뚜렷해진 중국-인도 경쟁구도…아세안 두고 신경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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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차이나 정혜인 기자
입력 2018-02-0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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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도, '공화국의 날' 행사서 '항해의 자유' 거듭 강조…中 언론 "인도에 관심없다"

  • 무역시장서도 신경전…印, 중국산 태양광 패널에 70% 관세 부과

지난달 25일(현지시간) 인도 뉴델리의 대통령궁 앞에서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운데)가 아세안(동남아시아국가연합) 10개국 정상들과 함께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연합뉴스]

 
세계 경제 회복의 견인차 역할을 하는 동남아국가연합(ASEN·아세안)을 두고 중국과 인도와의 경쟁구도가 더욱 뚜렷해졌다.

싱가포르·태국·필리핀·말레이시아·인도네시아·베트남·미얀마·캄보디아·라오스·브루나이 등 10개 회원국으로 구성된 아세안은 경제규모 2조6000억 달러(약 2700조원)로 아시아 신흥시장으로 부상했다.

중국은 동남아 지역을 일대일로(一帶一路, 육·해상 실크로드) 정책의 전략적 거점지로 설정하고, ‘차이나머니’를 앞세워 아세안 국가들로부터 환심을 사기 위해 부단히 노력한다. 

반면 인도는 아세안 회원국과 해양 안보 대응 방안을 마련하는 등 태평양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강조하며 아세안에서 중국의 영향력이 확대되는 것을 견제하고 있다. 중국이 동남아 국가와 남중국에서 영유권 분쟁을 겪고 있다는 취약점을 이용해 동남아 국가의 환심을 사고 있는 것이다. 

아세안 회원국과의 끈끈한 관계를 유지하려는 인도의 움직임은 지난달 인도 뉴델리에서 열린 인도-아세안 정상회의에서 두드러졌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인도 헌법 제정일 ‘공화국의 날’ 60주년 기념행사에 아세안 10개국 정상들을 국빈 초청했다. 연례적으로 인도는 ‘공화국의 날’ 행사에 외국 정상급 인사를 주빈으로 초청하는데, 10개국 정상을 한꺼번에 초청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만큼 현재 인도가 중국을 신경 쓰면서 아세안 회원국에 공을 들이고 있다는 것으로 분석된다.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 응우옌 쑤언 푹 베트남 총리, 아웅산 수치 미얀마 국가자문역,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 등 아세안 10개국 정상들은 지난달 26일 뉴델리에서 열린 ‘공화국의 날’ 기념 퍼레이드를 모디 총리와 함께 관람석에서 지켜봤다.

퍼레이드 전날에는 모디 총리와 아세안 정상들이 ‘공통된 가치, 공동 운명체’라는 주제로 정상회담을 했다. 회담에서 모디 총리는 ‘항해의 자유’를 거듭 강조하고, 인도-아세안의 중점 협력 분야는 '해상 협력'이라고 밝혔다.

‘항해의 자유’는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미국 주도로 일본·인도·호주 등에서 펼치는 해상 작전이다. 모디 총리의 발언은 아세안 10개국과 해양 분쟁의 문제를 겪는 중국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정상회담에서 아세안 정상들은 인도-태평양 지역의 평화·안정·번영을 위해 인도가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전하며 인도와 지속적으로 함께 하길 희망했다. 

아세안 국가들은 경제적으로 중국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지만 영토 분쟁에 대해선 인도를 통한 ‘중국 견제’를 원하고 있고, 인도는 이를 충족시키며 영향력을 키우고 있다. 

‘인도의 아세안 영향력 확대', '인도의 중국 견제’ 등의 언론보도가 이어지자 중국은 불편한 심기를 내비쳤다. 
 

지난 2014년 9월 18일 인도를 방문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왼쪽)이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의 정상회담을 마친 뒤 열린 기자회견에서 굳은 표정을 하고 있다.[AP연합뉴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의 영문자매지 글로벌타임스는 “중국과 인도 간 국경 분쟁이 존재하지만 중국 안보에 실질적인 위협은 주지않는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인도의 국내총생산(GDP) 수준은 중국의 25%에 불과하고, 아세안과의 교역규모도 중국이 6배나 많다"며 “중국은 인도에 별로 관심이 없다”고 지적했다.

중국과 인도의 신경전은 무역시장에서도 나타났다.  

인도는 앞서 자국 태양광 산업 보호를 위해 태양광 설립 최대 수입국인 중국의 태양광 패널에 200일간 70%의 관세를 부과했다. 중국 상무부도 지난달 23일 인도와 일본에서 수입된 다이클로로벤젠에 대한 반덤핑 조사 실시 계획을 발표했다. 

양국 간 국경 분쟁의 재발 조짐도 포착됐다. 미국 정보분석업체 스트랫포는 최근 위성사진을 통해 둥랑(洞朗·인도명 도카라) 주변 중국과 인도의 공군기지에 전투기, 미사일 등 무기가 대거 배치된 모습이 포착됐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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