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생명 투톱체제...입지 더 좁아진 구한서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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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지연 기자
입력 2017-09-10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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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방그룹, 새 대표에 뤄젠룽 선임

 

안방그룹이 동양생명의 새 대표에 뤄젠룽 부사장을 선임했다. 동양생명 안팎에서는 안방그룹의 경영 색채가 짙어짐과 동시에 안방 측이 현 구한서 동양생명 사장(사진)의 힘을 빼기 위한 작업에 돌입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1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동양생명은 지난 7일 이사회를 열고 뤄젠룽 부사장을 사장으로 승진, 공동대표로 선임했다.

뤄젠룽 신임 사장은 중국 샤먼대학교 출신으로 2005년부터 안방손해보험에서 푸젠지사 총경리 겸 화남지역 고문, 광둥지사 총경리, 안방손해보험 및 안방생명보험에서 부총경리까지 지낸 인물이다. 동양생명에는 지난 2015년 최고운영책임자(COO·부사장)로 합류했다.

동양생명 관계자는 "뤄젠룽 사장은 30년 이상 국내외 보험업을 두루 경험한 전문가로 한·중 양국의 문화를 빠르게 융합시키면서 창사 이래 최고 영업이익에 기여한 인물"이라며 "현 CEO인 구한서 사장과 투톱 체제를 통해 경영시너지를 극대화하자는 차원"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구한서 동양생명 사장의 입지가 지금보다 좁아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동양생명 이사회 9명 가운데 야오따펑 이사장을 비롯한 5명이 중국 경영진으로 구성된 만큼 향후 이사회가 구 사장보다는 뤄젠룽 신임사장과 더 소통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구 사장의 임기도 내년 3월 종료된다. 때문에 이번 조치가 뤄젠룽 단독 대표 체제를 밟기 위한 수순이라는 해석이다. 

안방그룹이 구 사장을 신뢰하지 못하게 된 계기는 '육류담보대출 사기'사건 탓이 크다. 동양생명은 냉동창고에 있는 고기를 담보로 돈을 빌려주는 육류담보대출상품에 투자했다가 지난해 약 3000억원의 피해를 봤다. 

이 때문에 동양생명 지분을 안방보험에 매각한 유안타증권, 보고펀드(PEF) 등을 상대로 7000억원대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최근에는 육류담보대출 사건과 관련 있는 직원을 배임혐의로 고소하기도 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구한서 사장이 안방보험 출신 경영진과 소통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며 "안방보험 측도 육류담보대출을 놓고 기업은 물론 개인에 대한 소송까지 진행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구 사장에 대한 불신이 깊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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