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오현 부회장 용퇴... 삼성전자 사장단 인사 급물살 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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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진희 기자
입력 2017-10-13 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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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이 13일 경영일선에서 퇴진을 선언했다.  2017년 3월 삼성전자 주주총회에서 인사말을 하는 권 부회장. [사진=연합뉴스]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이 후배들을 위해 용퇴를 결정하면서, 1년 가까이 미뤄졌던 삼성전자의 사장급 이상 인사에 대한 업계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권 부회장은 13일 자신이 몸담았던 삼성전자 반도체사업 부문의 최대 실적 경신 행진에도 불구하고 자신 사퇴 의사를 밝혔다. 이와 더불어 겸직 중인 삼성디스플레이 대표이사직도 내놨다. 이로 인해 삼성전자의 핵심 사업인 반도체와 디스플레이의 최고 자리가 비게 됐다.

이로 인해 업계에서는 권 부회장의 용퇴가 이르면 다음달 이뤄질 것으로 예측됐던 삼성의 사장급 이상 인사의 ‘신호탄’이 되는 게 아니냐는 분석을 조심스럽게 내놓고 있다.

삼성전자는 통상 11월 말에서 12월 초에 정기 임원 인사를 발표해왔으나, 지난해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에 연루되면서 올해 사장급 이상의 인사는 현재까지 미뤄진 바 있다. 지난 5월 부사장급 이하 주요 사업 임원의 소폭 이동이 있었으나, 당시에도 사장급 이상의 움직임은 없었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각 사업부문을 이끌어가는 삼성 사장단의 인사가 이뤄지지 않으면서 혁신이 늦어지고 있다는 지적을 해왔다.

실제로 권 부회장도 이날 사퇴 의사를 밝히며, 혁신이 사라진 삼성전자에 대한 우려를 표했다.

그는 "지금 회사는 엄중한 상황에 처해 있다"면서 "다행히 최고의 실적을 내고는 있지만 이는 과거에 이뤄진 결단과 투자의 결실일 뿐 미래의 흐름을 읽어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는 일은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급격하게 변하고 있는 IT(정보기술) 산업의 속성을 생각해 볼 때 지금이 바로 후배 경영진이 나서 비상한 각오로 경영을 쇄신해 새 출발할 때라고 믿는다"고 당부했다.

이에 따라 권 부회장의 빈자리를 비롯한 삼성 사장급 이상의 자리가 대폭 바뀔 가능성에 대해서도 점쳐지고 있다. 앞서 이 부회장의 구속 기간이 내년 초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면서, 어떤 방식으로든 삼성전자가 임원 인사에 나설 것이라고 업계에서는 내다봤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이 부회장 부재뿐만 아니라 미래전략실도 해체되면서 삼성전자가 시스템경영을 통해 운영되고 있으나, 방향성을 잡지 못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최근 삼성전자 내부에서도 이 같은 불안감이 커지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재계 관계자는 “삼성 고위 임원들 사이에서도 불만이 커지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삼성의 혁신의 바탕에는 ‘공에는 상, 과에는 벌’이라는 보이지 않는 또다른 시스템이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그러나 이 같은 시스템이 작동하지 않으면서 내부 불만이 쌓이고 있는 것”이라며 “특히 최근 일부 사업은 지속적인 역성장을 하며 ‘적신호’를 보내고 있지만 아무런 조치가 이뤄지지 않는 상태”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이 같은 업계에 반응에 대해 일단 말을 아끼며, 확대해석에 대해서는 자제해 줄 것을 당부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권 부회장의 용퇴는 개인적인 결정으로 봐야 한다”며 “정기인사도 아직까지는 정확한 시점을 확인해주기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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