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책을 만나다] 범죄는 나와 상관 없는 일?…동기·기회 있다면 언제든 피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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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4-22 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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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왜 그들은 우리를 파괴하는가 | 노오력의 배신 | 리딩으로 리드하라

아주경제 박상훈 기자 =밀린 집안일, TV리모콘과의 손가락 씨름, 아이들과 놀아주기 등 주말·휴일엔 '의외로' 할 일이 많아 피곤해지기 일쑤다. 그렇지만 책 한 권만 슬렁슬렁 읽어도 다가오는 한 주가 달라질 수 있다. '주말, 책을 만나다'에서 그런 기분좋은 변화를 느껴보는 것은 어떨까.

◆ '왜 그들은 우리를 파괴하는가' 이창무·박미랑 지음 | 메디치미디어 펴냄

'왜 그들은 우리를 파괴하는가'                        [사진=메디치미디어 제공]



최근 인기리에 막을 내린 케이블채널 드라마 '시그널'은 '박초롱 유괴사건' '화성 연쇄살인사건' '신정동 엽기토끼 살인사건' '밀양 여고생 집단 성폭행 사건' 등 실제 일어났던 강력사건들을 모티브로 삼아 화제가 됐다. 드라마는 '드라마보다 더한 현실'을 방증한 셈이다. 

"운명은 면식범이다" 소설가 손홍규는 그의 소설 '이슬람 정육점'에서 이같이 말했다. 이 말을 뒤집어 인용한다면 "면식범은 운명처럼 다가온다"는 것일 게다.  그만큼 범죄는 생각지도 못한 사이에 우리를 덮친다.

'왜 그들은 우리를 파괴하는가'의 공동저자인 이창무 교수는 "한국이 '범죄사회'가 되어가고 있다"고 진단하며 시대 변화와 함께 진화하는 범죄를 분석하고 대응책을 제시한다. 특히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기승을 부리는 사이버 범죄와 보이스 피싱, 스미싱, 몸캠 피싱 등 각종 금융범죄에 적절히 대처하지 않는다면 커다란 정신적·물적 피해를 입게 된다고 경고한다.

케임브리지국제인명센터 등 세계 3대 인명사전에 모두 이름을 올릴 정도로 범죄 연구에 일가견있는 그의 조언은 허투루 들을 수 없는 '생존전략'이다.

국내 최초로 데이트 폭력 논문을 발표하는 등 사회적 약자 대상의 범죄 연구에 매진해 온 박미랑 교수는 "'미리 찾아온 가정폭력'인 데이트 폭력을 방치할 경우 우울증·살인·자살로 이어진다"며 "반드시 '데이트폭력 진단표'로 체크해볼 것"을 강조한다.

392쪽 | 1만5000원
 
◆ '노오력의 배신' 조한혜정 外 지음 | 창비 펴냄

'노오력의 배신'                              [사진=창비 제공]



"국민소득이 30만달러를 돌파하고, 세계 100대 기업 명단이 모두 대한민국으로 채워진들 우리 각각의 삶이 나아지지 않는다면 어떤 의미가 있습니까? 아무도 살 수 없는 높다란 탑을 쌓아올린 뒤 먼발치에서 그 웅장한 풍채를 감상하는 게 이 나라 경제의 목표였습니까?" 올해 초 소설가 손아람은 한 일간지에 '망국선언문'을 게재하며 이같이 일갈했다.

'노오력의 배신'은 국가와 가족만 있던 한국에서 이제는 사회를 고민해보자고 제안한다. 문화학자 조한혜정과 엄기호는 젊은 연구자들과 뭉쳐 빠르게 붕괴되고 있는 한국 사회의 원인을 찾기 위해 '노오력'을 대표 키워드로 잡았다. 노력은커녕 노오력도 통하지 않는 현실을 직시한 청년들의 마음에 '헬조선'에 대한 분노가 생겨났다고 보기 때문이다.

조한혜정은 "총체적 파국을 인지하는 것에 그쳐서는 안 된다"고 지적하며 "오히려 이 상황을 해방적 파국으로 맞아들일 학습을 시작해야 한다"고 말한다. 

용접공이 되어 호주로 '탈조선'을 준비하는 청년부터 학교가 얼마나 '노답'인지를 뼈저리게 경험하고 있다는 특성화고 학생까지… '헬조선'의 대안은 이들 '사회 포기자' 또는 '사회 거부자'들의 이야기를 오롯이 인정하는 것에서부터 찾아야 할지 모른다.

236쪽 | 1만3800원  

◆ '리딩으로 리드하라' 이지성 지음 | 차이정원 펴냄

'리딩으로 리드하라'                      [사진=차이정원 제공]



지난해까지 출판계는 물론이고 독자들 사이에 뜨겁게 불던 '인문학' 열풍이 이제는 조금 사그라든 모양새다. 하지만 인문학은 원래 열풍 보다는 선선한 자연바람처럼 우리 곁에 머물러야 할 성질의 것이 아닐는지. 

지난 2010년 출간 이래 '대한민국에 인문학 열풍을 불러온 책'이라는 평가를 받으며 베스트셀러에 올랐던 '리딩으로 리드하라'가 개정판으로 돌아왔다. 

이 책은 일반독자는 물론이고 정치·사회·교육·종교계 등 각 분야 리더와 기업 CEO들의 필독서로 손꼽히며 주목받았다. 대학에는 '인문고전 100권 읽기' 교육과정까지 생기며 인문고전 독서교육 붐을 일으키기도 했다.

저자는 인문고전의 힘과 리더·팔로어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자본주의 시대에서 독서로 경쟁하고 승리하는 방법을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풀어낸다. 아울러 사상 최악의 취업난과 불황의 현실에서 독서를 통한 현실타개법도 제시한다. 어려움 속에서 독서의 진정한 가치를 되돌아봐야 한다는 얘기다.

4억원을 훌쩍 넘는 빚을 안은 채 빈민촌을 벗어나지 못하던 저자의 생생한 경험담이 더해져 이야기에 힘이 붙었다. 

432쪽 | 1만7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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