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단일팀 숨은 공신…스포츠정치의 '달인' 토마스 바흐 IOC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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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지연 기자
입력 2018-02-23 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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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분단·통일 경험 독일(서독)에서 나고 자란 최초 금메달리스트 IOC 위원장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 [사진 = 구글이미지 ]
 

토마스 바흐는 제9대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으로 IOC 역사상 최초의 금메달리스트 출신 위원장이다.

1953년 독일 바이에른주 뷔르츠부르크에서 태어나 1976년 몬트리올 하계올림픽에서 펜싱 남자 플뢰레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수상하면서 화려하게 등장했다. 이후 1976년부터 1979년까지 세계펜싱선수권대회 남자 플뢰레 단체전에서 세계챔피언 자리를 차지한 정통 스포츠맨이다.

그는 뷔르츠부르크 대학에서 법과 정치학을 전공한 뒤 법학박사 학위를 받아 변호사가 됐다. 1991년에는 IOC 위원으로 선출돼 1996년부터 2000년까지 IOC 집행위원, 2000년부터 2013년까지 IOC 부위원장 등 요직을 거쳤다. 이후 2013년 9월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열린 IOC총회에서 독일인 최초로 IOC 위원장이 됐다.

서독 출신인 토마스 바흐 위원장은 개인적으로 분단국가의 아픔도, 통일도 겪었다. 이런 개인적 경험 덕분에 평창동계올림픽의 북한 참가를 이끌어내는데 조력자로 활약할 수 있었다는 후문이다. 특히 남북 단일팀 첫 제안은 IOC에서 먼저 이뤄졌는데, 토마스 바흐 위원장의 실행 의지가 적극적이었다.

그는 북한의 평창동계올림픽 참가 최종 승인을 앞두고 “올림픽 최초로 대한민국과 북한이 ‘스포츠’라는 이름으로 하나로 합치게 됐다”며 “많은 차이에도 불구하고 인류가 상호존중과 이해를 다진다면 어떻게 공존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개막식 직전에는 "평창동계올림픽 개회식에서 한반도기를 들고 남북 선수들이 공동입장하는 장면이 가장 감동적일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평창동계올림픽의 인기 마스코트인 ‘수호랑’과 ‘반다비’를 지켜낸 일화도 유명하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평창동계올림픽 마스코트를 진돗개로 바꾸고자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당시 평창올림픽 조직위원장)에게 요청했는데 토마스 바흐 위원장이 일언지하에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의 UN급 정치행보에 대한 비판적인 시각도 많다. IOC가 출전 선수들에게는 히스테리에 가까울 정도로 정치적 표현에 대해 엄격한 잣대를 적용하면서 정작 조직 자체는 지나치게 정치적이라는 지적이다. 올림픽 성공에 도움이 된다면 각국의 정치적인 사안을 서슴없이 끌어들여 흥행카드로 쓴다는 비난도 있다.

실제 IOC는 미국 여자 아이스하키 대표팀 선수 헬멧에 새겨진 자유의 여신상 그림이 ‘정치적 상징 사용을 금지한 IOC 규정을 위반한다’며 사용을 불허했다. IOC는 한국 남자 아이스하키 대표팀 선수의 헬멧 사용도 불허했다. 헬멧에 그려진  ‘이순신 장군’이 올림픽 헌장에 위배된다는 논리다. 2012년 런던올림픽 때는 일본과 3·4위전을 치른 한국 축구대표팀 선수가 ‘독도는 우리땅’이라는 표어를 들었다가 IOC의 제재를 받기도 했다. 

사실 IOC의 '정치적 표현 금지' 조항에 대한 해석은 애매한 측면이 많다. 때문에 최근 일부 극우 네티즌들은 한국 쇼트트랙 김아랑 선수가 헬멧에 단 '세월호 추모' 리본이 올림픽 헌장을 위반했다며 IOC에 제소하는 해프닝을 벌였다. IOC는 2014년 세월호 참사 공식 추모행사를 가진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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