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하한담 冬夏閑談] 작은 사람의 몽둥이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남현희 전통문화연구회 번역실장
입력 2017-11-16 05:00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 남현희 전통문화연구회 번역실장

소아가 몽둥이를 쥐면 함부로 사람을 때리고,
소인이 권력을 잡으면 함부로 사람을 해친다.
소아지장(小兒持杖) 호란타인(胡亂打人)
소인집병(小人執柄) 호란상인(胡亂傷人)
- 성대중(成大中·1732~1809)

소아(小兒)이건 소인(小人)이건, 둘 다 성장이 덜 되어 작은 사람을 말한다. 소아는 신체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모두 성장이 덜 되어 작은 사람이고, 소인은 신체적으로는 비록 성장했을지라도 정신적으로 성장이 덜 되어 작은 사람이다. 신체적인 성장이야 선천적으로 타고났으니 문제 삼을 일이 아니다. 문제는 정신적인 미성숙이다.

정신적으로 성장이 덜 되면 사리를 분별하는 능력도 부족하고, 옳고 그름을 판단하는 능력도 떨어지게 마련이다. 그래서 몽둥이와 권력을 제멋대로 함부로 휘두르면 다른 사람이 다친다는 걸 모른다. 설령 안다 해도 모든 게 자기중심적이라, 남이 상처를 입건 말건 그런 건 아랑곳하지 않는다. 왜? 내가 아픈 게 아니니까!

요즘 우리 사회는 정신적으로 성장이 덜 된 작은 사람들이 권력이란 몽둥이를 잡았던 시절에 일삼았던 온갖 적폐(積弊)들로 떠들썩하다. 그 적폐로 직접이든 간접이든 수많은 사람들이 상처를 입었다. 예로부터 늘 권력의 시녀 노릇을 했던 국가기관이 저질렀던 각종 공작과 비리들이 하나 둘씩 드러나고 있으며 그 면면을 들여다보면 아무리 생각해봐도 유치하고 저급하기 그지없고, 성숙한 대인(大人)의 면모라고는 눈곱만큼도 찾을 수 없다. 참 작은 사람들이고, 그 작은 사람들이 권력을 쥐었던 결과로 빚어진 참사(慘事)이다.

게다가 작은 사람답게 책임을 회피하며 발뺌하는 데도 능하여, '나는 모르는 일'이라느니 '정치보복'이라느니 운운하며 철부지처럼 떼를 쓰고 물타기를 시도한다. 얼굴도 두꺼워 부끄러움도 전혀 없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하나? <맹자(孟子)>에 나오는 말처럼 “너에게서 나온 것은 너에게로 돌아가게(出乎爾者 反乎爾者)” 해야 한다.

그들이 휘둘렀던 몽둥이를 그들에게 그대로 돌려주어야 한다. 단, 그들의 비열한 꼼수와는 다르게 정당한 방법으로. 그게 세상의 이치고, 오늘의 급선무이다. 예전처럼 관용이나 화합 따위를 빙자하여 어설프게 용서한다면, 그것은 세상의 이치를 거스르고 오늘의 급선무를 내팽개치는 일이 되어 훗날 고스란히 다시 우리에게 돌아올 것이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