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가계소비성향 71.6%…분기 기준 역대 최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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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08-21 1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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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구당 월평균 가계수지 추이[자료 = 통계청]


아주경제 노승길 기자 =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태의 영향으로 올 2분기(4~6월) 소득에 대한 소비의 비율을 나타내는 평균 소비성향이 2분기 기준으로 사상 최저로 떨어졌다.

통계청이 21일 발표한 '2015년 2분기 가계동향'에 따르면 올 2분기 평균 소비성향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7%포인트 줄어든 71.6%를 기록했다.

이는 관련 통계가 전국 단위로 집계되기 시작한 2003년 이래 2분기 기준으로 최저치다.

이제까지 가장 소비성향이 낮았던 작년 4분기(71.5%)보다 0.1%포인트밖에 높지 않은 역대 2번째 최저 기록이다.

가구당 처분가능소득은 348만4000원으로 1년 전보다 3.1% 늘었다.

분기 가계 흑자액은 9.6% 증가한 98만9000원이었다.

평균소비성향은 가장 저소득층인 1분위(-11.0p)에서 가장 크게 감소했고, 소득이 많은 5분위(-4.2%p)도 줄었다.

이는 가계가 벌어들인 돈에 비해 씀씀이가 별로 늘지 않았기 때문이다.

올 2분기 전국 가구당 월평균 소득은 427만1000원이다.

작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2.9% 증가했고, 물가상승을 제외한 실질소득으로는 2.0% 감소했다.

근로소득(1.7%)과 이전소득(15.2%)은 증가한 바면 사업소득(-2.1%)과 재산소득(-6.3%)은 감소했다.

소득 1분위(9.6%)에서 소득증가율이 가장 높았고 나머지 4개 분위는 1∼3%대였다. 5분위 소득을 1분위 소득으로 나눈 분배지표인 '5분위 배율'은 2003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4.19로 줄었다.

근로소득도 1분위(12.6%)에서 증가율 최고를 나타냈다.

그러나 가계로 흘러들어간 돈이 풀리지 않고 차곡차곡 쌓이고 있다.

가구당 월평균 지출은 2분기에 328만1000원으로 작년 2분기보다 1.0% 늘어나는데 그쳤다.

소비지출은 249만4000원으로 작년 동기보다 0.7% 증가했다. 비소비지출은 2.0% 늘어난 78만7000원이었다.

서운주 통계청 복지통계과장은 "애초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작년 2분기와 비교해서는 소비성향이 개선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지만, 메르스 여파로 오락·문화 등 여가 관련 지출까지 줄어들면서 전반적으로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김진명 기획재정부 정책기획과장은 "가계소득 증가세가 지속되고 분배도 개선되고 있지만, 메르스 여파 등으로 소비지출이 더디게 증가하면서 소비성향이 하락했다"고 말했다.

가계는 생존과 직결되는 소비를 제외한 거의 전 영역에서 지출을 줄였다.

특히 메르스 사태로 여가 활동을 자제하면서 오락·문화 지출은 1년 전보다 4.4%나 줄었다.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8년 4분기(-4.6%) 이후 감소 폭이 가장 컸다.

소비는 주거·수도·광열(7.8%), 식료품(2.0%), 보건(0.7%) 등에서 늘었다. 특히 주거·수도·광열비는 부동산 거래 활성화 등의 영향으로 2010년 2분기(9.0%) 이후 최고치였다.

작년 2분기에 월 25만8000원 들었던 주거·수도·광열비는 올해 2분기 27만8000원이 됐다. 월세 가구가 늘어 실제 주거비가 21.8%나 증가한 데 따른 것이다.

채소·육류가격이 올라 식료품 지출도 월 33만6500원에서 34만3200원으로 상승했다.

담뱃값이 오른 영향으로 주류·담배 지출은 월 3만2500원으로 19.8% 상승했다. 올해 들어 사람들이 담배를 사재기해 두거나 금연비율이 높아졌던 영향이 줄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의류·신발(-3.4%), 오락·문화(-4.4%)는 물론이고 교육(-1.6%) 지출까지 줄줄이 감소했다. 특히 캠핑·운동용품 구입이 작년 같은 기간보다 32.1% 급감했고 참고서 등 서적 지출도 13.1% 줄었다.

교통비(-4.4%)는 유가 하락에 더해 메르스 여파로 사람들이 대중교통 이용을 꺼린 영향으로 감소했다.

세금과 공적연금, 사회보험료 부담 증가도 가계가 소비를 줄이는 원인이다.

이런 지출을 포함하는 비소비지출의 증가율은 지난 2분기 2.0%로 소비지출 증가율(0.7%)보다 높았다. 2011∼2014년에도 비슷한 현상이 이어졌다.

근로소득세처럼 주기적으로 내는 경상조세는 월 12만1600원으로 4.0% 늘었다. 사회보험(13만2400원)과 연금(12만4800원) 지출도 각각 3.7%, 2.2% 증가했다.

부동산 취득세가 포함된 비경상조세 지출은 월 1만9100원으로 39.9% 급증했다. 지난 2분기 부동산거래가 활기를 띤 데 따른 것이다.

기준금리 인하로 시중은행 대출 이자율 등이 떨어지면서 가계 이자비용은 월 8만4000원으로 5.7%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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