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주의 핫피플] 위청둥 화웨이 CEO “미국 진출 좌절됐지만, 계속 노력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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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차이나 황현철 기자
입력 2018-01-17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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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ES서 AT&T 계약 무산 유감 표명

위청둥 화웨이 소비자업무 담당 최고경영자가 지난 9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국제전자제품박람회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사진=바이두]

위청둥(余承東) 화웨이(華為) 소비자업무 담당 최고경영자(CEO)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 기조연설을 시작하기 불과 몇 시간 전, 화웨이와 미국 이동통신사(이하 이통사) AT&T와의 계약이 무산됐다. 당초 위 CEO는 계약을 낙관하고 CES 기조연설에서 미국 진출 선언을 계획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위 CEO는 큰 실망감을 안고 기조연설 무대에 섰다. 그는 연설 시간 대부분을 자사 신제품 '메이트 10 프로'와 기술혁신 소개에 할애했다. 그러나 이날 연설이 이슈가 된 것은 위 CEO가 기조연설 마지막에 AT&T와의 계약 무산에 유감을 표하고, 호소력 짙은 감성 연설로 청중들의 공감을 끌어냈기 때문이다.

위 CEO는 기조연설에서 아마존, 베스트바이, 마이크로소프트, 뉴에그와 B&H에서 화웨이 제품을 구입할 수 있다고 밝힌 후 복잡한 속내를 드러내기 시작했다.

위 CEO는 “우리는 불행하게도 이통사를 통해 화웨이 제품을 팔 수 없게 됐지만, 전자상거래 채널로 제품을 판매할 수 있게 되어 감사하다”고 말했다. 그는 “모두가 알고 있듯이 미국 시장에서 스마트폰의 90%는 이통사를 거쳐 판매되는데, 우리가 이통사 판매 채널을 확보하지 못하는 것은 우리와 이통사 모두의 손실이며, 소비자는 가장 좋은 선택의 기회를 잃기 때문에 더 큰 손실이다”고 역설했다.

중국 환구망(環球網)은 "위 CEO가 한 시간여의 제품 소개 후 강연 무대에서 주저하고 망설이며 굉장히 부자연스럽게 서 있었다"고 지적하며 “미국 AT&T가 막판 화웨이와의 계약을 철회한 것이 영향을 줬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환구망은 “AT&T의 이번 결정은 미국 국내 정치적 압력에 의한 것으로, 배후에는 화웨이가 중국 정부의 스파이 활동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미국의 근심에서 비롯됐다”고 밝혔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도 “분석가들은 화웨이의 미국 시장 진출 좌절이 미국이 장기간 화웨이에 갖고 있던 불신 때문으로 보고 있다”며 “이번 결정은 신뢰 문제에 가깝고, 정치적인 문제”라고 말한 한 분석가의 의견도 곁들였다.

위 CEO는 화웨이와 함께한 25년의 세월을 회상하면서 “화웨이가 처음 제품을 내놓을 때는 중국 이통사의 신뢰도 받기 어려웠지만, 중국 이통사뿐만 아니라 개발도상국과 선진국의 신뢰도 쌓았다”고 말하며 현재 화웨이 제품의 글로벌 사용자가 7000만명에 달한다고 강조했다.

위 CEO는 “6년 전 우리가 화웨이 휴대폰을 출시할 때는 아무도 우리를 몰랐지만 6년이 지난 지금 우리는 세계 3대 휴대폰 브랜드가 됐다”면서 “화웨이가 기술적으로 더 강해지면 앞으로 더 많은 혁신적 공헌을 할 수 있고, 더 많은 가치로 여러분들에게 보답할 수 있게 된다”고 힘주어 말했다.

중국 펑파이(澎湃)뉴스는 위 CEO가 “향후 더 좋은 상품을 미국 소비자들에게 제공할 것이며, 화웨이의 계속되는 노력과 함께 시장(미국)에 대한 이해가 깊어진다면 언젠가는 성과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고 전했다. 또 작은 개인 주택에서 시작한 화웨이의 창업 스토리가 미국의 차고 창업문화와 같음을 지적하며 “위 CEO의 감성 연설이 청중의 공감을 끌어낸 것 같다”고 평가했다.

1963년생인 위 CEO는 안후이(安徽)성 출신으로 서북공업대에서 학부를 졸업하고, 칭화대학에서 석사학위를 취득했다. 1993년 화웨이에 입사해 3G제품 총책임자, 무선제품마케팅 부총재, 유럽지역 대표이사, 전략·마케팅시스템 총재 등을 거쳐 현재는 소비자업무 담당 CEO를 역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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