는 일본의 한 방송에서 비쥬얼 록 밴드 엑스재팬(X-JAPAN)의 음악에 맞춰 드럼을 연주하면서 주목을 끌었다.

방송에서는 트윈페달을 밟으며 빠른 비트에 맞춰 자연스럽게 드럼을 연주하는 캐릭터에 모두들 경악하는 모습이었고, 심지어 엑스재팬의 리더이자 드러머인 요시키 앞에서 직접 드럼연주를 선보이면서 모두를 폭소케 했다. 현재도 냥고스타는 활발한 라이브연주와 방송 출연 등으로 아오모리현의 대표 상품인 사과를 알리고 있다.

◆일본은 지역캐릭터 열전 중
지난해 한국콘텐츠진흥원 일본 비즈니스센터가 발표한 ‘일본 콘텐츠산업동향’에 따르면 일본에서는 지역 홍보를 위해 약 4000여개의 ‘유루캬라’가 활동 중이다. 유루캬라는 한가롭고 느긋한 이미지로 일상에 지친 도시 사람들을 지방으로 끌어들이는 역할을 맡은 ‘지역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마스코트 캐릭터’다.

일본에서는 유루캬라 캐릭터가 식품이나 의류, 장식품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되고 있다. 일부 상품들은 해외로 수출이 이뤄지고 있고, 지역 축제에서 적극 활용돼 관광객들을 끌어모으는 효과로 이어지고 있다.

실제 2010년 시가현 히코네시(滋賀県彦根市)에서 열린 유루캬라 축제는 약 4억3000만엔의 경제적 효과를 이끌어 냈고, 2012년 사이타마현 하뉴시(埼玉県羽生市)에서 열린 축제에서는 약 30만명의 관객이 방문했다.
 

쿠마몬 이미지. [사진=인터넷]


일본에서 가장 성공적인 유루캬라로 뽑히는 ‘쿠마몬’은 2013년 기준 관련 상품 매출액이 1조원을 돌파하면서 지역의 광고뿐만 아니라 재정확보에도 기여하고 있다.

구마모토현(熊本県)의 쿠마몬은 ‘구마(熊)'라는 곰을 의미하는 일본어와 ‘몬(もん)’이라는 사람을 의미하는 일본어의 합성어로 지역명을 활용한 캐릭터다. 지역 특산물인 감귤 주스에 쿠마몬 캐릭터를 사용한 이후 매출이 30%나 증가했고, 구마모토현을 찾는 관광객 수도 50% 가까이 증가하는 효과를 창출했다.

◆우리나라 지역 캐릭터 산업은 ‘글쎄’
일본 내 지방자치단체들이 지역 캐릭터를 적극 활용하고 있지만 한국은 걸음마 수준이다.

2015년 발표된 ‘지자체 캐릭터의 OSMU 활용방안 보고서’를 살펴보면 전국 지방자치단체 245개 중 캐릭터를 보유한 지자체가 81%인 198개에 달한다. 하지만 우리가 알고 있는 캐릭터는 손에 꼽는 수준이다. 나아가 우리 지역을 대표하는 캐릭터에 대한 질문을 던질 경우 ‘알지 못한다’는 답변은 대다수다.
 

고양고양이 캐릭터(가운데). [사진=고양시 페이스북]


이는 캐릭터를 만들기만 했을 뿐 시민들과 만날 수 있는 접점이 많지 않기 때문이다. 성공한 지역 캐릭터인 고양시의 ‘고양고양이’는 지역을 대표하는 캐릭터로 택시와 야구단, 어린이 박물관에 마스코트로 배치돼 지역주민 및 관광객들의 호감도를 키워 대표적인 지역 캐릭터로 이름을 알리고 있다.

윤홍근 CBS 마케팅 본부장은 “지자체 캐릭터 활용이 부족한 것은 브랜드 담당자 대부분이 직무순환에 따라 2~3년마다 교체되기 일쑤여서 전문성을 축적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기 때문”이라며 “개발부서와 관리부서가 달라 캐릭터의 특성과 파워를 살리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민관합동으로 브랜드 마케팅 자문단을 구성하고, 디자인 전문가를 활용하거나 캐릭터를 관리하는 관리위원회 설치, 일관성 있는 브랜드 관리 등이 필요하다”면서 “우리나라도 일본의 유루캬라 그랑프리 대회를 벤치마킹하여 지자체 우수 캐릭터 선발대회를 개최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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