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BATJ·국유은행 손잡고 '디지털은행' 가속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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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차이나 황현철 기자
입력 2017-12-07 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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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핀테크 기술로 무장한 4대 IT기업

  • 성장 정체 시달리는 4대 국유은행

  • 전략적 협력 5개월 '시너지 효과'

[그래픽=김효곤 기자 hyogoncap@]

최근 중국의 4대 IT기업 BATJ(바이두·알리바바·텅쉰·징둥)와 4대 국유은행(공상·농업·중국·건설) 간 협력의 결과물이 금융혁신의 형태로 쏟아지고 있다.

중국 인민은행이 작년 7월 인터넷 금융과 핀테크(Fintech, 금융과 기술 융합 서비스)의 경계를 명확히 구분하면서, 핀테크 업체는 금융당국의 정식 비준을 거쳐 설립된 금융기관과의 협력을 통해서만 금융업무를 할 수 있게 됐다.

이에 따라 핀테크 기술을 앞세운 BATJ와 성장이 정체된 국유은행이 전략적 협력을 맺고 시너지효과를 만들어 내고 있는 것이다.

◆ 바이두·농업은행, 소액대출 상품 ‘AB다이’ 출시

바이두금융과 중국농업은행은 지난달 16일 ‘2017 바이두세계스마트금융포럼’에서 공동으로 개발한 인터넷 소액대출 상품 'AB다이(AB貸)'를 선보였다고 신화망 등이 최근 보도했다.

AB는 각각 농업은행과 바이두의 영문 이니셜을 딴 것이다. 이는 지난 6월 양사가 전략적 협력관계를 맺은 이후 나온 결실이다.

농업은행 카드 소지 고객을 대상으로 한 신용대출 상품으로, 기존의 농업은행 대출상품과 비교해 대출 기간과 한도 모두 유연성이 큰 게 특징이다. 

주광(朱光) 바이두 부총재는 “AB다이는 바이두와 농업은행 각각의 경쟁력을 기초로 공동 출시한 인터넷 소액대출 상품”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그러면서 과거 IT기업과 은행간 협력에서 은행이 자금지원 역할만 해온 것과 달리 AB다이는 농업은행이 직접 상품설계, 주요 고객층 설정, 리스크 관리 등에 참여했다는 점을 내세웠다. 

바이두금융은 같은날 스마트 소비금융, 빅데이터 리스크 조정, 자산유동화증권(ABS) 클라우딩 플랫폼 등도 공개하며 금융혁신의 성과를 과시했다. 이 밖에도 300여개 파트너사들과 함께 스마트 과학기술을 활용해 '포용적 금융(普惠金融)'을 실천할 뜻도 내비쳤다.

◆ 징둥·공상은행, 디지털은행·무인귀금속거래소

징둥(京東)금융과 공상은행은 지난달 27일 공동으로 디지털은행인 ‘궁인샤오바이(工銀小白)’와 무인귀금속거래소를 소개했다. 

궁인샤오바이는 중국 최초로 각종 인터넷 플랫폼에서 상황별 맞춤형 금융서비스를 지원하는 디지털은행이라 할 수 있다. 

상황별 맞춤형 금융서비스란, 이용자들이 교육사이트에 접속하면 유학금융 서비스가, 여행사이트에서는 예금증명 신청 서비스가, 소비나 개인방송 등의 앱에서는 소비금융 상품이 부각되는 등 각종 상황에 맞는 맞춤형 금융 서비스가 제공되는 방식이다. 간단히 말해서 공상은행이 징둥의 플랫폼을 기반으로 다양한 인터넷·모바일 환경에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이는 공상은행과 징둥금융이 빅데이터·인공지능 등 하이테크 기술을 적극 활용하고, 고객·계좌·데이터·정보·자금 등 방면에서 심도있는 통합을 이뤄낸 결과라 할 수 있다. 

궁인샤오바이가 기존 인터넷은행과 다른 점으로는 △제3자 결제시스템 없이 공상은행 2류계좌(二類賬户, 재테크 상품외 일일 사용한도액 약 165만원)만으로 이용 가능 △독립된 앱 등 별도의 매개체 불필요 △인터넷 카드처럼 위챗·개인방송 등 각종 앱이나 인터넷에서 활용 가능 △예금증명서 등의 서비스 징둥물류 배송 등이 있다. 

쑹젠화(宋建華) 공상은행 개인금융업무부 총경리는 제일재경(第一財經)과의 인터뷰에서 “궁인샤오바이는 은행과 플랫폼 모두 '을(乙)'의 입장에서 금융과 비금융서비스의 융합을 통해 고객에게 서비스하는 ‘B(Business)+B2C(기업과 소비자 거래)’ 모델로 고객가치와 공동이익의 실현을 목표로 한다”고 강조했다. 

구체적으로 징둥금융은 핀테크의 경쟁력을 십분 활용해 은행의 상품과 서비스를 소비자에게 더욱 효과적으로 전달하고, 양측은 금융과 과학기술을 결합해 더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고객을 확보해 나간다는 것이다.

또 이날 함께 소개된 징둥의 무인 귀금속거래소는 초음파, 안면인식, 영상융합, 가상현실(VR) 파노라마 등 최첨단 기술의 집약체라 할 수 있다. 고객 수를 예측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고객의 용모, 체형, 의상 등으로 맞춤형 상품까지 추천해준다. 

징둥은 현재 자사 무인편의점에서 사용되는 기술을 무인귀금속거래소에 접목했다며, 앞으로 이러한 기술들을 공상은행 오프라인 지점에도 도입해 영업능력을 확대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알리바바와 텅쉰 뚜렷한 성과 아직…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인 알리바바는 일찍부터 국유은행들과 협력해왔다. 2007년 6월 건설은행, 공상은행과 함께 신용대출, 인터넷 비즈니스 융자 서비스 등의 상품을 선보였지만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해 2011년 이후부터 기억 속에서 사라져갔다.

그러다가 지난 3월 28일 건설은행과 협력관계를 맺고 인터넷 신용카드 개설, 전자결제 등의 업무를 추진해왔다. 다만 아직까지 양측이 공동개발을 통해 내놓은 금융 혁신 상품은 눈에 띄지 않는다.

이는 알리바바가 중국 최대 모바일 결제서비스인 즈푸바오(支付寶·알리페이)를 운영하는 최대 핀테크 업체 마이진푸(螞蟻金服·앤트파이낸셜)을 산하에 두고 있어서 다양한 혁신을 자체적으로 개발·소화할 수 있는 여력이 충분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중국 봉황망(鳳凰網)에 따르면 중국 최대 소셜 및 온라인 게임업체 텅쉰(騰訊·텐센트)은 지난 6월 ‘중국은행-텅쉰핀테크연합실험실’을 구축해 중국은행과 금융 클라우딩 등 클라우딩 컴퓨팅 영역에서 협력을 강화한다고 선언했다.

이어 텅쉰은 올 9월엔 중국은행과, 지난달 28일엔 항저우(杭州)은행과도 전략적 협력을 체결했다.

그리고 텅쉰은 최근 자오상(招商)은행, 중신(中信)은행 등 여러 은행들과도 협력관계를 구축하면서 은행들과의 협력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상황이지만 가시적인 결과물은 내지 못하고 있다.

쉐훙옌(薛洪巖) 쑤닝(蘇寧)금융연구원 인터넷금융센터 주임은 증권일보와의 인터뷰에서 BATJ와 국유은행 간 협력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쉐 주임은 “(국유)은행의 입장에서 가장 긴박한 문제는 고객의 새로운 금융 수요 변화에 맞춰가는 것이고, 이러한 변화에 맞추려면 인터넷과 핀테크가 반드시 필요하다”며 “은행은 핀테크 업체와의 협력을 강화해야 개혁의 속도와 효율을 높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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