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오연서, "진취적이고 의리있는 캐릭터 좋아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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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윤정 기자
입력 2017-07-28 1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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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이매진아시아 제공]


"진취적이고 의리있는 캐릭터를 좋아해요. 캐릭터 선택할 때 늘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포인트 중의 하나죠. 해명공주도 그런 성격이 사랑받았던 부분이 아닐까요?"

배우 오연서는 밝고 털털하고 꾸밈없는 성격이 매력이다. 최근 종영한 SBS '엽기적인 그녀'에서도 그녀의 그런 매력이 한껏 빛을 발했다. 

동안미녀, 오자룡이 간다, 넝쿨째 굴러온 당신, 왔다 장보리, 빛나거나 미치거나, 돌아와요 아저씨 그리고 최근 출연했던 국가대표2와 곧 개봉을 앞두고 있는 '치즈 인 더 트랩'까지 거의 오연서는 밝고 거침없는 캐릭터를 맡아왔다. 

실제 성격도 꾸밈없다. 최근 종영한 SBS드라마 ‘엽기적인 그녀’에서 연기 호흡을 맞춘 배우 주원이 “지금껏 만난 여배우 중에서 가장 털털하다”고 전할 정도로 오연서는 솔직했고 유쾌했다.

"해명공주의 진취적인 부분들이 사랑받는 부분이 아닐까해요. 무작정 신데렐라는 아니잖아요. 엽기적인 그녀의 해명공주도 사랑에 안주하지 않고 마지막엔 꿈을 찾아 떠나죠. 멋있는 여자라고 생각했어요. 제가 상상했던 멋진 결말이에요".

오연서는 최근 종영한 ‘엽기적인 그녀’에서 기행을 일삼는 것처럼 보이지만 어릴 적 궁중 암투 속에서 어머니를 잃은 상처를 지니고 사는 혜명공주 역을 맡아 열연했다. 혜명은 견우(주원 분)와의 만남과 사랑으로 상처를 치유하고 내적 성장까지 이루는 캐릭터다. 오연서는 혜명공주의 엽기적인 모습부터 사랑에 빠진 여인 그리고 자신의 삶을 올곧게 세우는 당당함까지 표현했다. 

오연서는 "저도 시청자 입장으로 꼬박꼬박 본방사수하면서 챙겨봤어요. 다 찍어놓고 보니까 나중에 선물 받는 느낌이라 좋았어요. 첫 촬영이 작년 8월 말이었으니, 지금으로 따지면 거의 1년 전이죠. 즐겁게 봤고, 촬영할 때 생각이 새록새록 나더라고요"라며 웃음을 지었다. 

"이 드라마를 선택한 이유 중 하나는 신선함 때문이었어요. 상상신도 많이 나오고 현대신도 나오고 반말 투도 있었죠. 많은 분들이 낯설어 하셨어요. 침대 생활도 하고 기존 사극의 인테리어와 많이 달랐죠. 시청하신 분들 반응을 보니까 초반처럼 재밌게 계속 갔었으면 좋겠다고 하시는 분들도 계시고 사극톤으로 완전 바뀌니까 더 재밌었다고 하시는 분들도 계셨어요. 그 간극을 줄이는 게 힘들었던 것 같아요."

특히 엽기적인 해명공주의 기행 탓에 함께 시청한 부모님이 걱정을 많이 하셨다고. 

"만취해 토하고, 막말하고, 왈가닥스러운 혜명공주를 연기하며 많이 망가져야 했는데요. 찍을 땐 아무 생각 없이 연기했는데, 나중에 모니터를 하며 살짝 후회하긴 했어요. 저보다 방송을 본 엄마가 많이 속상해하시더라고요. ‘토하는 장면을 꼭 저렇게 적나라하게 해야 했니’ 하시면서 낯설어하셨어요. 그 장면은 실제로 토한 게 아니라 컴퓨터 그래픽으로 처리한 거라 설명드려도, 엄마는 딸이 그렇게 망가지는 게 싫으신가 봐요".

엽기적인 혜명공주와 실제 오연서의 성격은 비슷할까? 

오연서는 "해명공주와 밝고 털털한 건 비슷한 것 같아요. 하지만 혜명처럼 그렇게 왈가닥스럽지는 않아요. 혜명은 용기 있고 저지르는 성격인 반면, 전 겁이 많아요. 전 일할 때 좀 더 밝게 지내려 노력하고, 집에 있을 땐 조용해요. 의외로 집순이에요. 돌아다니는 걸 좋아하지 않아 인간관계도 넓지 않은 편이에요. 운동도 좋아하지 않고 그냥 집에서 만화책 보고 책 읽고 미드 보는 걸 좋아해요. 술도 잘 못 먹어서 사람들 만나면 차마시고 수다떨어요"라고 말한다. 

늘 파이팅 넘치는 오연서가 배우로서 보여주는 이력은 화려하다.

2011년 KBS2 '넝쿨째 굴러온 당신'에서 얄밉지만 귀여운 방말숙 역을 맡아 이목을 집중시켰. 이후 MBC '오자룡이 간다'(2012) '메디컬 탑팀'(2013)을 거친 그는 '왔다! 장보리'로 홈런을 날렸다. 그리고 '빛나거나 미치거나'(2015)까지 성공시키며 자타공인 원톱 여배우로 자리잡았다.

그런 그녀가 실상은 조용한 성격이고, 나아가 데뷔 시절 배우가 아닌 걸그룹 출신이었다는 점까지 떠올리면 의외가 아닐 수 없다. 
 

[사진= 이매진아시아 제공]


오연서는 걸그룹 '러브(LUV)' 출신이다.

16세였던 2002년 오햇님이라는 본명으로 활동하며 '오렌지 걸'을 발표했지만 큰 반응을 얻지못하고 1집 활동 후 팀을 해체했다. 그리고 오햇님은 2003년 KBS '반올림'을 통해 연기자로 데뷔, 이후 오연서라는 예명을 사용하며 배우로 전향했다. 

"걸그룹으로 활동한 기간이 길고 보여준 이미지가 많으면 선입견이 있을 수밖에 없고 그 이미지를 지우고 배우로서 자리잡는데 오래 걸릴수도 있죠. 하지만 전 걸그룹 이미지가 많지 않았어요. 걸그룹이었냐고 놀라는 분들도 있어요".

어린 시절의 걸그룹 체험은 그녀에게 혹독한 경험으로 자리잡았다. 

"너무 어린 나이라 아무 생각 없이 시작했었어요. 그때는 지금처럼 어린 친구들이 활동하지 않았던 시절이에요. 무작정 연예인이 되고 싶어서 시작했는데 고생도 많이 하고 좌절도 많이 했어요. 요즘 친구들은 내가 봐도 똑똑하고 씩씩하게 잘하고 있는데 제 어린 시절은 그렇지 않았어요. 만약 돌아가서 연기를 했다면 조금 더 늦은 나이에 데뷔했을 것 같아요. 연극영화과도 가고 스스로 생각할 수 있는 나이에 시작하고 싶어요".

오연서는 "지금까지 배우를 할 거라고는 생각도 못했었고 운이 좋은 케이스라고 생각해요"라고 겸손하게 말했지만 오늘의 오연서를 있게 한 것이 그녀의 노력이라는 점을 부인할 수는 없을 터. 

다시 아이돌은 한다면 어떨까라는 질문에는 황급히 손사래를 쳤다.

그녀는 "춤과 노래도 하나의 기술이기 때문에 그 기술을 익히는게 너무 고되요. 다시 돌아가서 연습실에서 연습하고 싶지 않아요. 사실 배우는 작품과 작품 사이 쉬는 시간도 있고 혼자 보낼 수 있는 시간도 많지만 이제 나이도 먹어서 연습실에서 연습하는 건 못할 것 같아요"라며 웃음을 보였다. 

이어 오연서는 배우로서 나아가게 해준 대중들에게 감사함을 전했다. 

"배우를 그만두고 싶은 적도 많았어요. 그런데 그만두고 싶다가도 그럼 뭐해야 하나 고민스럽더라고요. 어떻게 보면 배우는 늘 선택받는 직업아닐까요? 선택받고 있는 지금에 감사해요"

또 오연서는 지금의 자리에 오게 도와준 모든 사람들에게도 감사함을 전했다.

"사실 연기는 혼자 만들어나가는 게 아니라고 생각해요. 존재 만으로도 스크린이나 브라운관을 꽉 채우는 분도 계시지만 나는 아직 도움을 받아야 하는 단계입니다. 상대배우의 호연, 연출, 편집 등 늘 도움을 받아요. 모든 배역을 잘 하는 건 배우로서 당연히 해내야 하는 일이고 꿈이기도 하지만 안 맞는 옷이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그럴 때 주변 분들의 도움으로 내게 맞춰 가도록 바꿔주실 때 정말 감사하죠".

다음 작품은 이미 촬영을 끝내고 개봉을 앞두고 있는 영화 '치즈인더트랩' 이다. 

집순이인 오연서는 웹툰의 팬이었다. 하지만 드라마는 다른 작품을 촬영중이었을 때 방영해서 보지 못했고 영화가 결정되었을 때는 오히려 영향을 받을까봐 보지 못했다고 설명한다. 우연히 동명의 영화 '엽기적인 그녀'에서 드라마 '엽기적인 그녀'를 찍고 드라마 '치즈 인 더 트랩'을 영화로 옮기는 영화 '치즈 인 더 트랩'에서도 여주인공을 맡았다. 재미있는 운명같은 행보다. 

"막상 영화를 하려다 보니 드라마는 못 보겠어요 아무래도 본 건 잔상이 남아서 영향을 받을 것 같았기 때문이죠. 영화와 드라마는 다르기도 하고 러닝타임도 달라요. 배우들도 사실 박해진 선배님 빼고는 다른 배우가 캐스팅 돼 부담이 적어요. 드라마 내용과는 다른 부분이 있고 해서 다른 느낌으로 봐주시면 좋지 않을까 싶어요".

이어 그녀는 "물론 웹툰이 원작이라 비슷한 부분도 있을 거고 다른 부분도 있을 거에요. 시나리오 자체를 굉장히 재밌게 읽었어요. 결말이 신선했어요. 스포일러를 할 수는 없지만 영화의 결말이 마음에 들어요. 그리고 오랜만에 대학에 가니까 좋더라구요. 내 마지막 청춘물이라 생각하고 재밌고 열심히 찍었던 것 같습니다"고 덧붙였다. 

“모든 배우가 그렇겠지만 저도 맡은 역은 최선을 다해 열심히 노력하는 배우입니다. 쑥스럽지만 그 점을 장점이라고 할게요. 몸 사리지 않고 연기하고 싶어요. 꾸준히 도전하고 싶어요. 다양한 캐릭터를 맡아서 꾸준한 연기 변신을 보여드릴게요. 제 도전을 계속될 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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