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특별법 대치 속 문 연 정기국회 ‘면피용 본회의’…정상화까진 ‘첩첩산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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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09-01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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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부 지방에 호우주의보가 내려진 21일 오전 서울 광화문 광장에 마련된 세월호 참사 희생자 농성장에 비가 들이치고 있다. 기상청은 22일까지 중부와 경북지방에 돌풍과 벼락을 동반한 국지성 호우가 쏟아지면서 최대 120mm의 큰비가 내리겠다고 예보했다[사진=아주경제 남궁진웅 기자 timeid@]


아주경제 최신형 기자 =‘혹시나 했는데 역시나’였다. 1일 9월 정기국회가 시작됐지만, 여야는 최대 화약고인 세월호 특별법과 민생 법안 처리를 위한 공식 협상도 물밑접촉도 하지 않은 채 정국 주도권 잡기를 위한 정쟁을 이어갔다.

여야는 이날 오후 2시 국회 개원식과 본회의를 열고 100일간의 정기국회 대장정을 알렸으나, 사실상 반쪽짜리 정기국회만 개문발차한 셈이다.

새누리당과 새정치민주연합 등 야당은 국회 본회의에서 ‘철피아(철도+마피아)’ 로비 의혹을 받는 새누리당 송광호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 보고, 회기 결정의 건, 박형준 국회 사무총장 내정자 임명승인만 처리했을 뿐 국회 정상화의 바로미터인 국회 의사일정에는 합의하지 못했다. 

앞서 새정치연합이 지난달 19일 자정을 1분 앞두고 8월 임시국회 소집 요구서를 단독으로 제출하면서 ‘방탄 국회’에 대한 비판이 일었던 터라 사실상 정국 파행에 대한 부담을 덜기 위한 ‘면피용 본회의’가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세월호 특별법 협상자인 새누리당 이완구·새정치연합 박영선 원내대표가 이날 비공개 회동조차 하지 않자 여야가 정국 파행을 방기하고 있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이에 따라 본회의에 계류 중인 법안 93개와 법사위에 올라와 있는 43개의 법안 처리에 난항이 예상된다.

◆1시간 30분 만에 끝난 본회의…정국 정상화 ‘안갯속’

이날 가까스로 열린 국회 본회의는 1시간 30분 만에 끝났다. 민생 법안 처리 없이 국회 사무총장 임명승인 안건만 표결했기 때문이다. 무기명 전자투표로 진행된 표결에서 박 내정자는 총 투표수 217표 중 찬성 183표·반대 28표·기권 6표로 신임 국회 사무총장으로 확정됐다.
 

국회 본관 앞에서 농성중인 세월호 유가족[사진=아주경제 김세구 기자 k39@ajunews.com]


이후 새정치연합 소속 의원 등 범야권 의원들이 표결 직후 일제히 퇴장하면서 더 이상 국회 본회의를 진행할 수 없었다. 새정치연합의 강경한 태도는 세월호 특별법 재재협상에 나서지 않는 집권여당을 향한 ‘무언의 압력’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지난 넉 달간 법안처리 ‘0건’의 오명을 받았던 여야가 정기국회에서조차 권순일 대법관 후보자 임명 동의안과 민생 법안 등을 처리하지 않아 ‘직무유기’ 논란이 재점화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11일 임명 제청된 권 내정자는 20여일 동안 직무를 보지 못하고 있다.

반쪽짜리 본회의를 연 여야는 이날 본회의 직후 ‘수 싸움’을 벌이며 정국 주도권 잡기에 안간힘을 썼다.

정의화 의장이 이날 정기국회 개회식 직후 열린 본회의에서 “송 의원 체포동의안은 양당 원내대표와 충분한 협의를 거쳤고, 3일 본회의에서 처리하기로 양당 원내대표가 동의했다”고 밝힌 직후 여야 내부에선 ‘송광호 체포동의안’을 고리로 정치적 딜을 하지 않겠느냐는 얘기가 솔솔 나오고 있다. 

체포동의안은 본회의 보고 후 ‘24시간 경과 이후 72시간 이내’에 무기명 표결처리를 해야 하는 만큼 향후 3일간 여야의 지략 대결은 불을 뿜을 전망이다. 

◆세월호 특별법·민생 법안 처리 ‘빨간불’…예산·결산 졸속 심사 우려

문제는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놓고 극한 대립을 일삼고 있는 여야가 또다시 수 싸움을 벌이는 사이, 민생법안이 장기간 표류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점이다.
 

지난달 18일 서울 동작구 현충원에서 열린 김대중 대통령 서거 5주기 추도식에서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오른쪽)와 새정치민주연합 박영선 국민공감혁신위원장이 악수하고 있다.[사진=아주경제 남궁진웅 기자 timeid@]


특히 청와대와 정부가 국회에 선(先)처리를 요구한 민생·경제법안 30개를 놓고 여야가 ‘진짜 민생 대 가짜 민생’ 대결을 펼치고 있어 최악의 9월 정기국회를 맞을 가능성도 나온다.

새누리당에 따르면 정부의 선 처리 요청 법안은 △투자활성화 관련 법안 18개 △주택시장 활성화와 도심 재생사업 관련 법안 6개 △민생안정 법안 3개 △금융 및 개인정보 보호 법안 3개 등 총 30개다.

투자활성화 법안에는 △의료법인 자회사의 영리법인화를 골자로 하는 ‘서비스산업발전 기본법’ △의사의 원격 진료를 허용하는 ‘의료법’ 등이 포함됐다. 당장 새정치연합은 주중 박근혜 정부의 영리병원을 고리로 공공성 투쟁에 나설 것이라고 천명, 국회에는 전운이 감돌고 있다.

이밖에 여야는△크루즈산업 육성을 위한 ‘크루즈산업 육성 및 지원에 관한 법률’ △마리나항만시설에 주거시설을 포함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마리나항만의 조성 및 관리 등에 관한 법률’ △주택분양가 상한제 폐지 내용을 담은 ‘주택법 개정안’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 폐지법’ 등을 놓고도 진짜 민생법안을 가리자는 입장이어서 국회 정상화까지는 험로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윤희웅 민컨설팅 여론분석센터장은 이날 아주경제와 통화에서 “새정치연합은 최근 지지율이 급락한 상황이기 때문에 잃을 것이 없다고 판단해 조속한 타협 대신 강경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며 “청와대와 새누리당은 대치 정국이 장기적으로 갈수록 부담이 커질 수 있다. 이 경우 양쪽 모두 비판을 받으면서 무당파가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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