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D수첩, 시청률 5% 돌파 "미친 시청률의 비밀은?"···MBC몰락과 7년간의 기록 폭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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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윤정 기자
입력 2017-12-13 0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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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MBC PD수첩 방송 화면 캡쳐 ]


'PD수첩'이 5개월 만에 방송 재개를 한 가운데 시청률 5% 돌파에 성공했다.

13일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 코리아에 따르면 12일 방송된 MBC 'PD수첩' 1136회는 전국 기준 5.1%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5개월 전 마지막 방송에서 기록했던 2.6%보다 무려 2배 가까이 뛰어오른 수치이며 동 시간대 방송된 지상파 프로그램 중 시청률 2위에 해당된다.

동 시간대 방송된 SBS '불타는 청춘'은 1부 5.6%, 2부 6.3%, KBS2 '용띠클럽-철부지브로망스'는 1.6%, KBS1 '세계건강기행'은 2.8%의 시청률을 각각 나타냈다.

12일 PD수첩은 'MBC 몰락, 7년의 기록' 특집 방송을 통해 MBC의 신뢰도를 추락시킨 보도참사의 내막을 공개했다. 시청자들은 충격에 빠졌다.

손정은 아나운서가 스페셜 MC로 나서 진행을 맡았다. 

손정은 아나운서는 오프닝에서 "수많은 질책을 받았다. MBC에 대해 시민들이 얼마나 실망하고 화가 나셨을지 짐작하고도 남는다"라며 "어떻게 7년만에 외면 당하고 몰락할 수 있었을까. MBC가 겪은 7년간의 몰락 과정을 돌아보고 반성과 성찰의 시간을 가지려 한다"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국정원이 MBC 장악을 위해 작성한 시나리오부터 이외수, 김미화 등이 블랙리스트 명단에 올라 방송에서 퇴출당한 일, 정권에 불리한 의제와 이슈를 다룬 시사 프로그램이 퇴출 대상이 되었던 상황 등을 없이 전했다.

손정은 아나운서는 "권력에 장악되며 허물어져버린 MBC 7년의 몰락사는 저희에게도 소중한 교훈을 남겼다. 권력자에 인정받을 때가 아니라 국민을 위한 공정방송을 할 때 비로소 사랑받고 인정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 끊임없이 질문하고 자성하겠다"라고 전했다12일 방송된 MBC 시사프로그램 'PD수첩'에선 특집 방송으로 꾸며져 'MBC 몰락, 7년의 기록'을 그렸다.

가장 먼저 충격을 안긴 내용은 세월호 참사 직후 박근혜 정권 아래 MBC가 세월호 참사와 관련해 거짓보도를 한 내용이었다.

PD수첩에 따르면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2014년 4월 16일 당시 보도국장이 '실종자 학생이 찍은 핸드폰 영상 사용 금지'지침을 내렸다고 한다. 이는 지난 10월 파업 중이던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가 공개한 한통의 이메일 내용과 일치한다.

공개된 이메일 내용은 "규제가 새로 생겨서 공지한다. 실종자 학생이 찍은 핸드폰 영상은 사용 금지. 보도국장"이었다. 당시 보도국장은 현재 고용노동법 위반 등의 혐의로 검찰에 기소된 김장겸 전 MBC사장이었다.

MBC내부 모습도 아직 충격적이었다. 방송에서 PD수첩 팀 조윤미PD는 2014년 당시 MBC 전국부장이었던 박상후 부국장에게 세월호 관련 인터뷰를 요청했다.

하지만 박상후 부국장은 "내가 왜 인터뷰를 해야하냐"며 거부했다. 조윤미PD가 이에 굴하지 않고 세월호 참사 당시 단원고 학생들이 전원 구조된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당시 김장겸 보도국장에게 보고했냐는 질문에는 "대답할 의무가 없다"고 퉁명스레 말했다.

이날 PD수첩에 따르면 MBC를 통제한 것은 국정원이었다. 최일구 아나운서는 이명박정부 국정원 지시로 격리됐던 때를 떠올리며 "비참했다"며 재교육을 받았던 사실을 부끄러워 했다.

또 이날 'PD수첩'에선 몰락의 시작이었던 MB 정권 당시 국정원이 MBC를 장악하기 위해 작성한 정교한 시나리오를 입수해 보도했다. 이는 'MBC 정상화 전략 및 추진화'란 문서로 이틀 뒤 파기를 요하는 대외비 문건이었다. 해당 문건엔 좌편향 프로그램 진행자들과 작가들은 반드시 교체하라고 되어 있다.

실제 해당 문건에 따라 '세계는 그리고 우리는'이란 시사프로그램 라디오를 진행하던 김미화가 잘렸다. 당시 라디오PD들이 김미화 교체를 반대하는 피켓 시위를 벌였지만 소용이 없었다. 김미화는 "그때 엘레베이터에서 김재철 사장을 만났다. 다른 프로 많으니 다른 좋은 프로그램 나가라고 했다"고 했다.

이외수 소설가 또한 '이외수의 언중유쾌' 프로그램이 중단됐다. 이외수는 "아무 이유 없이 그냥 해체시켰다. 방송국 측에서도 '더 이상 묻지 말아달라'고 했다"고 회상했다. '손석희의 시선 집중'에 출연하던 시사 평론가 김종배도 쫓겨났다. 그는 "위에서 자르라고 한다. 버텨봤는데 안 될 것 같다며 통보를 받았다"고 했다. 성경섭 전 논설위원은 "아무 이유 없이 해체 통보를 내리고 다음 프로는 오락성 프로라고 하더라. 그걸 보고 눈치챘다. PD가 무슨 죄가 있겠느냐 라고 했다"고 했다.

문건에 따르면 정권에 불리한 의제와 이슈를 다룬 시사 프로그램들은 모두 퇴출 대상이었다. 손석희 등 주요 진행자들이 퇴출 압력을 받고 물러났다. 국정원은 이는 미봉책으로 판단, 더 강력한 조치를 취했다. 최승호PD, 이우환 PD, 한학수 PD 등 비판적 프로그램을 만든 PD들을 내쫓거나 부당 전보했다. 'PD수첩' 작가진도 모두 잘렸다. 이는 모두 분위기 쇄신 차원이란 변을 내놨다.

당시 국정원장은 원세훈이었다. 전 국정원 직원은 해당 문건에 대해 "김재철 사장이 선임되고 취임 날짜 즈음에 문건을 생산해 이틀 후 파기하도록 설정된 것 보면 김재철 사장에 전달하기 위한 문건 아니냐"고 추측 했다. 당시 MBC 구성원들은 낙하산 인사인 김재철 전 사장을 극렬히 반대했다. 이명박의 대학 후배이며 기자시절 부터 쌓아온 친분이 있었다.

정두언 전 의원은 "김재철 사장을 전 잘 모른다. 사장 할만한 깜이 아니었다. 그 당시 나머지 000도 있었고 그 사람들이 더 나았다. 꼭 골라도 그런 사람만 고른다. 시켜선 안 될 사람만 한다. MB 인사의 특징이다"라고 했다.

2012 파업에 참여했던 최일구 전 앵커는 파업 직후 재교육을 받아야 했다. 그는 재교육 현장을 다시 찾았고 "저희들은 이곳을 아우슈비츠라 불렸다. 유배지라고 했다"라며 "정말 비참했다"고 했다. 이런 조치 역시 국정원의 계획이었다. 좌편향 간부진과 기자, PD들을 격리할 외곽 조직 신설이었다.

실제 재교육 받은 PD와 기자, 아나운서들은 수도권 여러곳에 마련된 외부 지역으로 갔다. 'PD수첩'의 이우환 PD와 김범도 아나운서는 겨울엔 스케이트장에 배치돼 눈을 치우고 동전을 바꿔주는 일을 했다.

보복성 인사와 업무 배제가 지속되며 MBC 본부가 무너졌다. 이재은 MBC아나운서는 당시 "그 다음 차례는 누가 될지 알 수 없다. 한 번도 아니고, 두 번도 아니고 계속해서 이런 일이 일어나는 것을 보며 두려웠다. 다음은 나일까, 아니면 내 옆자리 선배님일까"라며 눈물을 보였다.

이처럼 피해자들이 존재 하지만 현재 검찰 조사를 받고 있는 전 MBC 경영진들은 국정원 문건을 본적도, 받은 적도 없다고 강력 부인했다. 국정원 문건이 나온 2010년 이후 7년 동안 이들은 대부분 승진을 거듭하며 영달을 누렸다. 김재철을 비롯해 안광한, 백종문, 전영배, 윤길용, 김철진, 김현종, 김장겸 등이다.

변상욱 CBS 대기자는 이를 두고 "거대한 카르텔을 힘으로 동원하기 위해 자신들이 지역적 연고를 갖고 있거나 힘이 있는 사람으로 채워넣은 것"이라고 했다. 신동호 아나운서 국장은 MBC 간판 프로그램을 잇따라 맡았다. 파업을 하다 복귀한 배현진 앵커는 '뉴스데스크'를 진행했다. 뉴스 앵커는 방송사의 신뢰도를 상징한다. 리얼미터의 조사에 따르면 국민이 가장 신뢰하지 않는 앵커로 배현진이 1위를 기록했다.

탄핵국면에서도 MBC는 정권의 편에 섰다. 탄핵인용 당일 MBC는 태극기 집회를 극단적으로 미화했다. 탁핵 국면 당시 주요 언론들은 촛불혁명, 민주주의 등으로 표현했지만 MBC는 북한, 충돌 등 부정적인 단어를 사용했다.

손정은 아나운서는 "권력에 장악되며 허물어져버린 MBC 7년의 몰락사는 저희에게도 소중한 교훈을 남겼다. 권력자에 인정받을 때가 아니라 국민을 위한 공정방송을 할 때 비로소 사랑받고 인정받을 수 있단 것이다. 그러기 위해 끊임없이 질문하고 자성하겠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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