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블라인드] 삼세번 펀드, '기보'는 있고 '신보'는 없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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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주혜 기자
입력 2017-09-03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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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아이클릭아트 제공 ]


삼세번 재기지원펀드에 기술보증기금은 참여하고 신용보증기금은 참여하지 않는다. 중소기업 지원이라는 비슷한 성격을 가진 두 조직의 참여 여부를 가른 이유는 단순하다. 기보는 중소벤처기업부(이하 중기부), 신보는 금융위원회(이하 금융위) 산하이기 때문이다.

청년창업펀드, 삼세번 재기지원펀드 등으로 구성된 한국모태펀드는 정부가 역대 최대 규모인 8000억여원을 신규로 투입하면서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애초 삼세번 재기지원펀드는 금융위가 주도하기로 했었다. 국정기획위원회는 지난 5월 금융위와 중소기업청이 문재인 대통령이 공약한 삼세번 펀드를 5000억원 규모로 조성하기로 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하지만 관련 예산이 중기부로 전부 넘어가면서 금융위는 완전히 손을 떼게 됐다. 최근 공식 출범한 중기부가 중소벤처기업과 소상공인 관련 정책 전체를 총괄하는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게 되면서 금융위가 관련 사업을 주도할 명분이 사라진 것이다.

예산이 중기부 손으로 넘어가자 금융위 산하인 신용보증기금도 자연스레 제외됐다. 이와 반대로 최근 금융위에서 중기부로 이관된 기보는 업체 추천 권한을 가진다. 기보 관계자는 "기보가 보증한 뒤 디폴트가 돼서 구상권을 관리하는 업체 중 재도전이나 재창업 대상이 되면 자펀드에 추천을 한다"고 말했다.

애초 삼세번 재기지원펀드 대상에 신보와 기보의 단독 채무 재기 지원 기업이 포함됐으나 신보는 제외된 것이다.

사실 중기부 공식 출범을 앞두고 중소기업 지원 사업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서 신보도 중기부 소관으로 이관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었다. 하지만 금융위가 이에 대해서 부정적 입장을 피력하면서 일단은 금융위에 잔류하는 것으로 잠정 결론이 났다.

하지만 산하 기관을 둔 정부 부처 간 기싸움은 이들만의 문제는 아닌 듯하다. 해운산업 지원을 전담할 기관의 명칭을 한국해양선박'금융'공사가 아닌 한국해양'진흥'공사로 바꾸는 데 해양수산부가 각고의 노력을 한 것을 보면 말이다. 주택'금융'공사의 주도권을 금융위에 넘겨준 국토교통부처럼 되지 않으려는 의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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