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츠훠'를 아시나요, 먹방에 빠진 대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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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7-05-23 1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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츠훠우다랑의 먹방 모습.[사진=바이두캡쳐]



아주경제 베이징특파원 조용성 기자 = 중국에는 '츠훠(吃貨)'라는 말이 있다. 과거에 이 단어는 '식충이'라는 뜻으로 상대방을 폄하하거나 핀잔을 주는 의미로 사용됐다. 하지만 2012년 CCTV가 방영한 음식기행 다큐멘터리인 '혀끝의 중국(舌尖上的中國)'에서 이 단어가 애교섞여 사용된 이후 '츠훠'라는 단어는 서서히 애칭으로 바뀌게 됐다.

현재 츠훠는 ▲여러가지 맛을 추구하는 미식가 ▲음식을 잘 먹는 대식가를 칭한다. 츠훠는 특히 젊은 여성들 사이에서 좋은 어감으로 사용된다. 젊고 날씬한 여성이 웃으며 스스로를 대식가라며 츠훠라고 소개하는 모습은 무척이나 이국적이다. 실제 중국에는 놀라울 정도로 많이 먹는 대식가 아가씨들이 많다. 최근 기자가 만나본 아가씨 츠훠는 여리여리한 몸매에도 불구하고 새우 한접시, 돼지고기 볶음요리 한접시, 마파두부 한접시, 공기밥 두 그릇을 깨끗이 먹어치워 깊은 인상을 남겼다.

중국에도 먹방이 인기다. 피자나 햄버거, 핫도그를 불가능할 정도로 많이 먹는 마른 여성의 인터넷 방송은 그야말로 인기가 높다. 먹방은 중국의 레스토랑에 배치된 TV를 통해 자주 방영된다. 우리나라 제품인 불닭볶음면을 10봉지 끓여 먹는 왕훙(網紅, 인터넷스타)의 먹방은 꽤나 인기를 끌었었다. 먹방이 인기를 끌면서 츠훠는 먹방이란 뜻으로도 사용되기 시작했다.

츠훠우다랑(吃貨武大郎)이라는 닉네임의 1990년생 여성 왕훙은 팬 수 70만명을 자랑한다. 그는 자신의 얼굴보다도 더 큰 소시지 더미를 순식간에 먹어치운다. 그녀의 남편 츠훠가오다파오(吃貨高大炮) 역시 먹방 스타다. 부부는 함께 먹방을 진행하기도 따로 먹방을 진행하기도 한다. 음식을 산더미같이 쌓아놓고 먹어치우는 부부의 영상은 압권이다.

중국에서 먹방은 인기지만 쿡방(요리채널)은 보는 사람이 그리 많지 않다. 중국에서는 외식문화가 발달해 있으며, 가정에서 요리를 하는 경우가 드물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츠훠를 겨냥한 '데이마케팅'도 생겨났다. '나는 먹어야 한다'는 뜻의 워야오츠(我要吃)의 발음이 우야오치(五一七)와 비슷하다고 해서 5월17일을 츠훠제(吃貨節)로 지정해 프로모션 행사가 진행된다. 츠훠제는 우리말로 따지면 '외식의 날' 정도 되겠다. 다중뎬핑(大眾點評)이나 바이두와이마이(百度外賣) 등 레스토랑 어플은 이날 대규모 할인행사를 진행한다. 이 밖에도 이날에 맞춰 할인이벤트를 진행하는 식당도 많다.

올해 역시 츠훠제는 뜨거웠다. 통계에 따르면 츠훠제를 맞이해 다중뎬핑은 15일부터 17일까지 사흘 간 먹거리 할인 이벤트를 벌였다. 15일 하루 식음료 부문 거래액이 3억 위안(약 500억원)을 돌파했다. 사흘간 구매자 수는 900만명을 돌파했다. 5월17일에 이어 5월27일도 츠훠제로 인기가 높다. '나는 먹는것을 사랑한다'는 뜻의 워아이츠(我愛吃)의 발음이 우얼치(五二七)의 발음과 비슷한데서 착안됐다.

츠훠들은 츠훠제가 되면 ▲아무거나 무조건 닥치는대로 먹을 것 ▲다이어트 절대금지 ▲백수에게 얻어먹기 금지 ▲TV시청하면서 무조건 음식을 먹을 것 ▲일하면서 음식을 먹을것 등의 행동수칙을 만들어 자체적으로 전파하는 재치를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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