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인사이트] 김상경 에코미스트 대표 "적을 만들지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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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정훈 기자
입력 2017-10-25 1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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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경 에코미스티 대표.


‘꽃은 반 정도 피었을 때, 술은 반쯤 취했을 때가 가장 좋다.’

중국고전 ‘채근담’에 나오는 말이다. 부족하고 조금은 아쉬울 때 오히려 깊은 맛이 있다는 뜻이다. 기업을 경영하면서 늘 마음에 품고 있는 말이다.

필자는 3년의 짧은 직장생활을 하면서 벽에 부딪혔고, 좀 더 의미 있는 일을 해보고자 스타트업의 길로 뛰어들었다. 운이 좋게 현재는 업계에서 틈새시장을 개척해서 자리를 잡았다. 스타트업을 준비하는 20·30대에게 선배가 하는 작은 조언으로 들어주면 좋겠다.

첫째, 적을 만들지 않는 것이다. 스타트업은 혼자 많은 일을 처리하고, 수많은 사람을 만난다. 늘 겸손하지 않으면 누군가에게 피해를 주고, 등을 돌릴 수 있는 상황이 온다. 화가 나서 얼굴이 화끈거리고, 욕이 나오기 직전의 상황을 겪는 것은 다반사다. 그때만 참으면 언젠가는 도움이 될 사람이 될 수 있다. 내가 밉보이면 기회가 생겨도 그 사람의 리스트에 더 이상 나는 없는 경우를 적지 않게 겪었다.

둘째, 자존심은 최소한이다. 내 시시한 자존심을 지키려다 내 가족이 다른 사람에게 자존심이 상하는 것이 더 비극적이라는 것이다. 영업을 하다 보면 간혹 마음이 삐뚤어진 사람을 만나게 된다. 그 사람이 내 고객일 수도, 영업의 '키 맨(Key Man)'일 수도 있다. 순간을 견디지 못해 일을 그르치게 되면 결국 손해를 보는 것은 자신이다. 남에 의해 세워지는 자존심보다는 내 스스로 자존감을 갖고 일하는 것이 도움이 되겠다.

셋째, 사회에 도움이 되는 일을 하라. 스타트업 정신은 가치·혁신·규모를 추구하는 '파괴적 혁신'으로, 이는 하버드대 클레이튼 크리스텐슨 교수가 주장한 것이다.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고 의미있는 가치를 창출하겠다는 목적이 있으면 성공에 다가갈 수 있다. 필자도 사회에 도움이 되겠다는 목표로 지금까지 일하고 있다.

필자의 회사는 안개분무시스템이라는 야외냉방장치를 국내 전통시장과 기업의 공장, 골프장 등에 제작·공급하는 일을 한다. 이 시스템은 고운 물입자가 기화가 되며 주변의 온도를 낮춰주는 원리다. 국내에서는 독보적인 기업이다. 잘 다니던 증권회사를 그만두고, 홍콩으로 무작정 여행을 갔다가 아이템을 발견해서 현재의 회사로 키울 수 있었다.

사업이란 게 생각만큼 쉬운 일이 없었다. 하나부터 열까지 모두 내 손을 거쳐 만들어져야 하며, 책임 또한 져야 한다. 열심히 만들어 놓으면 다른 누군가가 와서 가져가는 게 다반사이며, 어떻게 냄새를 맡는지 업계 관련 종사자들은 ‘공짜 점심’만 바라며 쉽게 이용하려 한다.

그럴 때마다 스스로 결정한 일이니 지금 와서 포기하면 그것보다 자존심 상하는 일이 어디 있을까라는 생각으로 하루를 열심히 보냈다.

스타트업에 정답은 없다. 필자도 부족하지만 항상 도전하고 멋지게 살도록 노력해볼 테니 같이 힘내자는 것이다. 아직 젊으니까 망해도 지금 망하는 것이 훨씬 생산적일 테니. 자신보다 멋진 사람은 이 세상에 결코 없으니 힘내자고 말하고 싶다.

'어느 구름에 비가 들었는지 모른다'는 말이 있다. 1%의 확률이라도 있다면 부딪쳐라. 위대한 기업의 시작은 무모했다는 것을 기억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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