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美국무장관 전격교체에도 외교 일정 '속행'… 강경화 15일 방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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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은주 기자
입력 2018-03-15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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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경화 외교부 장관[사진=연합뉴스]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의 경질 소식이 전해진 14일, 우리 정부는 미국 내 인사 교체에도 불구, 남북-북·미 대화 준비를 차질없이 예정대로 진행해 나간다는 입장이다.

외교부 당국자는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15일부터 미국 워싱턴DC를 방문, 16일 한·미 외교장관회담에 참석할 것으로 보인다"며 "회담에는 존 설리번 국무장관 대행이 참석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당국자는 "한·미 간 북핵·동맹·경제 통상 등 중요한 현안이 있는 현 상황에서 미국 내 인사 교체에도 불구, 한·미 외교당국 간 긴밀한 소통을 통해 강력한 공조를 유지한다는 인식을 한·미가 공유했다"고 설명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3일(현지시간) 트위터를 통해 틸러슨 국무장관을 경질하고, 후임자로 마이크 폼페이오 중앙정보국(CIA) 국장을 기용한다고 밝혔다.

해임이 발표된 당일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도 국무부 청사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존 설리번 부장관에게 권한을 위임하고 오는 31일 퇴임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설리번 부장관이 장관대행 역할을 맡아 강 장관과의 회담 등 주요 일정을 소화하게 됐다.

처음 미국 내 인사 교체 소식이 전해지자 우리 외교가 안팎에서는 오는 5월로 예정된 북·미대화에 미칠 영향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하지만 정부는 이를 의식한 듯 발빠르게 입장을 내놨다.

14일 청와대는 폼페이오 지명자에 대해 "나쁠 것이 없고 환영할 일"이라는 반응을 내놨고, 외교부 역시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우리 측 북핵 6자회담 수석대표인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도 이날 오전 예정대로 미국행 비행기에 올랐다. 출국에 앞서 이 본부장은 남북-북·미 정상회담 관련 실무조율을 위해 이번에 미국을 방문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부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과 대북 정책에서 뜻을 같이하는 인사가 내정된 만큼 소통이 원활하게 진행돼 북·미정상회담이 큰 차질을 빚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외교부 당국자는 이번 인사와 관련, 외교부가 사전에 인지했는지에 대해 "(미국이) 우리 정부와 협의해서 결정할 사안은 아니다"라며 틸러슨 장관의 경질 소식에 대한 의미 부여를 애써 외면했다.

아울러 이 당국자는 "한·미 간에는 정상을 비롯해 각급 및 NSC, 외교, 국방 당국 등이 다방면에서 중층적으로 긴밀히 소통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신임 외교장관 지명자인 폼페이오는 군인 출신으로, 그동안 꾸준히 미·북 정상회담 성사 과정에 관여한 대북 전문가다. 틸러슨 장관이 '대화론자'라면 폼페이오 내정자는 대표적인 '매파' 인사로 꼽힌다.

'대북 강경파'인 그가 미국 외교의 방향키를 잡게 되면서 예상 외의 기대가 쏟아지고 있다. 그동안 트럼프 대통령과 삐걱대던 틸러슨 장관에 비해 손뼉이 잘 맞을 수 있다는 긍정적 평가도 잇따른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 교수는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정상회담을 한다고 결단 내린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뜻과 의지를 가장 잘 아는 품페이오가 내정됐다는 건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신범철 국립외교원 교수도 "폼페이오 지명자는 트럼프 대통령과 항상 궤를 같이하고 입장을 같이해왔기 때문에 북·미정상회담을 이끌어내는 작용을 할 것"이라며 긍정적인 평가를 내놨다.

다만 신 교수는 "(폼페이오 내정자가 핸들을 잡은 만큼) 북·미정상회담 성사가 안되고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미국 대북정책의 강도가 훨씬 높아질 수 있다"는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한편 최근 뉴욕타임스가 갑작스러운 국무장관 교체로 북·미가 비밀 대화를 요구하자 문재인 대통령이 백악관에 항의전화를 했다고 보도한 것과 관련, 청와대는 "사실이 아니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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