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명처럼 온 평창 티켓...누구도 대신 할 수 없는 노선영의 선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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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성민 기자
입력 2018-01-26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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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소치올림픽 때 스피드 스케이팅 3000m 경기에 출전한 노선영. 사진=연합뉴스 제공 ]

산산이 조각 난줄 알았던 꿈이 운명처럼 다시 다가왔다. 2018 평창동계올림픽 출전 여부와 관련한 노선영(콜핑팀)의 결정만이 남았다.

빙상연맹은 26일 “금일 오전 국제빙상경기연맹(ISU)으로부터 노선영이 여자 스피드스케이팅 1500m 쿼터를 받게 됐다는 통보를 받았다 개인전 출전 자격을 얻음에 따라 1500m와 팀추월에 모두 출전할 수 있는 자격을 회복했다”고 밝혔다.

하루 전까지만 해도 노선영은 평창동계올림픽에 출전할 수 없었다. 대한빙상경기연맹의 행정착오 때문이다. 노선영은 팀 추월에 나서려면 개인종목 출전권을 반드시 확보해야 한다는 규정을 제대로 해석하지 못한 빙상연맹의 행정착오 때문에 평창올림픽 출전이 불가능했다.

하지만 국가적인 도핑이라는 비상식적인 일이 뜻밖의 변수를 만들었다. 러시아올림픽위원회(ROC)는 26일 '러시아 출신 올림픽 선수'(OAR·Olympic Athletes from Russia)라는 이름을 달고 개인 자격으로 평창올림픽에 출전할 169명을 발표했다. 러시아는 당초 여자 스피드스케이팅 1500m 종목에 예카테리나 시코바, 율리야 스코코바, 나탈리아 보로니나 등 3명이 출전권을 따냈는데, 나탈리아만 평창올림픽 출전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예비 2순위였던 노선영이 1500m 마지막 티켓을 극적으로 잡게 됨에 따라 김보름(강원도청), 박지우(한국체대)와 함께 팀을 이루는 팀 추월 출전권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노선영의 평창동계올림픽 출전 여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최근 악몽 같은 하루하루를 보낸 노선영에게는 생각을 정리할 시간이 필요하다.

그는 지쳤다. 노선영은 지난 25일 개인 SNS를 통해 “4년 전 연맹은 메달 후보였던 동생의 통증 호소를 외면한 채 올림픽 메달 만들기에 급급했다. 현재 메달 후보가 아닌 나를 위해선 그 어떤 노력이나 도움을 주지 않는다”며 “나는 더 이상 국가대표라는 사실이 자랑스럽지 않고 국가를 위해 뛰고 싶지도 않다. 빙상연맹은 우리 가족의 마지막 희망마저 빼앗았다”고 적었다. 단순히 평창 대회 출전과 관련한 행정 착오 때문이 아닌 오랜 기간 마음 속에 상처를 입은 노선영이다.

이번 노선영의 일은 국민적인 관심을 받고 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노선영을 응원하는 글이 쇄도했다. 언론의 관심도 뜨거웠다. 이 과정에서 과거부터 있어왔던 석연치 않은 부분들도 드러났다. 이 과정에서 가장 힘들었던 사람은 노선영이다. 노선영은 지쳤고 이미 많은 일들을 했다. 이제 남은 2018 평창동계올림픽 출전 여부는 노선영의 선택이다. 그 누구도 뭐라 할 수 없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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