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CJH M&A 이견 '팽팽'... "요금 인하 막는 합병심사 어디도 없다 vs 시장구조 악화 차단이 합병심사 본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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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2-03 1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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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박정수 기자 = 정부가 개최한 'SK텔레콤-CJ헬로비전 인수·합병(M&A)'에 대한 공개 토론회에서 찬성과 반대 의견이 팽팽히 맞섰다.

3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미래창조과학부 주최, 정보통신정책연구원 주관으로 열린 SKT·CJ헬로비전 인수·합병 전문가 토론회에서는 찬성과 반대에서 각각 추천한 교수 4명씩이 나와 각자의 논리를 펼쳤다.

◆ CJ헬로비전 점유율 1.5% 불과 vs CJ헬로비전 인수 시 점유율 5.5%↑

합병 찬성 측의 아주대 김성환 교수는 전체 이동통신 시장에서 CJ헬로비전의 점유율은 1.5%에 그쳐 SK텔레콤과 합병하더라도 경쟁 제한성 이슈가 발생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합병은 크게 수평과 수직, 혼합으로 나뉘는데 이번 합병은 이동통신과 방송사업자의 합병으로 혼합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기술적으로 보면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이 통신과 방송을 겸하고 있어 수평합병이라 보고 공정거래위원회와 미래부에서 관심 있게 보고 있는 것"이라 설명했다.

하지만 그는 "수평결합이라고 하더라도 이번 합병은 경쟁 제한성 이슈가 발생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CJ헬로비전은 이동통신 시장에서의 점유율은 1.5%, 유료방송시장에서는 15.4%, 초고속인터넷에서는 4.6% 수준이다"며 "이동통신시장에서 SK텔레콤 점유율이 44.5%로 합병 후 50%를 넘지 않고, 방송과 초고속인터넷 시장에서는 합병한다고 해도 KT를 넘어설 수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반대 측의 국민대 김종민 교수는 "CJ헬로비전 인수는 수평과 혼합의 별개가 아니라 동시에 나타나는 복잡한 합병"이라며 "특히나 이통시장 1위 사업자와 케이블 1위 사업자의 합병으로 지배력 전이 현상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실증분석을 통해 SK텔레콤의 점유율 확대는 입증됐다. CJ헬로비전의 23개 권역 중 19개 권역에서 내에서 SK텔레콤의 점유율은 32.93% 증가할 것으로 예측됐고, 전국으로 보면 최소 4% 내외의 점유율 증가가 가능하다"며 "여기에 CJ헬로비전의 점유율 1.5% 추가할 경우 5.5% 안팎의 점유율 상승이 기대돼 SK텔레콤의 점유율을 50%를 증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 끼워팔기 vs 할인판매

반대 측의 경희대 강병민 교수는 합병 이후 SK군은 단숨에 이통 1위, 알뜰폰 1위, 유료방송 2위, 초고속인터넷 2위 사업자로 등극해 이통가입자 기반의 결합판매 비중이 확대될 것이라 예상했다.

강 교수는 "SK텔레콤의 결합판매는 복수의 회선 결합으로 지배력의 방어 및 전이 효과를 볼 것이다. 특히 SK텔레콤의 재판매 점유율을 급속히 확대돼 경쟁사의 수익성 악화를 초래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결합을 통해 초고속 인터넷 매출이 감소하는 추세이나 SK브로드밴드의 영업이익이 증가하는 것만 봐도 그 영향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을 것"이라 강조했다.

이에 대해 찬성 측 부산대 주진열 교수는 "경제분석은 같은 데이터를 사용하더라도 분석모델이 다르면 상반될 결과가 나온다. 또 같은 분석모델이라도 다른 데이터를 사용하면 그 결과 또한 달라진다"며 "지배력 전이의 원류를 찾아보면 미국에서 비롯됐다. 구매자에게 A를 사지 않으면 B를 팔지 않겠다는 끼워팔기에서 만들어진 이론이다. 그러나 미국 연방 대법원에서는 시장 지배력 이론을 인정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나라도 대법원에서 과거 강서지역 티브로드 방송사건 등에서 지배력 전이 이론을 받아들이지 않은 바 있다"며 "결합판매는 끼워팔기가 아닌 할인판매다. 강제적인 요소는 없으며 소비자 후생을 증진시킨다. 모호하고 추상적인 이론적 가설은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 요금 인하 막는 합병심사 어디도 없다 vs 시장구조 악화 차단이 합병심사 본질

반대 측의 한양대 이호영 교수는 "CJ헬로비전은 적어도 23개 권역 중 19개 권역에서 독점 또는 준독점 지위에 있다. 현재의 합병은 과거 SK텔레콤과 신세기통신 합병을 연상케 한다. 찬성 측에서 1.5% 점유율 증가를 강조하고 있으나 CJ헬로비전은 점유율로 판단하기 어려운 독행기업"이라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CJ헬로비전은 점유율이 낮아도 파괴적이다. 경쟁의 원천이 되는 사업자이고 방송과 알뜰폰에서 선두를 달리는 사업자다. 제4 이동통신이 무산된 상황에서 결합을 통행 SK군은 공고한 지배력을 구축할 것"이라며 "합병규제의 본질은 합병 전의 단계에서 시장 구조의 악화를 막는 데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아주대 김성환 교수는 "합병 심사에서 어떠한 경우든 요금이 인상되는 것을 우려하지 인하되는 것을 우려하지는 않는다. 전 세계적으로 요금 인하를 우려해 합병을 불허한 사례는 없다"며 "결합할인에 대한 문제는 합병 후 사후적으로 규제를 해도 되는 문제"라고 반박했다. 

김 교는 특히 "CJ헬로비전이 1위 사업자라는 것은 표현에 불과하다. 권역이 넓은 것은 사실이나 유료방송 전체로 봤을 때는 2위에 불과하다. 또 아날로그를 제외한 디지털만 봤을 때는 3위 사업자이다"며 "지배력 전이는 독점화 가능성이 있을 때나 사용 가능 한 것이다. 합병 후 이통시장에서 50% 점유율이 안 되고, 방송시장에서는 2위 사업자에 불과하다. 독점과 무관하다. 지배력 전이를 사용하면 안 된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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