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치주 승격 65주년 맞은 옌볜의 과거와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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옌볜(중국)=최미란 통신원
입력 2017-08-31 1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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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옌볜(延邊) 조선족 자치주가 내달 3일 창립 65주년을 맞이한다.

옌볜은 중국 지린(吉林)성 동부에 위치한 곳으로, 주도(州都)는 옌지(延吉)시이다. 1952년 9월 3일에 설립됐는데 설립 당시에는 자치구였다가 1955년 자치주로 변경됐다.

인구는 212만명(2016년 기준)인데 조선족이 75만9000명으로 35.8%를 차지한다. 중국 내 전체 조선족 인구의 43%가 옌볜에 거주하고 있기도 하다.
 

옌볜자치주 승격 60주년 기념행사 때의 모습.[사진 출처=옌볜주정부 웨이보]

옌볜주는 옌지·투먼(圖們)·둔화(敦化)·허룽(和龍)·룽징(龍井)·훈춘(琿春) 등 6개의 시와 왕칭(汪淸)·안투(安圖) 2개의 현으로 이뤄졌다.

특히 조선 말기부터 한국인이 이주해 개척한 곳이며, 일제강점기의 청산리 항일전승지·봉오동 항일전승지·일송정 등 유적지가 많다.

중국에는 현재 모두 56개 민족이 있는데, 주요 민족은 한족이고 한족을 제외한 기타 55개 민족을 소수민족이라 칭한다.

중국 정부는 소수민족에게 광범위한 자치 권리를 부여했으며, 그들의 민족의 언어와 문자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중국의 민족 지자체는 자치구(自治區), 자치주(自治州), 자치현(自治縣) 등으로 나뉜다. 자치구는 성과 동급이고, 자치주는 성과 시 사이 등급이다. 현재 중국에는 5개 자치구, 30개 자치주, 120개의 자치현이 있다. 옌볜은 바로 30개 자치주 중의 하나다.

1952년 옌볜 조선족자치주가 성립되면서 우리가 흔히 부르는 조선족이라는 명칭이 확정됐다.

한국인의 중국 이주는 19세기 중·후반부터 시작됐다. 동북지역은 이주민들의 주요한 집거지역이 됐고, 당시 ‘간도(間島)’로 불리던 옌볜 지역이 그 중심에 있었다.

1945년 8월 15일, 한반도는 일제의 식민통치에서 벗어나 자주독립을 되찾았으며 중국도 중·일전쟁(중국에서는 항일전쟁이라고 함)의 승리를 거뒀다.

당시 중국 정부는 중국 내 한국인들에게 귀환과 정착 중에서 택할 수 있도록 선택권과 결정권을 줬다.

1953년 진행된 ‘중국 제1차 인구 보편 조사’ 수치를 살펴보면, 1953년 6월 30일 24시를 기준으로 해 중국에 거주하고 있는 한국인 인구는 112만405명이었다. 귀환한 사람과 중국 잔류한 사람은 거의 반반이었다고 추정된다.

그중 43.7%인 49만여명이 옌볜에 살았다. 현재 옌볜 조선족 인구가 중국 전체 조선족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율과 놀랍게도 거의 일치한다.

한국 이주민들은 두만강, 압록강을 넘어 중국으로 이주해 땅을 개척하고 정착한 뒤, 벼농사를 지었다.

이들은 조선족 자치주가 설립되는 과정에서 ‘디아스포라’라는 영원히 지울 수 없는 이데올로기를 가지게 됐다.

디아스포라는 민족의 정체성을 공유하는 주민들이 고향을 자발적으로 혹은 강제로 떠나 멀리 떨어진 지역에서 거주하는 것을 뜻한다.

이후 농업, 관광, 외화 등을 중심으로 옌볜의 경제는 빛의 속도로 발전했다.

2016년 옌볜주는 생산총액 915억1000만 위안, 대외무역 수출입 134만7000만 위안에 달해 연간 성장률을 7% 이상으로 꾸준히 유지하고 있다. 성장 속도는 지린성에서 독보적인 1위다.

옌볜은 중국에서 △교육 △춤과 노래 △축구 등 ‘세 가지의 고향’으로 불린다.

조선족은 중국 타민족에 비해 교육수준이 월등히 뛰어나다. 1949년에 설립된 옌볜대는 현재 21개 학부와 74개 학과를 가진 중국 ‘톱100’의 종합대학으로 성장했다. 지난해 중국 대학교 순위에서 55위에 이름을 올렸다.

또한 옌볜은 문화적인 인프라가 넓다. 현재 정부 산하 문화예술단체만 20여개가 있고, 민간단체는 수백개에 달한다. 해마다 중국의 각종 문예 경전에서 최고상을 석권하는 도시이기도 하다.

축구 역시 옌볜의 자랑이다. 본토 출신 조선족 선수들이 주축을 이루는 옌볜팀은 현재 중국 1부 리그에서 활동하고 있다. 현재 재정난과 성적 부진을 겪고 있기는 하지만, 막강한 자본력을 바탕으로 한 중국의 축구클럽 가운데서 무시하지 못할 경기력을 보이고 있다는 평가다.

아울러 옌볜은 중국 일대일로(一帶一路, 육·해상 실크로드) 전략 거점으로 교통의 요충지로 각광 받고 있다. 육지로는 중국, 북한, 러시아 마주하고 있으며, 해상으로 한국과 러시아와 맞닿아 있다.

2010년 9월 20일 시속 250km 고속열차의 개통으로 옌지~베이징(北京) 간의 운행시간은 24시간에서 9시간으로 대폭 줄어 ‘1일 생활권’을 맞이했다.

반면 심각한 인구 유출과 고령화로 인한 마이너스 경제성장이라는 ‘성장통’을 겪는 중이다. 기회와 위기 속에서 자치주 창립 65주년을 맞은 옌볜은 앞으로의 65년을 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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