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포커스] 반갑다 '이니 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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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미 기자
입력 2017-08-21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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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미 생활경제부 차장]
 

'완판왕! 달님 따라잡기: 나도 입는 이니템'.

최근 패션업체 닥스가 내건 행사명이다. 여기서 '달님'과 '이니'는 문재인 대통령을 부르는 애칭이다. '템'은 물품을 뜻하는 아이템(item)을 줄여 부른 말이다. 즉, 문재인 대통령이 즐겨 입는 옷을 판매한다는 행사다.

닥스가 이 행사를 연 건 문 대통령이 입은 자사 제품이 큰 인기를 끌어서다. 문 대통령은 지난 7일 북한 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와 관련해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통화할 당시 닥스 체크무늬 남방을 입었다. 이 남방은 품절로 구매가 어려운 상황이다.

앞서 휴가 기간에도 닥스가 만든 파란색 체크 남방을 입었다. 이 제품은 문 대통령이 2014년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는 도보 행진 때도 입은 제품으로 알려지면서 '대통령이 4년째 입고 있는 남방'으로 유명해졌다. 이런 사실이 알려지자 온라인에서 품절 사태가 일었다.

문 대통령이 사용한 물품이 완전히 판매되는 '완판' 사태를 겪은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5월 문 대통령은 2013년에 산 블랙야크의 주황색 바람막이 재킷을 입고 청와대 출입기자들과 함께 북악산에 올랐다. 이미 단종된 제품이었지만 '문재인 등산복'으로 불리며 관심이 높아지자 블랙야크는 재출시를 결정했다. 재출시 제품은 1차 300벌에 이어 2차 300벌 모두 완판되는 기록을 세웠다.

옷뿐만이 아니다. 문 대통령이 여름휴가 중에 읽고 추천한 책 '명견만리'는 단번에 베스트셀러에 등극했다. 문 대통령 취임 100일을 기념해 우정사업본부가 17일에 내놓은 기념우표첩 3만2000부는 순식간에 동이 났다. 우정본부가 추가로 제작한 1만2000부가 포함된 것이다. 대통령 취임기념 우표첩이 추가 발행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니템 인기는 현재도 진행 중이다. 청와대는 지난 10일 문 대통령 친필 서명과 '사람이 먼저다'라는 문구, 대통령을 상징하는 봉황 무늬가 들어간 기념품용 손목시계와 찻잔을 공개했다. 국가 유공자나 청와대 초대 손님 등에게만 제공되는 비매품임에도 구매 문의가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 대통령선거 때 문 대통령 캠프 선거운동원이 입었던 모자와 점퍼도 거래가 활발하다.

이번 현상이 긍정적인 것은 소비심리가 되살아나며 그간 꽁꽁 닫혔던 국민 지갑이 조금씩 열리고 있어서다. 장기간 이어진 내수침체는 우리 유통기업들에 가장 큰 악재였다.

한국개발연구원이 내놓은 '경제동향 8월호'를 보면 국내 경기 개선 추세는 지난해 4분기 이후 약화 양상을 보였다. 6월 전체 산업생산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5% 오르는 데 그쳤다. 3개월 연속 하락이다. 올 3월 4.1% 올랐던 전체 산업생산은 4월 3.5%, 5월 2.6%로 떨어졌다. 제조업 평균 가동률은 71.3%로 전달보다 0.3%포인트 낮아졌다. 

반면 이번 정부 들어 국민이 느끼는 체감 경기는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 한국은행의 '7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를 보면 지난달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111.2로 6월보다 0.1포인트 올라갔다. 111.4를 기록한 2011년 1월 이후 6년 6개월 만에 최고치다. 소비자심리지수가 100보다 높으면 경제 상황에 대한 소비자의 기대심리가 과거 평균(2003~2015년)보다 낙관적이라는 뜻이다. 반대로 100보다 낮으면 비관적으로 느끼는 것이다.

6개월 연속 상승세를 보인 것도 고무적이다. 지난 2월 1.1포인트 오른 소비자심리지수는 3월 2.3포인트, 4월 4.5포인트, 5월 6.8포인트, 6월 0.1포인트 각각 상승했다.

유통산업이 다시 살아나려면 내수가 힘을 보태야 한다. 지금처럼 대내외 악재로 수출이 어려운 시기엔 특히 그렇다. 이니템으로 열리기 시작한 소비자 지갑과 소비심리가 유통업계 전반으로 확산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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